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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G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주요국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5G 시대의 본격적인 전개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6G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움트는 것은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디지털 세계와 물리세계의 융합이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6G 통신은 이러한 융합현실의 주요 인프라로서 실감형 미디어 구현의 핵심이 될 것
으로 보인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6G 시대의 도래로 인해 5G 시대보다 더 정교한 실감콘텐츠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고 방송제작 환경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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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머리말
초성능·초대역·초공간·초정밀·초지능 등의 특징을 바탕으로 모든 산업과 사회 분야가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6G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6G 시대에는 수십억의 사물, 인간, 커넥티드카, 로봇, 드론이 제타바이트(1조 1천억 기가바이트에 상당) 단위의 디지털 정보를 생성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디지털 세계와 물리 세계 간의 융합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6G의 핵심 특징은 지능형 연결관리와 제어 기능, 프로그래밍 가능성, 통합 센싱과 커뮤니케이션, 에너지 효율 증대, 신뢰성 있는 인프라, 확장성, 가용성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기반으로 장차 6G는 현재 데이터센터의 시스템, 스토리지, 메모리, 네트워크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하이퍼스케일 컴퓨팅1과 같은 방식으로 훨씬 강화된 초연결 네트워크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기업용 시장에서 시작해 소비자 시장으로 확장되어 온 이동통신의 세대별 변화를 고려할 때2
기업용 및 산업용 솔루션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5G와 달리 이후 등장할 6G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미디어 시장에서 6G 시대의 의미는 바로 콘텐츠 소비자들을 위한 실감형 경험이 실현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5G를 활용한 새로운 소비자용 서비스의 발전 가능성도 여전히 높으며, 6G 시대에는 기술적 특성을 활용하여 과거에 불가능했던 새로운 서비스들도 등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분산된 컴퓨팅 환경을 최대 수천개 서버로 확장할 수 있는 안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조합을 의미함. 가장 경제적으로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하이퍼스케일 컴퓨팅을 도입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힘
- 1980년대 1G의 초점은 기업용 고객을 위한 음성 전송이었으며 2G의 초점은 통화 기능을 소비자 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이었다, 2000년대 초기업용 데이터 중심으로 형성되어 3G는 2010년대에 와서야 소비자들이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하는 데 적극 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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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G 기술 및 경쟁 환경 개관
6G는 100GHz 이상의 초고주파 대역을 사용하여 이론상 5G보다 이동속도는 50배, 반응속도는 10배 빠르며, 기기 연결도 10배 이상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6G의 핵심 기술인 테라헤르츠(THz) 대역은 파장의 길이가 수십에서 수백 마이크로미터(μm)에 불과해 5G에 활용되는 기가헤르츠(GHz) 대역보다 훨씬 더 많은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6G 시대가 도래하면 5G의 대표적인 특성인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성능의 비약적 향상과 더불어 공중과 해상으로 통신 커버리지가 확장되는 한편, 네트워크의 완전 지능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2020년 7월 발간된 삼성전자의 6G 백서에 따르면, 6G는 이르면 2028년 상용화에 들어가 2030년 본격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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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해외 주요국 6G 연구개발 경쟁 현황
해외 주요국을 중심으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6G 연구가 추진되는 가운데, 각국의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관련 기술에 대한 글로벌 특허 출원량 상위 10위 내에 한국, 미국, 일본 기업이 대거 포진한 가운데 특히 1위 중국과 2위 미국 사이의 각축이 심화되고 있다. 6G는 이제 막 연구가 시작되는 단계로 기술 표준이나 개발 방향 등에 대한 통일된 정의도 내려지지 않았지만 주요국의 기술패권 경쟁은 더욱 과열될 전망이다.
미국은 6G 연구를 위해 대규모의 기업 간 연합을 구성하는 한편, 주요 우방국과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RCR 와이어리스(RCR Wireless)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고등연구계획국(DARPA)는 퀄컴(Qualcomm) 등의 민간 기업과 협력해 2018년부터 이미 6G 연구를 장기 진행 중이다.
