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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비주얼

Trend Report콘텐츠, 4차 Wave의 시작

김회재
(대신증권 통신/미디어 애널리스트)

  • 2021년 8월, 제이콘텐트리가 제작한 넷플릭스(Netflix)향 오리지널 드라마 <D.P.>가 공개된 이후, 콘텐츠 업종의 주가가 상승 중이다. 이 후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마이네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에 이르기까지 한국 콘텐츠 제작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디즈니+(Disney+)도 2021년 12월 <설강화>를 시작으로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등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OTT들의 경쟁 속에 한국 OTT들도 2021년부터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을 확대하는 바야흐로 콘텐츠 산업의 4차 Wave가 시작됐다. 이후 콘텐츠 산업은 중국과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5~6차 Wave, 2024년부터는 유료방송과 국내외 OTT들이 협업/통합되는 7차 Wave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 1들어가며
    콘텐츠 산업은 지상파 전성시대를 거친 후, 2011년 PP들과 종편이 등장하면서 경쟁체제가 도입된 1차 Wave가 시작되었다. 2017년 넷플릭스(Netflix)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콘텐츠가 공급되는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쉽게 소개되며, 텐트폴이 등장하고 계절성이 탈피되는 2차 Wave가 시작되었다. 3차 Wave는 2020년부터 시작된 OTT향 동시방영 및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이고, 이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4차 Wave는 2021년부터 글로벌 OTT 및 국내 OTT 등 다양한 플랫폼들이 콘텐츠 확보를 위한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5~6차 Wave는 콘텐츠 사업자들이 직접 미국과 중국에 진출하는 것이다. 7차 Wave는 2024년 이후 나타날 유료방송 및 국내외 OTT들이 통합 및 협업을 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콘텐츠의 몸 값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 2도입기(~2010)~1차 Wave(~2016): 지상파 전성시대 / PP와 종편의 등장
    한국 역대 드라마 시청률 1~5위는, 1위 <첫 사랑>(KBS2, 96.9월, 최고 시청률 65.8%), 2위 <사랑이 뭐길래>(MBC, 91.11월, 64.9%), 3위 <모래시계>(SBS, 95.1월, 64.5%), 4위 <허준>(MBC, 99.11월, 63.7%), 5위 <젊은이의 양지>(KBS2, 95.5월, 62.7%)이다. 모두 2000년 이전 지상파 3사의 작품들이며 시청률이 60% 이상이다. 사실상 동시간대에 모든 가구가 해당 작품을 시청한 셈이니, 지상파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그림 1 콘텐츠, 4차 Wave의 시작출처: 대신증권 Research Center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60%가 넘는 시청률을 보이는 작품은 사라졌다. 케이블 PP(Program Provider)들이 등장하면서 지상파 외에도 볼거리가 등장하기 시작한 영향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지상파의 주요 드라마들 시청률은 30~50%대를 형성하면서 전성기가 유지되고 있었다.

    2010년 이후 SBS 드라마 중 시청률이 30%를 넘는 작품은 없다. 이제는 TV 시청률이 10%만 넘으면 흥행작, 20%면 초대작이라고 평가할 정도이다. 시청 환경이 변하면서 TV를 통한 실시간 시청이 아닌 OTT를 통한 시청 또는 VOD 시청의 형태가 많아지면서 통합 시청률 도입에 대한 논의도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기존의 시청률을 대체할 명확한 지표가 제시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시청률을 작품의 흥행성을 평가하는 기본 지표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2001년 SBS의 TV 광고 총판매율은 97.9%였지만, 2011년 72.4%를 달성한 후, 다양한 PP와 종편이 등장하면서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2020년 총판매율은 33.2%, 2021년에는 43%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 더 이상, “지상파 드라마 = 시청률 30% 이상 = 광고 총판매율 70% 이상”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림 2 시청률 현황(좌) 및 시청 점유율 현황(우)출처: SBS IR, 대신증권 Research Center

    PP 중 가장 규모가 큰 CJ ENM은 2011년 CJ그룹 미디어 계열사들 5개가 합병하여 CJ E&M이 출범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2018년 CJ오쇼핑-CJ E&M 합병 후 CJ ENM으로 변경). ENM의 주력 채널인 tvN이 본격적으로 콘텐츠 제작/편성을 시작했고, 2011년 12월 JTBC를 비롯한 종편 4개사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콘텐츠 산업의 1차 Wave가 시작됐다.

