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미디어란 구매처 또는 구매 시점에 고객에게 노출되는 광고 또는 사업자로서, 소비자 접점인 유통 채널이 광고가 게재되는 미디어적 성격을 지님을 강조한다. 최근 코로나19 전염병 대유행으로 소비자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이용이 급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쇼핑몰 내의 광고 지면이 가진 가치가 커졌고, 자연스럽게 디지털을 중심으로 리테일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게 되었다.
실제로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미국의 디지털 리테일 미디어 광고비는 팬데믹 이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2023년에는 약 52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그림1). 이는 전체 디지털 광고비의 20% 수준으로, 검색엔진이나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던 기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리테일 미디어가 새로운 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출처: eMarketer(2021. 10). US Digital Retail Media Ad Spending
리테일 미디어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은 고객의 제품 구매가 행해지는 시점(point of sales)에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 또는 앱에 방문한 이용자는 특정 물건을 구매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같은 해외 국가 소비자의 경우 제품 구매 전에 검색 엔진인 구글이 아닌 아마존이나 월마트와 같은 유통 업체에서의 제품 검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2).
이는 결국 일반적인 고객 구매 여정 단계에서 인지(Awareness) 단계를 넘어 고려(Consideration) 단계부터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즉, 전통적인 미디어에 비해 고객 여정이 짧음으로써 이탈 기회가 적어지고, 결국 구매 전환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비교적 일찍부터 전자상거래가 활발했던 국내와 달리, 과거 해외에서는 오프라인 대비 온라인 쇼핑몰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결국 광고 매체를 선정함에 있어서 오디언스 규모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디지털 리테일 미디어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그림3).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대부분의 광고 지면이 포스터나 브로셔 등과 같은 간단한 수준에 머물러 활용도가 높지 않았다.
출처: Feedvisor(2021. 11)
출처: Insider Intelligence(2022. 03)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은 전방위적인 디지털 전환을 불러왔고, 대다수의 국가에서 이커머스 시장 역시 크게 성장했다. 일반적으로 양적(Quantity) 성장이 질적 (Quality) 성장을 불러오듯이, 이커머스 시장의 부흥과 함께 늘어난 이용자는 다양한 광고주의 타겟 특성을 만족시켰고, 애드테크가 접목되면서 디지털 리테일 미디어 시장의 성장을 불러왔다.
이러한 성장은 아마존이나 월마트와 같은 거대 기업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기 리테일 미디어 사업 모형은 쇼핑몰을 구축한 후에는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인데, 최근 팬데믹을 기점으로 다수의 기업들이 외부 플랫폼이 아닌 자체 쇼핑몰을 구축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쇼피파이(Shopify)나 카페24(Cafe24)와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소기업들의 참여도 활발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와 같은 소규모 리테일 미디어의 경우 오디언스 규모는 작지만, 일반적으로 취급 상품이나 주 고객 특성 등에 따른 전문성 기반의 차별화가 기대될 수 있다.
광고주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 측면에서도 광고 사업은 제품 원가의 비중이 큰 소비재 판매에 비해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BCG(2022)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사업자들은 온라인 리테일 미디어의 매출총이익(Gross Margin)이 약 70~90% 수준이라고 응답한 반면, 다른 업종의 매출총이익은 40%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최근 디지털 광고 업계 내에서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제 3자 쿠키(3rd Party Cookies) 수집이 중단되고 있다는 점도 리테일 미디어의 중요성을 더한다. 이미 애플(Apple)의 쿠키 수집 제한으로 인해서 메타(Meta)와 같은 기업들의 광고 효율성과 매출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구글도 크롬을 통한 쿠키 수집 제한이 예고되어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외부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타겟팅은 불가능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서 리테일 미디어가 플랫폼을 통해 수집한 구매나 검색 등의 고객 정보(1st Party Data)는 상대적으로 더욱 큰 경쟁력을 지니게 된다. 특히 인지나 검색부터 구매와 피드백등의 모든 과정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통합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을 수 있다. 결국 효율적인 디지털 광고를 원하는 광고주가 리테일 미디어를 선택하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