민간 분야에서는 미국통신산업협회(ATIS)가 향후 10년간 미국의 기술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넥스트G 얼라이언스(Next G Alliance)3를 출범시켰다. 창립 멤버는 버라이즌(Verizon), AT&T, T-모바일(T-Mobile) 등 주요 통신사, 에릭슨(Ericsson)과 삼성전자 등 통신장비업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페이스북(Facebook) 등의 인터넷 기업을 망라한다.
2019년부터 6G 연구에 착수해온 중국은 14차 5개년(2021~2025) 국가정보화계획에 6G를 포함하기로 했으며,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Huawei)는 2021년 내 6G 시험용 위성을 발사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2020년 11월 세계 최초로 테라헤르츠파 통신칩을 탑재한 6G 연구용 위성을 발사해 6G 위성통신의 가능성 검증에 착수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 산하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은 백서 발간을 통해 2030년 6G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밝혔으며, 6G에 대한 전반적인 비전을 밝히고 6G 기술 개발에 핵심적인 10개 기술도 명시했다.
유럽에서는 이동통신 산업단체인 5G 인프라 협회(5G Infrastructure Association, 5G IA)가 EU의 연구혁신 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의 일환으로 ‘스마트 네트워크와 서비스(Smart Networks and Services, SNS)‘ 파트너십을 통한 차세대 6G 연구를 추진 중이다. SNS 파트너십은 유럽 주요 사업자들간 협력을 통해 미래 디지털 서비스의 기반으로서 6G 시스템 기술의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 5G IA는 ‘6G 네트워크 생태계를 향한 유럽의 비전(European Vision for the 6G Network ecosystem)’ 백서를 통해 기술과 사회, 정책, 사업적 관점에서 6G 연구와 관련된 핵심 영역을 다루고, 미래 네트워크와 서비스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밖에 일본은 6G 주도권을 잡기 위해 미국과 함께 6G 분야에 45억 달러를 공동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니케이 아시아(Nikkei Asia)의 보도에 따르면, 2021년 4월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すがよしひで) 일본 총리는 차세대 이동통신과 반도체 등 첨단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으며, 6G 연구개발과 시험·배치를 위해 미국이 25억 달러, 일본은 2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양국은 6G 동맹을 제3국으로 확대하는 데도 합의했다. 향후 글로벌 6G 시장 협력과 표준 결정 과정에서 유럽이나 한국 등 관련국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도록 6G 동맹 전선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주요국이 일찌감치 6G 연구에 나서기는 했지만 아직 특정 국가나 지역의 우세를 점치기에는 시기상조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2023년 세계전파통신회의(WRC)는 6G 주파수 활용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ITU 전파통신부문(ITU-R)에서 지난 2021년 3월 신설한 6G Vision Group은 6G 성능과 요구사항 정의, 표준화와 상용화 로드맵 등의 6G 비전을 2023년까지 완성한다는 목표 하에 국제 표준화 준비를 시작했다.
