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대 드라마 시청률 1~5위는, 1위 <첫 사랑>(KBS2, 96.9월, 최고 시청률 65.8%), 2위 <사랑이 뭐길래>(MBC, 91.11월, 64.9%), 3위 <모래시계>(SBS, 95.1월, 64.5%), 4위 <허준>(MBC, 99.11월, 63.7%), 5위 <젊은이의 양지>(KBS2, 95.5월, 62.7%)이다. 모두 2000년 이전 지상파 3사의 작품들이며 시청률이 60% 이상이다. 사실상 동시간대에 모든 가구가 해당 작품을 시청한 셈이니, 지상파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출처: 대신증권 Research Center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60%가 넘는 시청률을 보이는 작품은 사라졌다. 케이블 PP(Program Provider)들이 등장하면서 지상파 외에도 볼거리가 등장하기 시작한 영향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지상파의 주요 드라마들 시청률은 30~50%대를 형성하면서 전성기가 유지되고 있었다.
2010년 이후 SBS 드라마 중 시청률이 30%를 넘는 작품은 없다. 이제는 TV 시청률이 10%만 넘으면 흥행작, 20%면 초대작이라고 평가할 정도이다. 시청 환경이 변하면서 TV를 통한 실시간 시청이 아닌 OTT를 통한 시청 또는 VOD 시청의 형태가 많아지면서 통합 시청률 도입에 대한 논의도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기존의 시청률을 대체할 명확한 지표가 제시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시청률을 작품의 흥행성을 평가하는 기본 지표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2001년 SBS의 TV 광고 총판매율은 97.9%였지만, 2011년 72.4%를 달성한 후, 다양한 PP와 종편이 등장하면서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2020년 총판매율은 33.2%, 2021년에는 43%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 더 이상, “지상파 드라마 = 시청률 30% 이상 = 광고 총판매율 70% 이상”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출처: SBS IR, 대신증권 Research Center
PP 중 가장 규모가 큰 CJ ENM은 2011년 CJ그룹 미디어 계열사들 5개가 합병하여 CJ E&M이 출범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2018년 CJ오쇼핑-CJ E&M 합병 후 CJ ENM으로 변경). ENM의 주력 채널인 tvN이 본격적으로 콘텐츠 제작/편성을 시작했고, 2011년 12월 JTBC를 비롯한 종편 4개사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콘텐츠 산업의 1차 Wave가 시작됐다.
콘텐츠 산업의 1차 Wave에는 지상파 중심의 드라마 시장에 PP와 종편이 등장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되었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시간대의 편성이 등장했으며, 지상파에서는 외주제작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드라마 제작 방식이 PP와 종편에서는 인하우스(In-House) 제작 시스템 및 스튜디오 체제로 바뀌게 되었다.
지상파 드라마들은 방송사 자체 제작으로 시작했으나,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PD와 작가들이 독립해서 제작사를 설립하고 지상파 방송사들도 드라마 제작을 외주로 맡기는 형태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반면, 2011년에 시작한 종편 중 드라마를 가장 많이 만들고 있는 JTBC는 인하우스 제작 시스템을 도입했다. JTBC는 중앙그룹의 방송사로, 중앙일보를 기반으로 설립되었고, 중앙그룹에서 콘텐츠와 영화 산업을 담당하는 회사가 제이콘텐트리이다. 제이콘텐트리는 자회사 JTBC스튜디오를 통해 보유한 12개의 제작사 포함 총 13개의 제작사를 보유중이고, JTBC 드라마의 90% 이상은 제이콘텐트리를 통해 공급된다.
ENM은 2006년 개국 후 <막돼먹은 영애씨>의 시즌 위주로 연간 2편 정도의 드라마를 편성하다 2011년에는 종편에 대응하기 위해 <로맨스가 필요해> 등 9개로 드라마 편성 규모를 확대했다. 이 후 점차 드라마 편성 비율을 높여왔으며, 2021년에는27개의 드라마를 편성했다. ENM은 드라마 산업에서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먼저, 성공적인 인하우스 제작 시스템의 구축이다. 드라마 제작은 ENM 내의 드라마 사업본부에서 담당하다가, 2016년 5월 드라마 본부의 물적분할 후 스튜디오드래곤이라는 드라마 제작 전문 회사가 담당한다. ENM은 연간 2~3개 정도의 자체 제작 드라마를 제외하면 대부분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드라마를 공급받는다.
출처: SBS IR, 대신증권 Research Center
둘째, 시즌제 도입이다. <막돼먹은 영애씨>, <비밀의 숲> 등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즌제 및 드라마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스튜디오 체제를 도입했다.
셋째, 다양한 편성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는 오전 8시 아침드라마, 19시 일일연속극, 월화/수목 오후 10시 미니시리즈, 토일은 오후 8시 주말연속극으로 구분되어왔다. ENM은 지상파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틈새 전략을 도입했다. 금토, 토일 심야, 평일 오후 11시 등이 ENM이 새롭게 드라마를 편성한 시간대이다.
마지막으로 텐트폴 시장 개척을 들 수 있다. 드라마와 영화 시장에서는 제작비 규모가 큰 작품을 텐트폴이라고 표현한다. 현대극의 경우 16부작 기준 100억 원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되는데, 텐트폴은 250~300억 원 이상의 작품을 의미한다. 2018년에 방영된 <미스터 션샤인>에 430억 원이 투입되었고, 2019년에 방영된 <아스달 연대기>는 540억 원이 투입되었다. 2021년에 방영된 <불가살>도 300억 원 수준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