    콘텐츠 산업의 1차 Wave에는 지상파 중심의 드라마 시장에 PP와 종편이 등장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되었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시간대의 편성이 등장했으며, 지상파에서는 외주제작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드라마 제작 방식이 PP와 종편에서는 인하우스(In-House) 제작 시스템 및 스튜디오 체제로 바뀌게 되었다.

    지상파 드라마들은 방송사 자체 제작으로 시작했으나,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PD와 작가들이 독립해서 제작사를 설립하고 지상파 방송사들도 드라마 제작을 외주로 맡기는 형태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반면, 2011년에 시작한 종편 중 드라마를 가장 많이 만들고 있는 JTBC는 인하우스 제작 시스템을 도입했다. JTBC는 중앙그룹의 방송사로, 중앙일보를 기반으로 설립되었고, 중앙그룹에서 콘텐츠와 영화 산업을 담당하는 회사가 제이콘텐트리이다. 제이콘텐트리는 자회사 JTBC스튜디오를 통해 보유한 12개의 제작사 포함 총 13개의 제작사를 보유중이고, JTBC 드라마의 90% 이상은 제이콘텐트리를 통해 공급된다.

    ENM은 2006년 개국 후 <막돼먹은 영애씨>의 시즌 위주로 연간 2편 정도의 드라마를 편성하다 2011년에는 종편에 대응하기 위해 <로맨스가 필요해> 등 9개로 드라마 편성 규모를 확대했다. 이 후 점차 드라마 편성 비율을 높여왔으며, 2021년에는27개의 드라마를 편성했다. ENM은 드라마 산업에서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먼저, 성공적인 인하우스 제작 시스템의 구축이다. 드라마 제작은 ENM 내의 드라마 사업본부에서 담당하다가, 2016년 5월 드라마 본부의 물적분할 후 스튜디오드래곤이라는 드라마 제작 전문 회사가 담당한다. ENM은 연간 2~3개 정도의 자체 제작 드라마를 제외하면 대부분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드라마를 공급받는다.

    그림 3 연간 드라마 편성 수 현황(좌) 및 시청 점유율 현황(우)출처: SBS IR, 대신증권 Research Center

    둘째, 시즌제 도입이다. <막돼먹은 영애씨>, <비밀의 숲> 등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즌제 및 드라마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스튜디오 체제를 도입했다.

    셋째, 다양한 편성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는 오전 8시 아침드라마, 19시 일일연속극, 월화/수목 오후 10시 미니시리즈, 토일은 오후 8시 주말연속극으로 구분되어왔다. ENM은 지상파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틈새 전략을 도입했다. 금토, 토일 심야, 평일 오후 11시 등이 ENM이 새롭게 드라마를 편성한 시간대이다.

    마지막으로 텐트폴 시장 개척을 들 수 있다. 드라마와 영화 시장에서는 제작비 규모가 큰 작품을 텐트폴이라고 표현한다. 현대극의 경우 16부작 기준 100억 원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되는데, 텐트폴은 250~300억 원 이상의 작품을 의미한다. 2018년에 방영된 <미스터 션샤인>에 430억 원이 투입되었고, 2019년에 방영된 <아스달 연대기>는 540억 원이 투입되었다. 2021년에 방영된 <불가살>도 300억 원 수준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 3 2~3차 Wave(2017~2021):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 / 동시방영,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 산업의 2차 Wave는 2017년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이다.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 후 2021년까지 투자한 작품은 영화, 드라마, 예능 등 91개이고, 이 중 드라마가 71개이다. 넷플릭스가 가져온 파장은, 플랫폼의 다변화와 텐트폴 제작의 확산 및 계절성 탈피다.