- 넥스트G 얼라이언스(Next G Alliance)는 6G 비전 설정단계부터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6G 국가 로드맵을 수립하고, 6G 정책과 예산에 대한 정부 우선순위 부여, 신속한 6G 표준화와 상용화 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 등을 포함한 3대 전략과제를 수립했다. 2021년 3월 25일에는 주요 전략과제 중 하나인 6G 로드맵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을 결성했다. 워킹그룹이 개발하게 될 6G 국가 로드맵은 연구 수요, 기술 개발,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 지원, 정책 및 정부 활동과 시장 우선 순위 등의 측면에서 요구사항을 규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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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G가 미디어 시장에 미칠 영향
3.1 실감 미디어 활용도 증가
6G 시대가 시작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6G의 초성능·초대역·초공간·초정밀·초지능 환경이 구현되면 미디어 분야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6G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넘어 혼합현실(XR)을 구현하고 ‘메타버스’와 같은 공간에서 초실감 미디어와 콘텐츠를 통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6G 기술은 방대한 미디어 데이터의 처리를 통해 현실과 가상을 위화감 없이 통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비피에스(Tbps)급 무선통신 기술, 라비피에스급 광통신 인프라 기술, 테라헤르츠대역 무선주파수(RF) 핵심 부품, 테라헤르츠 대역 주파수 개척 및 안전성 평가 기술, 3차원 공간 위성통신 기술, 3차원 공간 이동통신 기술, 종단간 초정밀 네트워크 기술, 지능형 무선 액세스 기술 등 현재 연구 개발이 진행 중인 6G 핵심 기술이 그 토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대용량 미디어 전송기술 분야의 발전도 기대된다. 예컨대 메타버스 가상 공간에서 실제 공간을 정교하게 반영하고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데이터의 끊김 없는 송수신이 중요하며, 6G 시대의 미디어 전송 기술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을 6G와 결합하면 모바일 환경에서 다양한 실물 객체를 인식해 매우 유려한 지능형 증강현실(AR) 서비스도 구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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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5G 시대의 본격화와 6G 시대의 전망
글로벌 정보기술업체 인텔(Intel)의 의뢰로 시장조사기관 오범(Ovum)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동영상은 현재 가장 빠르게 트래픽이 증가하는 분야로서 2023년까지 연간 4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R/VR과 같은 양방향 몰입형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고, 콘텐츠 제작자들은 강화된 AR과 VR 콘텐츠를 통해 스트리밍 품질과 속도의 저하 없이 새로운 시청자 층을 대상으로 새로운 채널을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6G에 앞서 5G 시대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이미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예컨대 워너브러더스 엔터테인먼트(Warner Bros. Entertainment)는 2018년부터 차세대 게임과 신개념 엔터테인먼트 등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으로 인텔의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와 5G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스페인의 통신사업자 텔레포니카(Telefonica)의 모비스타플러스 TV(Movistar+ TV) 네트워크는 2021년 코파 델 레이(Copa del Rey) 농구 토너먼트를 중계할 당시 5G와 6G의 초저지연 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경기 현장의 화면을 끊김이나 송신 지연 문제 없이 깔끔하게 제공할 수 있었다. 이는 스포츠와 뉴스 등 생방송의 제작 및 배급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음을 다시한번 증명한 것이었다.
이처럼 방송 서비스의 품질이나 방송의 워크플로우 관점에서 5G와 6G는 미디어 제작자들의 표현 능력을 향상시키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제작 및 배급 환경을 간소화하여 효율성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 슬라이싱(Network Slicing)4 기능을 활용하면 방송사는 경기장이나 행사장 등 주요 장소에서 공공망의 네트워크 혼잡을 겪지 않고 자체 네트워크를 운영할 수 있으며, 모바일 엣지 컴퓨팅(Mobile Edge Computing, MEC)5을 통해 고대역 애플리케이션의 지연을 줄이고 실시간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5G에 이어 6G의 시대까지 도래하면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지금보다 기술적으로 진보한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고 생방송이나 이동 중 촬영과 같은 까다로운 제작 환경에서도 대역폭 제한이나 네트워크 혼잡 없이 더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토대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하나의 물리적 ‘코어 네트워크’를 독립된 다수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한 뒤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 처리속도와 데이터 보안 등을 강화하기 위해, 중앙 데이터센터에 데이터를 전달하고 분석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기기 자체 또는 가까운 곳에 있는 엣지(edge)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
Reference
- 6G wireless: What it is and when it’s coming’, S&P Global, 2021.03.04.
- ‘6G VISION: AN ULTRA-FLEXIBLE PERSPECTIVE’, ITU, 2020.12.18.
- ‘‘ATIS’ Next G Alliance Announces Leadership; Starts Work on North American 6G Roadmap’, ATIS, 2021.03.25.
- ‘Huawei announces 6G satellite launch in China’, Developing Telecoms, 2021.04.28.
- ‘Industry heavyweights back US 6G research project’, Mobile World Live, 2021.07.08.
- ‘Telcos Seek Killer App to Recoup Billions Spent on 5G’, Bloomberg, 2021.08.11.
- ‘US and Japan to invest $4.5bn in next-gen 6G race with China’, Nikkei Asia, 20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