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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비주얼

Trend Report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기업의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

박 현
(현대퓨처넷 부국장/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은 퍼블릭(Public) 전용 영상 디스플레이와 솔루션, 콘텐츠 등의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작되었다. 산업 초기였던 약 20여 년 전에는 중소기업 중심의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기술 기업들이 경쟁력이 높았으나 현재는 한국이라는 작은 시장 속에서 경쟁하면서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성장과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이 불가피하며 해외진출에 대한 정부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더 넓고 많은 기회를 가진 해외 진출을 통해 국내 디지털사이니지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빠르고 경쟁력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건전한 산업 생태계 기반이 조성되어야 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국내 기술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 1들어가며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라는 용어는 2006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퍼블릭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던 시점에 등장했다. 당시에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패널형 퍼블릭 디스플레이 상품을 DID(Digital Information Display)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이러한 패널형 디스플레이들이 실내 공간을 중심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옥외 공간에서 운영되었던 LED 디스플레이와 함께 공공장소에서 사용되는 모든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디지털 사이니지로 부르게 되었다. 주로 교통시설 등에서 공공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작된 디지털 사이니지는 광고, 마케팅 분야를 거쳐 교육, 의료, 건축, 예술, 문화 등 전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활발하게 운영되었다. 최근에는 C-P-N-D 영역이 모두 결합한 미래형 신기술 융합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앞서 있었다. 국내 중소기업인 대한전광은 1993년 미국 크리(CREE)社의 Blue소자를 이용하여 R, G, B LED 모두를 사용한 실내형 풀컬러 전광판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김포공항에 설치하기도 하였다. 또한 패널형 디스플레이 제조 분야 역시 삼성과 LG 등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였고 처음 경험해보는 신기술 콘텐츠나 운영 솔루션들도 우리 기업들에 의해 개발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보여주었던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최근 10여 년 간 큰 발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신기술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었던 국내 기업들이 시장 규모가 작은 국내에 더 이상 투자를 하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는 사이에 해외 기업들은 우리기업들의 기술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이 활성화되고 싱가포르나 중동지역 등에서도 놀라운 신기술 레퍼런스(Reference)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을 유튜브(YouTube)나 해외 기업의 홈페이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고 들으면서 해외에서 검증된 제품과 서비스를 역으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기업들에도 다시 성장하고 앞서갈 기회는 있으며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시간은 늦지 않았다.

    지금은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관련 기술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미래 사회의 중요한 어메니티(Amenity)이다. 또한 생활의 편리함을 제공하고 기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사회적 도구이다. 따라서 이러한 중요한 산업 분야를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 또는 민간 차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본고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 사례 분석과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해외 진출 희망기업들의 상황 분석을 통해 어떤 지원 방안이 필요한지 제시해 보고자 한다.
  • 2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기업의 해외 진출 사례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기업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기술이나 품질을 먼저 검증받고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해외에서도 인정할 만한 기술 차별성과 레퍼런스가 해외 진출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약 10여 년 전부터 시작되었는데 콘텐츠와 솔루션 분야와 디스플레이 분야, 그리고 서비스 모델 개발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속도는 주춤해졌다. 그동안 다른 선진국 경쟁 기업의 행보는 눈에 띄게 활발해진 반면 국내 기업들은 신기술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도전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디지털 사이니지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한 국내 기업들의 대표적인 사례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1 디스트릭트(d’strict)

    디스트릭트는 2004년 6월 설립되었다. 2009년에는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프로젝션 맵핑 등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세계적인 디지털 레퍼런스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2012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테마파크인 라이브파크를 론칭하였고 2014년에는 라스베이거스의 대형 호텔인 SLS 호텔&카지노(SLS Hotel&Casino)를 디지털로 리뉴얼하는 ‘공간 기반의 디지털 경험 디자인’ 사업을 진행하였다. 2015년에는 사업 확장을 위해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표1 디스트릭트(d’strict)의 해외 주요국 진출 사례출처: 디스트릭트 제공자료