    드라마는 제작비의 약 50~70% 정도를 TV 플랫폼(지상파, 종편, 케이블 PP)이 방영권료를 지급하고 제작사로부터 구매한다. 제작사는 제작비의 나머지를 PPL(협찬, 간접 광고)을 통해 충당하고, 이후 판권 판매(VOD, 드라마 전문 채널 또는 해외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이다.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한국 콘텐츠의 판매처가 확대됐다. 넷플릭스는 약 2억 2,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글로벌 사업자인만큼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소개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 초기부터 ENM과 JTBC는 구작 판매 위주로 적극적으로 넷플릭스를 활용했다. 그 결과 2018년부터는 넷플릭스의 제작비가 투입된 텐트폴이 등장했고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2019년 11월에 2020년부터 3년간 넷플릭스에 21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라이선스 유통을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TV 플랫폼은 광고판매를 통해 방영권료에 대한 수익을 얻는다. 광고는 계절성을 띄고 있어서 4Q > 2Q > 3Q > 1Q 순으로 성수기가 형성된다. 따라서, 제작비를 좌우하는 광고의 계절성에 따라 콘텐츠의 질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제작비 430억 원의 역대 최대 규모이면서 tvN-넷플릭스 동시방영인 <미스터 션샤인>은 비수기인 2018년 7월에 등장했다. 이전에는 ENM 드라마 중 시청률 10% 이상인 작품이 2Q와 4Q에 편성된 비율이 83%에 달하지만, 이후 비율은 53%로 계절성이 사라졌다.

    표 1 2018년 <미스터 션샤인> 이후 계절성 탈피출처: 대신증권 Research Center

    한국 콘텐츠 산업의 3차 Wave는 OTT와의 동시방영 및 오리지널 작품의 등장을 통한 제작사의 수익성 개선이다. 동시방영이 주목받는 이유는 넷플릭스가 당사 추정 제작비의 60~80% 수준의 제작비를 지급하고 동시방영권을 사들이기 때문에, 기본 TV 방영권 50~70%를 감안하면 최대 50% 수준의 작품 마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작사의 PPL 수입까지 더해지면 50% 이상의 마진도 가능하다. 기존의 제작/판매 구조에서는 BEP~30% 수준의 마진이 가능했던 것 대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는 구조이다. 그리고 동시방영을 하는 작품들 중에는 텐트폴이 많기 때문에 이익 규모도 추가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실적을 보면 이런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 2018년 이후 판매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어섰고, 분기별 영업이익은 2019년 평균 110억 원 수준, 2020년 평균 120억 원 수준, 2021년에는 150억 원 수준으로 분기별 이익 변동성도 크게 줄어들었으며 마진도 2019년 6.1%에서 2020년 9.3%, 2021년 10.8%로 개선되는 중이다.

    그림 4 해외 판매 매출 증가(좌) 및 영업 이익률 개선(우)출처: 스튜디오드래곤 IR, 대신증권 Research Center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2019년 에이스토리의 <킹덤>으로부터 시작됐다. 오리지널 콘텐츠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스튜디오드래곤이 넷플릭스와 3년 계약을 체결한 후 2020년말에 공개한 <스위트홈>이 글로벌 Top 3에 진입하면서부터이다. 오리지널 작품은 당사 추정 제작비의 15~20% 수준의 마진을 보장받기 때문에,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17년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 후 넷플릭스에 공급된 한국 드라마 수는 172개이고, 이 중 동시방영은 53개, 오리지널이 16개, 그리고 구작 판매가 103개이다. 판매 작품 156개 중 ENM과 JTBC 콘텐츠가 127개로 81%를 차지하고, 동시방영 콘텐츠는 53개 중 ENM, JTBC 콘텐츠가 45개로 85%, 구작 판매는 103개 중 ENM, JTBC 콘텐츠가 82개로 80%를 차지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연간 30개, JCon은 20개 정도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국내 1, 2위 업체이기 때문에, 이들 기업에 대한 넷플릭스의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각자 tvN/OCN 및 JTBC라는 캡티브 채널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와 포맷의 콘텐츠를 선보이고있어서, 향후에도 이들에 대한 국내외 OTT들의 동시방영 및 오리지널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 44차 Wave(2021~): 국내외 유료방송 및 OTT의 무한경쟁 시작
    한국 콘텐츠 산업의 4차 Wave는 넷플릭스 외에도 디즈니+(Disney+), 애플TV+(Apple TV+) 등 글로벌 OTT가 한국에 진출하고, 티빙(tving), 시즌(Seezn), 콘텐츠웨이브(Wavve) 등 국내 OTT들도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콘텐츠 경쟁이 시작된 것을 의미한다.

    JCon이 제작한 넷플릭스향 오리지널 드라마 <D.P.>는 한국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2021년 9월에 공개한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글로벌 Top 1에 선정되어 43일간 1위를 유지했다. 넷플릭스 역대 콘텐츠 중 가장 높은 수익 기여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1년 10월에 공개한 <마이네임>도 글로벌 Top 4에 선정되었고, 2021년 11월 <지옥>과 2022년 1월 <지금 우리 학교는>도 각각 글로벌 Top 1에 선정되었다.

