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브비주얼

Trend Report디즈니 플러스의
아시아 태평양 시장 진출 동향과 경쟁력

  • 디즈니 플러스(Disney Plus)가 국내 OTT 업계와 시청자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2021년 11월 12일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글로벌 시장의 핵심 경쟁업체인 넷플릭스(Netflix)가 국내에서도 이미 시장의 지형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의 출범은 국내 OTT 시장의 경쟁과 발전은 물론 아시아 태평양 시장의 가입자 확보 경쟁이라는 맥락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본 고에서는 콘텐츠 파워를 갖춘 디즈니 플러스의 아시아 태평양 국가 내 주요 활동을 검토함으로써 국내 시장 진입의 맥락을 큰 틀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 1머리말
    디즈니 플러스(Disney Plus)가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2021년 11월 12일 국내 첫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 플러스는 압도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워 출시 전부터 기대와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2019년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년여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한 저력을 바탕으로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OTT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국내 사업자들과의 경쟁은 물론, 넷플릭스(Netflix)와의 일전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디즈니 플러스의 국내 진출 시점에 모기업인 월트 디즈니 컴퍼니(Walt Disney Company)의 2021년 3분기(Disney 자체 회계 기준은 4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다. 디즈니의 매출이 85억 3,000만 달러에 그친 것은 물론, 디즈니 플러스의 신규 가입자 수가 직전 분기의 1,260만 명보다 급감한 210만 명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디즈니의 밥 차펙(Bob Chapek) CEO는 이처럼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2022년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확장 등을 통한 가입자 수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펙 CEO의 이 같은 발언은 디즈니 플러스의 성장세의 급격한 위축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달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글로벌 시장 확장이야말로 2022년 디즈니 플러스의 주요한 성장 동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100개가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디즈니 플러스의 진출 지역은 2022년까지 약 16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호주, 뉴질랜드, 일본, 싱가포르,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어 한국, 홍콩, 대만 등에서 2021년 말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 2아시아 태평양 시장 진출 동향

    2.1배경: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 대한 관심

    디즈니 플러스의 한국 시장 진출은 전반적인 아시아 태평양 시장 확대 전략의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지난 몇 년 동안 블록버스터 영화와 시리즈를 포함하여 더 많은 콘텐츠를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배급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여왔으며 디즈니 플러스는 이를 위한 효과적인 플랫폼이었다.

    디즈니 플러스는 2020년 9월 5일 인도네시아, 2021년 2월 23일 싱가포르, 2021년 6월초 말레이시아, 2021년 6월 30일 태국에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개시함으로써 동남아시아 주요 4개 지역을 모두 포괄하게 되었다. 디즈니 플러스는 최근 이 지역의 SVOD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홍보 및 커뮤니케이션, IP 인수 관리, 소셜 미디어 부문 등에서 인력을 확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 플러스가 아시아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 지역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한 결과로 보인다. 글로벌 기술 투자업체인 알밍톤 자본투자금융회사(Almington Capital Merchant Bankers)의 존 잉글(John Engle) 사장은 디즈니 플러스의 이러한 최근 행보는 아세안(ASEAN) 국가들의 경제 성장과 미디어 소비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디지털 비즈니스 분야에서 아시아 시장의 위상은 이미 널리 인정받고 있다. 특히 온라인 미디어 부문의 경우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등 대한 관심에 힘입어 시장규모가 2019년 140억 달러에서 2020년 170억 달러로 22% 성장한 바 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책임자인 루크 강(Luke Kang) 사장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선호하고 디즈니의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포트폴리오에 매력을 느끼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디즈니 플러스에 대한 반응이 이미 기대치를 뛰어넘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디즈니가 보유한 콘텐츠의 강력한 스토리텔링, 우수한 창의성, 최첨단 콘텐츠 전달력을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더 많은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2.2현황: 주요 진출 지역에서의 디즈니 플러스 동향

    디즈니 플러스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 호주, 뉴질랜드, 일본, 싱가포르,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 우선 진출했다. 이 중 인도는 규모와 성장 속도 면에서 가장 주목되는 국가로 꼽힌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 Coopers, PWC)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OTT 플랫폼 시장으로, 2024년까지 연평균 28.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에서 6번째로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에 진출한 디즈니 플러스 핫스타(Disney+ Hotstar)는 동남아시아 및 남아시아 시장에서 디즈니 플러스에 해당하는 플랫폼으로, 인도의 경우 월트 디즈니 컴퍼니 가 인수한 21세기 폭스(21st Century Fox)의 자회사 스타 인디아(Star India)와의 협업을 통해 2020년 9월 출범했다.