    표2 디스트릭트 주요 레퍼런스출처: 디스트릭트 홈페이지

    디스트릭트의 핵심 경쟁력은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기술의 이해를 바탕 한 콘텐츠 제작역량에 있다. 비주얼 크리에이티브 및 디지털 미디어 기술과 콘텐츠를 융합하는 역량을 기반으로 공간을 디지털화하고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코엑스 광장의 옥외 전광판에 ‘WAVE’라는 파도 영상의 실감 콘텐츠를 제작하여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 사업인 ‘제주 아르떼 뮤지엄’을 론칭했다.

    디스트릭트의 해외 진출 계기는 독보적인 기술 수준과 성공적인 레퍼런스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업 초기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과 함께한 국내 사업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그 이후 진행된 레퍼런스들이 해외 클라이언트들에게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로 이어지게 되었다.

    2.2 엘토브(elTOV)

    엘토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융합 플랫폼 회사를 표방하면서 2008년에 설립되었다. 디지털 사이니지를 포함하여 융합IT솔루션, 빅데이터 플랫폼, 디지털 콘텐츠, AR, VR, 미디어 파사드, DID시스템 등의 사업영역에서 다양한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약 10여 년간 국내와 해외 쇼핑몰 영역에서 괄목할만한 실적으로 두각을 드러냈는데 2010년 일본 AEON 백화점에 무인안내 시스템을 최초로 구축하면서 해외 사업에 진출하였고 2011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소셜 트리를 설치하면서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하였다. 이후 싱가포르 사업의 확장과 더불어 2018년에는 홍콩법인을 설치하고 말레이시아 시장까지 진출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중국과 동남아 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엘토브의 핵심 경쟁력은 백화점 등의 무인안내시스템 구축 경험이다.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해당 분야의 시장점유율을 각각 90%와 80%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국내외 유통, 금융, 병원, 공항, 지자체 등 다양한 고객사와 공간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독자적으로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의 AIR 솔루션은 다양한 IoT 기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 관리하면서 운영 효율성과 사업 확장성을 높여주고 있다.

    표3 엘토브의 국가별 주요 진출 사례출처: 엘토브 제공자료

    표4 엘토브 주요 레퍼런스출처: 엘토브 홈페이지

    엘토브의 해외진출 계기 역시 성공 레퍼런스였고 사업 확장 계기는 법인 설립이었다. 특히 싱가포르 창이공항 소셜트리는 엘토브의 싱가포르 내 영업 활성화와 법인설립에 큰 역할을 하였다. 이후 싱가포르 캐피탈랜드(CapitalLand)社의 디지털 사이니지 파트너사 지정과 싱가포르 내 각종 수상 경력 등도 한국 법인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법인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주변국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을 준비 중이다.

    2.3 노크(KNOWCK)

    노크는 퍼블릭 미디어 SaaS(Software as a Service) 플랫폼인 ‘클라우드캐스트’를 개발하여 12개 산업 분야별 맞춤형 솔루션과 콘텐츠를 국내외 주요 사이트에 제공하고 있다.

    노크의 핵심 경쟁력은 시스템의 유연성이다. 기존 단일 솔루션 방식의 문제를 SaaS 라는 클라우드 기술로 해결하고 가상화 디바이스 기반의 멀티 솔루션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 모델의 플랫폼을 출시했다.

    설립 초기 노크의 해외 진출 계기는 디지털 사이니지 전용 셋톱박스를 제작하여 미국 CES 전시회에서 처음 출시한 것이었는데 이는 미국의 글로벌 디지털 사이니지 기업 브라이트사인의 제품과 유사했다. 또한, 태국 국영 통신사 TOT와 MOU 등과의 제휴를 통해 디지털 사이니지 서비스를 현지에 제공하고자 했으며 국내 주요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 이벤트 지역에 레퍼런스를 확보하였다. 물론 현지 대리점과 제휴하여 대형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는데 대표적으로 미국 하워드휴즈(Howard Hughes Corporation)社의 뉴욕 피어17 미디어 구축 프로젝트는 약 1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로서 현지 ANC, 모멘트팩토리 등 세계적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으나 코로나 19 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한국 기업인 노크는 부득이 철수하게 되었다.