    넷플릭스가 2021년 8월부터 오리지널 드라마를 쏟아내는 이유는, 디즈니+에 대한 견제 차원이다. 디즈니+는 미국에서 2019년 11월 12일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틀간 디즈니 주가는 9% 상승, 넷플릭스 주가는 4% 하락했다. 2020년 3월 24일에 디즈니+가 유럽에 출시했을 때에도 디즈니 주가는 이틀간 17% 상승한 반면, 넷플릭스 주가는 이틀간 5%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2021년 4분기 기준 가입자가 2.2억 명이고, 디즈니+는 1.3억 명이다. 디즈니+ 대비 넷플릭스 가입자 규모가 70% 더 크지만, 디즈니+는 2019년 11월 출범 후 2년 만에 가입자가 1억 3,000만 명 증가했고, 동기간 넷플릭스는 코로나 수혜 포함 5,500만 명이 증가했다.

    디즈니+가 짧은 기간 동안 빠른 가입자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디즈니가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IP(Intellectual Property) 때문이다. 디즈니에는 전통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실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픽사(Pixar) 스튜디오가 있고, <어벤져스> 시리즈로 유명한 마블 스튜디오(Marvel Studios), <아바타>의 20세기폭스(20th Fox), <스타워즈>시리즈의 루카스필름(LucasFilm)과 훌루(Hulu) 등이 속해있다. 디즈니는 자체 OTT를 출범시키면서 계약 기간이 종료된 타 플랫폼에 공급된 콘텐츠들을 거둬들이고 디즈니+에만 공급 중이다. 자체 IP 없이 비디오 대여 서비스로 시작한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콘텐츠 공급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넷플릭스는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를 활용하여 글로벌 가입자를 많이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는데,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IP를 보유한 디즈니+의 한국 서비스 시작은 넷플릭스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슈다. 2008년에 <아이언맨>이 등장하면서 디즈니의 마블 히어로물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히어로물의 원조는 DC라고 볼 수 있다. 미국 통신사 AT&T가 설립한 HBO Max에는 <원더우먼>, <배트맨>, <슈퍼맨>, <아쿠아맨> 등 원조 히어로들의 IP를 보유한 DC가 있다. 그리고 <해리포터> 시리즈와 <프렌즈>를 보유한 워너브라더스 및 <왕좌의 게임>의 HBO도 보유 중이다. HBO Max는 아직 한국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지 않았지만, 늦어도 2022년 상반기 안에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TV+는 정확한 가입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약 4,000만 명 정도의 가입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가 디즈니+를 견제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쏟아내는 과정에서 애플TV+는 기습적으로 디즈니+의 2021년 11월 12일 보다 앞선 2021년 11월 4일에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런칭 시점에 <닥터 브레인>을 공개했고,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파친코>라는 작품을 2022년 3월 25일에 공개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The Big Door Prize>라는 작품을 미국 현지에서 미국 제작사 스카이댄스(Skydance)와 공동으로 제작 후 2022년 하반기에 애플TV+에서 공개한다.

    글로벌 OTT들의 한국 진출에 따른 콘텐츠 확보 경쟁뿐만 아니라 한국의 토종 OTT도 콘텐츠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예컨대 KT 스튜디오지니는 2025년까지 5천억 원을 투자하고, 2023년까지 드라마 30개와 예능 300개를 제작할 예정이다. 콘텐츠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하고, 2023년 누적 가입자 500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CJ ENM과 JTBC은 각자의 OTT를 합친 통합 OTT인 tving을 2020년 10월에 선보였다. 2023년까지 4천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누적 가입자 800만 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2년 3월에는 CJ ENM이 KT의 미디어/컨텐츠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의 기업가치를 1조 원 수준으로 추산하여 1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 55~6차 Wave: 중국 및 미국 공략
    한국 콘텐츠 산업의 5차 Wave는 중국 공략이다.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로 인해 중국시장이 언제 재개방될지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미국 정복인 6차 Wave와 순서는 바뀔 수 있다.