    1. 디즈니 플러스가 동남아시아 SVOD 시장 강화를 위해 활용해 온 디즈니 플러스 핫스타(Disney+ Hotstar)는 여타 지역의 디즈니 플러스에 대응되는 플랫폼으로, 이 지역에서 유료 구독형 동영상 시장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했다. 디즈니 플러스 핫스타는 인도네시아에서 단기간 내 강력한 사용자 기반을 구축한 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에서 성공적으로 출시되어 2021년 아시아 지역 가입자를 22%나 늘리는 데 기여했다.
    디즈니 플러스 핫스타는 디즈니를 위시하여 폭스(Fox), 마블(Marvel), 루카스필름(Lucasfilm), 픽사(Pixar),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의 영화, 드라마 시리즈, 다큐멘터리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콘텐츠와 함께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인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크리켓 경기 생중계나 발리우드(Bollywood) 신작 영화를 제공하는 등 현지 밀착형 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 핫스타는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2021년 기준 약 40개로 증가한 인도 OTT사업자들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가입자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단, 가입자 점유율 4위인 넷플릭스가 매출 부문에서는 디즈니 플러스 핫스타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의 시장 점유율이 좀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 인도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에서는 2020년 9월부터 2021년 1월까지 SVOD 가입자 순증가 규모가 약 360만 명에 달하는 등 높은 성장세가 이어졌다. 또한 SVOD 부문의 누적 가입자 수 700만 명 중 디즈니 플러스의 점유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서치 플랫폼인 미디어 파트너스 아시아(Media Partners Asia)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 핫스타의 인도네시아 가입자 수는 250만 명으로 이 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뷰(Viu)의 150만 명, 비디오(Vidio)의 110만명, 넷플릭스의 85만 명 등이 뒤를 이었다. 디즈니 플러스 핫스타가 이처럼 가장 강력한 가입자 기반을 확보한 것은 인도네시아 현지 이동통신 사업자인 텔콤셀(Telkomsel)과의 파트너십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싱가포르 등에서는 디즈니 플러스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브랜드 ‘스타(Star)’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스타 브랜드는 디즈니의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자산을 통해 제작되는 방대한 TV 및 영화 콘텐츠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2021년 2월 23일 디즈니 플러스가 스타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출범했다. 이 서비스는 싱가포르에 이어 호주, 뉴질랜드, 한국, 일본, 홍콩으로 확대되어 디즈니 플러스 가입자들에게 더욱 방대한 콘텐츠 카탈로그를 제공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1. 스타(STAR)는 마블 스튜디오,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과 동급인 디즈니플러스 내 하위 브랜드이다. 싱가포르는 기존의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이어 ‘스타’ 브랜드까지 모두 제공하는 첫 번째 국가로 주목받았다.
  • 3경쟁 전망

    3.1디즈니 플러스의 경쟁력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 디즈니 플러스의 성과는 상당 부분 콘텐츠 경쟁력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디즈니 플러스는 디즈니 브랜드 자체 콘텐츠의 경쟁력에 더해 21세기 폭스, 마블, 루카스 필름, 픽사 등 유력 콘텐츠 제작사들의 자산을 인수한 데 힘입어 온라인 비디오시장의 후발주자임에도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시리즈물, TV용 영화, 다큐멘터리, 쇼, 공연, 이벤트 및 특집 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모두 포괄하는 것은 물론, 디즈니 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와 할리우드 히트작 등 디즈니 플러스 플랫폼에서만 접근 가능한 다양한 타이틀을 갖추고 있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여러 국가에서 현지 제작된 오리지널 콘텐츠로 시청자들의 취향을 다각적으로 만족시키는 탄탄한 기반이 되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가 이처럼 강력한 자체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각 지역의 현지 사업자들이나 글로벌 시장의 경쟁자 넷플릭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일본의 오리콘 ME(Oricon ME)가 2020년 하반기 실시한 ‘정액제 동영상 전달’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전반적으로는 넷플릭스의 우위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여성 이용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디즈니 플러스도 폭넓은 장르의 동영상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핵심 시청자 층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넷플릭스보다 기존 라이브러리 콘텐츠를 풍부하게 확보한 디즈니 플러스가 강력한 프랜차이즈 자산을 장기적인 경쟁 우위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3.2전망 및 과제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2021년 사업계획을 통해 자사의 방대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서 총 콘텐츠 지출 규모를 245억 달러로 책정한 바 있다. 여기에는 가입자 1억 1,800만 명 규모인 디즈니 플러스에 적용되는 비용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독점 콘텐츠와 캐릭터 IP 등을 활용하여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고 가입자 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결국 콘텐츠 경쟁력을 극대화하여 시장의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수년간의 구조조정을 거치며 2019년 10월 미국 등에서 첫 서비스를 선보인 디즈니 플러스는 출범 5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5,0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는 기염을 토한 데 이어 2021년 3분기 전 세계 가입자 수가 전년동기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억 1,6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차펙 CEO는 2024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2억 3,000만~2억 6,000만 가입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 시장 진출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루어졌다.

    다만 최근 국내에서 서비스 출범 직후 디즈니 플러스 이용자들 사이에서 자막 번역의 미흡함이나 각종 편의 기능의 부족 문제가 지적되는 등 실망 섞인 반응이 나온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아직은 디즈니 플러스가 완전히 자리잡지 않은 초기 단계이므로 국내 OTT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나 기존 사업자들과의 경쟁 구도, 국내 사업자들의 대응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디즈니 플러스의 국내 시장 진출이 아시아 태평양 시장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중대한 한 걸음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 Reference

    1. ‘Disney+ Hotstar debuts mobile-only plan in India’, Fierce Video, 2021.07.27
    2. ‘Disney+ Hotstar Now Has 46.4 Million Paid Subscribers, Drives Disney+ to 116 Million’, Gadget 360, 2021.08.13
    3. ‘Disney+ Hotstar pulls in 2.5m subscribers in Indonesia, surpassing Netflix’, Tech in Asia, 2021.01.22
    4. ‘Disney’s ASEAN push heralds brutal streaming war with Netflix’, Nikkei Aisa, 2021.07.08.
    5. ‘디즈니+, 한국에서 스트리밍 시작‘, 파이낸스뉴스, 2021.11.12.
    6. “불법 다운로드 영상인 줄”…디즈니플러스 이용자들 ‘분통’, 한국경제, 2021.11.16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