    노크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업 경험을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 인터넷, 빅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및 로보틱스와 같은 혁신적인 방법을 통합하여 모든 환경에서 디지털 사이니지 매체 및 인프라 관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 캐스트’뿐만 아니라 ‘미디어 셰이크’, ‘클라우드 비전’ 등 새로운 서비스들을 출시할 계획에 있다.

    표5 노크의 국가별 주요 진출 사례출처: 노크 제공자료

    표6 노크 주요 레퍼런스출처: 노크 제공자료

    이상으로 대표적인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기업의 몇 가지 해외 진출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대부분의 기업이 해외 진출에 대한 경쟁력과 자신감은 가지고 있으나 기업들의 규모나 자본력, 전문인력,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지급보증 등 중소기업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봉착해 있다. 또한 해외 경쟁 기업들의 활발한 영업과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자국 기업의 보호 등 외적 요인들 역시 국내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시점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관련한 구체적인 상황 파악 및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3해외 진출 상황분석 및 기회요인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의 기술 수준은 글로벌 기준으로 볼 때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정보통신 기획평가원(2019)의 ICT 기술 수준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스마트미디어 서비스의 기술격차는 미국과 0.4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5G 통신 환경과 정보통신 기술 강국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한국의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과 소프트웨어 기술력, 새로운 디지털 사이니지의 개발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경쟁 상황에 들어서면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열세로 평가된다. 디지털 사이니지의 대표적인 경쟁력은 실제 기업이 경험한 레퍼런스로 평가된다. 즉, 얼마만큼 크고 고급스러운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보았는지, 여러 디스플레이를 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통제하거나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와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만든 경험이 있는지, 이용자들에게 와우(WOW) 효과와 바이럴(VIRAL) 효과를 줄 수 있는 탁월한 콘텐츠나 새로운 서비스 미디어를 만든 경험이 있는지 등이 현재 디지털 사이니지의 글로벌 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들은 회사의 실적, 핵심 기술력, 거래처, 신용도 등 다양한 지표들로 보이는데 이 부분에서 해외 기업들의 경쟁력이 국내 기업들보다 높게 평가받고 있다.

    국내 기업들과 해외 기업들의 시장 경쟁력 차이는 시장의 크기, 투자 규모와 가능성, 국가적 지원 정책 등의 차이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동, 미국, 유럽 등에서 디지털 사이니지의 보급이 확산하면서 해당 국가별 기업들은 자국의 지원과 투자 및 보호를 받으면서도 자국 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활동하였다.