    공식적으로 중국시장이 재개방되지는 않았지만, 콘텐츠 산업에 있어서 중국과의 관계는 2020년부터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당시 종영한지 얼마 되지 않은 대작포함 2편을 중국의 3대 OTT 중 한 곳에 판매했다. 2022년 3월 들어서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 7편의 드라마가 광전총국 심의 통과 후 방영 중이다. 중국의 3대 OTT 중 하나인 아이치이와의 비즈니스는 상당히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JCon은 2020년 12월 <허쉬>, 2021년 6월 <월간 집>을 JTBC-아이치이 인터내셔널 동시방영으로 판매했다.

    중국 공략이 갖는 비즈니스 기회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한국 판권 확보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21년 5월에 아이치이에 <간 떨어지는 동거>를 판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에 방영했다. 국내 판권은 스튜디오드래곤이 확보하는 조건이어서 스튜디오드래곤은 tvN에 동시방영권을 판매하면서 추가 수익을 확보했다. 중국 OTT는 한국에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에도 중국향 오리지널 드라마 공급은 이런 형태의 계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중국은 글로벌과 별개의 시장을 형성한다. 중국에는 미국 중심의 글로벌 OTT가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2~4차 Wave인 글로벌 OTT의 한국 진출에 따른 판권 판매와 별개로 중국에 추가로 판권 판매가 가능하다. 중국에는 아이치이, 텐센트 비디오, 유쿠의 3대 OTT가 있고, 이들의 가입자 규모는 각각 1억 명 이상이어서, 디즈니+급의 OTT가 3개 있는 시장이다.

    셋째, 구작 판매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의 누적 라이브러리는 170개이다. 중국 시장이 재개방되면서 구작에 대한 판매만 진행을 해도, 약 700억 원의 매출/이익이 발생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의 2021년 영업이익 526억 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한국 콘텐츠 산업의 6차 Wave는 드라마의 본고장인 미국 정복이고, 세 가지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첫째, 현지 제작이다. 미국 공략은 스튜디오드래곤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2021년 6월 스튜디오드래곤 현지법인과 미국 제작사인 스카이댄스는 애플TV+로부터 <The Big Door Prize>의 시리즈 오더(Series Order)를 확정받아 제작 중이다. 한국 드라마는 보통 60~70분 분량에 16부작의 단편으로 구성, 미국 드라마는 30~60분 분량에 10~20개의 에피소드(시리즈)를 시즌제로 구성한다. 시리즈 오더를 받았다는 의미는 1개의 에피소드(1편)가 아니라 에피소드들로 구성된 한 개의 시즌에 대한 제작을 수주했다는의미이다. 미국 드라마의 경우 시즌1은 파일럿 프로젝트의 성격이고 시즌1의 성과를 본 후 후속 시즌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시리즈 오더를 받기는 어렵지만 일단 파일럿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보통 시즌 2~3 정도는 무난히 진행된다.

    둘째, 한국에서 성공한 IP를 미국향으로 리메이크하여 현지에서 직접 제작하는 방식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의 경우 한국에서 성공한 IP를 미국향으로 리메이크하는 작업도 병행 중이다. <호텔 델루나>, <사랑의 불시착> 등 시즌제로 제작이 가능한 작품들 위주로 리메이크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셋째, 현지 제작사 인수이다. JCon은 2021년 7월 자회사인 JTBC스튜디오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윕(Wiip)이라는 제작사를 인수했다. 윕은 2018년에 설립된 신생회사지만, 애플 TV+, 아마존, HBO Max 등에 콘텐츠를 공급 중이다. HBO Max향 오리지널 드라마인 <Mare of Easttown>은 2021년 제 73회 에이미상의 4개 부문에서 수상을 하는 성과를 거뒀다. 윕은 2022년 방영 예정 3편, 후반 작업 2편, 제작 단계 작품 3개를 준비 중이다. 윕은 출범 이후 점점 작품의 제작 수와 규모를 늘려 나가는 중이고, 2024년에는 10개 이상의 드라마를 제작하고 영화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미국 정복이 중요한 이유는, 첫째, 미국 드라마의 규모가 한국 드라마 대비 6~30배 수준이고 둘째, 시즌제 진행에 따른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 드라마는 일반 작품의 경우 회당 6~7억 원, 16부작 미니시리즈 기준 작품당 100억 원 수준이다.

    그림 5 회당 제작비 기준 미국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의 6~30배 수준출처: 언론보도 인용, 대신증권 Research Center

    반면, 미국은 에피소드당 제작비가 평균 110억 원 수준이고 대부분 시즌제로 제작되며 한 시즌은 8~20개 정도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왕좌의 게임>의 경우 에피소드당 180억원, <빅뱅이론>은 에피소드당 110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당 제작비 기준 미국의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 제작비의 6~30배 수준이다. 또한 미국 시장은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도 있다. 시즌1이 성공해서 시즌2가 제작되면, 플랫폼으로부터 시즌1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다.
  • 67차 Wave: 유료방송 및 국내외 OTT들의 협업/통합
    한국 콘텐츠 산업의 7차 Wave는 2024년 이후 3대 TV 플랫폼을 중심으로 국내외 다양한 OTT들이 통합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콘텐츠 산업의 Wave는 한국에 글로벌 OTT들이 진출하고 한국에서도 다양한 OTT들이 등장하면서 콘텐츠 확보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유선기반의 유료방송이 워낙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2021년부터 진행 중인 4차 Wave 이후 5~7차 Wave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유료방송은 콘텐츠 소비의 근간을 이룰 것이다.

    미국의 경우 넷플릭스의 미국 지역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15달러이고, AT&T의 프리미엄 TV 가입자당 평균매출이 137달러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유료방송에서 OTT로의 이탈 즉, 코드 커팅(Cord Cutting)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유료방송 이용료가 월 11~13달러 수준이어서 OTT들의 월평균 이용 요금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코드 커팅 보다는, 실시간 방송의 강점이 있는 유료방송이 지속적으로 주류로 자리하고 OTT들은 보완재로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림 6 3대 TV 플랫폼과 In-House 제작 시스템을 중심으로 국내외 다양한 OTT들이 통합되는 모습 전망출처: 대신증권 Research Center

    케이블PP, 종편, 지상파는 각각 전송방식 및 존재 목적에 따라 여전히 견고한 위치를 유지할 수밖에 없고, 이들 카테고리에서 가장 대표 주자가 ENM, JTBC, SBS이다. 따라서 유료방송의 메인인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는 3대 TV 플랫폼인 ENM, JTBC, SBS와 이들의 인하우스(In-House) 제작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국내외 OTT들이 통합될 것으로 전망한다.

    연간 제작 및 편성 규모는 ENM-스튜디오드래곤이 30편, JTBC-JCon은 20편 수준, SBS-스튜디오S의 경우 12편 수준이다. 인하우스(In-House) 제작사들은 캡티브 채널이 있다는 장점으로 다양한 장르 및 규모의 작품들을 제작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타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도 유리하다.

    이들 3대 TV 플랫폼은 자체 OTT까지 운영 중이다. 2017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시점에는 OTT가 TV에 대한 카니발라이제이션이라는 우려로 OTT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였지만, OTT가 유료방송의 보완재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자체 OTT를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국내외 OTT들이 통합되거나 제휴를 맺는 형태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림 7 2020.10~ 가입자 증가율(좌) 및 2020.10~ 순증(우)출처: 코리안클릭, 대신증권 Research Center

    콘텐츠 산업의 4차 Wave가 시작된 2021년에는 대부분의 OTT들이 3~5년 정도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서 콘텐츠 투자 및 가입자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2024년 이후로 본격적인 통합 작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3대 플랫폼 중 1차 Wave를 이끌었던 ENM과 JTBC가 서로 경쟁하면서도 OTT에서는 2020년 10월부터 티빙을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협업하는 중이다. 또한 지난 2022년 3월 21일에는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천억원을 투자하면서 양사간에 콘텐츠 제작과 플랫폼의 공동 활용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티빙과 시즌의 통합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 7마치며
    콘텐츠 산업은 지금 매우 좋은 환경에 처해있다. 한국 콘텐츠의 우수한 제작 능력이 K-컬처 붐을 타고 글로벌 OTT를 통해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직접 시장 규모가 큰 중국과 드라마의 본고장인 미국에 진출함으로써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필요하면 플랫폼 간의 통합과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할 것이다.
  • Reference

    1. ‘Media: 컨텐츠, 4차 Wave의 시작’, 대신증권 김회재, 2021.11.11.
    2. ‘SBS 사업보고서’, 전자공시시스템, 2022.03.17
    3. ‘CJ ENM IR Pack’, CJ ENM 홈페이지, 2022.03.02
    4. ‘스튜디오드래곤 2021년 4분기 실적발표’, 스튜디오드래곤 홈페이지, 2022.02.10
    5. ‘KT, CJ ENM과 콘텐츠 사업 전방위 파트너십 체결’, KT,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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