    해외기업들의 경쟁력 확보 상황을 몇 가지 살펴보면 LED 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서는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의 50% 이상을 보급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중국의 리야드(Leyard)社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였고 현재 LED 출하량 기준 세계 1위를 달리는 기업이 되었다. 미국 내 디지털 사이니지 CMS 솔루션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였던 SCALA社는 2016년에 스트라타캐시(STRATACACHE)社에 인수되었는데 그 투자를 통해 보다 더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파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캐나다의 모멘트팩토리(Moment Factory)나 일본의 팀 랩(Team Lab) 역시 글로벌 레퍼런스를 토대로 점점 더 큰 사업 성장과 투자를 유치하면서 지금은 세계 최고의 실감 콘텐츠 제작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 기업들은 한국이라는 좁은 시장에서 작은 레퍼런스 밖에 만들 수 없는 상황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규모가 큰 글로벌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수주하기에는 레퍼런스나 실적, 회사 규모 등의 측면에서 경쟁력이 낮으며 자본, 인력, 기술 개발 측면에서 도전적으로 투자하기에는 사업 리스크가 커 주저할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소규모의 조직으로 검증된 사업 분야에서 조심스럽게 해외 시장을 노크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이러한 시도 역시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현재 국내 기업들은 꾸준히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고 긍정적 성과들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방식과 계기 등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레퍼런스를 통해 해외 클라이언트에게 초대받은 경우가 가장 많은 편이다. 인터넷이나 뉴스 등을 통해 기업 인지도가 높아지면 해외 영업에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좋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 두 번째는 해외 전시회나 온라인 등의 적극적인 해외 홍보를 통해 고객을 발굴하고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지속적인 수출을 하게 되는 경우이다. 완제품 형태의 무인 결제 키오스크, 주문기 등의 디지털 사이니지 기기들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세 번째는 해외 법인을 만들어 현지에 진출하고 직접 경쟁하는 경우이다. 이 방법은 해외에서 직접적인 영업을 통해 빠르게 대응하고 고객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네 번째로는 국내 대기업과 동반 진출하여 해외 레퍼런스를 만드는 경우가 있으며 그 밖에도 국내나 해외 관계사, 투자자 등으로부터 소개를 받거나 해외 거래처와의 협력 형태로 글로벌 입찰에 참가하여 수주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형태로 국내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이유는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업기회가 많다는 점은 시장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크다는 것도 있지만 우리만의 강점이 그 시장에 쉽게 적용될 수 있거나 우리의 기술과 제품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음을 뜻한다. 그럼 해외 진출의 기회요인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국내에서 적용하고 경험하면서 얻은 노하우가 현지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무인안내시스템이나 주문기, 발권기 같은 언택트 키오스크의 경우 UI, UX 디자인이나 소재 적용 측면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친 제품을 해외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개발 경험이 적은 다른 국가의 기업들에 비해 국내 제품의 경쟁력이 높을 수 있다. 또한 다양한 기능의 새로운 서비스 기기들을 여러 사이트에 운영하면서 기능성과 효과성 여부를 이미 검증해 보았기 때문에 해외 바이어 설득이 용이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동남아시아나 중국, 호주, 캐나다 등의 국가들에서는 한국의 기술과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림1 해외진출 계기, 방식 및 사업기회

    다음으로는 해외 시장의 디지털 사이니지 수요와 공급 측면의 시장 상황 등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에 유리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증가와 디지털기기의 사용 경험이 많아지고 해외에서도 공간 및 서비스 개선, 운영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디지털 사이니지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공급처는 제한적이고 부족하다. 즉 대형 유통점과 쇼핑몰, 교통시설, 공공기관 등에서 대규모 발주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고 해외 제품에 대한 수입 제한이 적으며 해당국가에 경쟁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입장에서는 좋은 영업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상징적인 장소의 디지털 사이니지 공급이 다른 사이트 영업으로도 이어 질 수 있어 시장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하는 해외 국가의 초기 진출은 사업 확장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시장 수요 증가 요인과 더불어 신기술 솔루션 상품이나 서비스의 원가 구조와 비경쟁 상황 등도 높은 이익을 창출할 기회가 될 수 있다.
  • 4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
    2020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연구와 2020년 한국지방재정공제회의 연구 등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사례와 유형, 그리고 희망하는 지원 방안 등을 조사하였다.

    중국, 태국, 베트남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해외진출 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해외 진출 관련 정보, 현지 네트워크, 해외 사업모델 개발 등을 들었고 정부 지원 요구사항으로는 신기술 개발지원, 해외 사업모델 개발 지원, 투자 유치 지원 등을 꼽았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서 해외진출 경험기업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해외 진출 시 필요한 지원책의 중요도를 투자자금 지원, 현지 네트워크, 해외진출 정보 순으로 언급하였다. 사업 초기에는 해외진출 관련 정보나 네트워크들을 가장 필요로 했고, 정부지원으로는 기술개발 등을 위한 투자자금 지원을 가장 선호하였다. 이러한 조사 내용들을 토대로 디지털 사이니지 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방안을 제안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지원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의 해외진출 지원사업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산하 중소기업 수출 지센터에서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대부분 금리나 환율우대, 융자 조건 완화 등의 지원과 1억 내외 수준의 지원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지원조건과 지원프로세스 등이 다소 복잡하고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원조직과 지원체계, 프로세스 등의 보완 검토가 필요하다.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은 디스플레이기기, 통신 기반의 솔루션 기술, AR, VR과 같은 신유형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현재 디지털 사이니지 업계는 해외 진출을 대부분 희망하고 있지만 처음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시작하더라고 실제 잘 해낼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적극적인 도전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사이니지 관련 특수 기술과 사업내용을 해외 바이어에게 설명하거나 현지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력을 채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해외 사업 진출에 더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디지털 사이니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책임기관이 제도개선과 기금 확보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기업들에 정부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해외 바이어에게 국내 기업의 기술이나 강점을 설명하기 위한 화상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해외 시장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해외 기업과의 사업 제휴를 유도하고 더 많은 현지 네트워크를 발굴할 수 있으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은 새로운 신기술 제품을 개발하고 테스트하며 성공 가능성을 알아보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의 꾸준한 지원이 필요한 분야이다. 또한 국내 기업이 세계적인 리더로 자리 잡을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크기 때문에 제도적으로도 국내 기업을 보호하고 성장시켜야 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사업이 제도화되고 다양한 사업들이 현실화 된다면 앞으로 해외에 도전하는 우리 기업들이 더 많아지고 기술 수준도 더 높아질 것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기업의 해외진출과 사업 성장을 통한 시장 활성화의 주인공은 민간 기업들이다. 민간 기업들 스스로 서로 돕고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성장할 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협력하며 경쟁할 때 글로벌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 대기업이 해외 진출 시 국내 중소기업을 동반할 경우 동반성장지수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좋은 지원책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대기업 중 해외 시장에 투자하거나 해외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사업에 국내 중소기업 협력사를 동반할 경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해외 사업 경험이 그만큼 커질 것이고 그 경험이 다른 해외 사업 도전에 자신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 대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경우 현지 파트너사로 국내 중소기업을 선정할 경우에도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정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표7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

  • 5마치며
    이제 국내 기업들은 세계를 향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기업 규모나 대형 레퍼런스를 무기로 해외 선진 기업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어야만 다음에 펼쳐질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 기업들은 아직까지 성장 가능성 높은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지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약은 아직 부족한 편이다. 그리고 중소기업 스스로 투자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해외 진출의 성공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여러 명이 이어 달리는 계주경기처럼 뛰어난 마지막 주자가 전력을 다한다고 승부가 뒤집어지는 기적은 여기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얻은 대형 레퍼런스 하나가 다음 경기에 두 배로 빨리 달릴 수 있는 파워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 파워를 늦게 가질수록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중소기업 지원 방안이나 민간 기업 간의 상생 제고 방안 등이 빠르게 준비되고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양한 기업이 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기업 간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의 수준과 경쟁력이 향상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10년 넘게 열정을 잃지 않고 버텨온 국내 기술기업들에 존경을 표하며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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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신엽, 홍다현, 유승철(2020). 국내 스마트사이니지 기업의 해외 전략시장 진출을 위한 정부 지원정책 방향 도출에 관한 연구. OOH광고학연구, 17(4), 51-76.
    3. 유혜방, 정진섭(2018). 대중소기업 해외동반진출 사업의 성과와 그 영향 요소의 상대적 중요성. 한류연계와 해외 홈쇼핑 사업을 중심으로. 국제경영리뷰, 22(1), 10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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