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MWC 2019의 주제였던 ‘지능형 연결(Intelligent Connectivity)’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연결성의 촉발(Connectivity Unleashed)’은 비대면의 일상화와 확장현실(XR), 5G 등 관련 기술 산업이 성장하면서 가상과 현실을 결합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를 반영해 기업들의 기술 전시 및 설명회가 메타버스 공간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MWC 2022에서 커다란 흐름을 형성하기도 했다. 예컨대 세계 4대 이동통신사에 속하는 스페인의 텔레포니카(Telefornica)는 전시관 전체를 메타버스에서 그대로 구현했다. 메타, 보다폰, 도이치텔레콤 등 글로벌 기업들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도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전시관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메타버스, 인공지능, 5G&Beyond, 스페셜 존(Zone) 등 총 4개 테마로 구성된 단독 전시관을 마련한 SK텔레콤은 전시관 입장부터 퇴장까지의 모든 과정에 메타버스를 적용했고, 자사의 대표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ifland)’를 소개했다. 모든 ‘if’가 현실이 되는 새로운 세상이라는 의미에서 탄생한 이프랜드의 글로벌 버전과 가상현실(VR) 버전도 세계 최초로 공개되었다.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 있는 혼합현실 제작소 ‘점프스튜디오’의 일부를 전시관에 그대로 구현했으며,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혼합현실로 구현된 케이팝 아이돌을 만나는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출처: SK텔레콤 (2022.3)
KT는 ‘디지털 혁신의 엔진, 디지코(DIGICO) KT’를 내세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강조했다. 전시관을 메타버스로 관람할 수 있는 ‘디지코(DIGICO) 랜드’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로봇, KT그룹&파트너 등 총 3개 테마로 나눠 전시관을 구성한 KT는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실감형 서비스부터 인공지능 기반의 5G운용 솔루션과 인공지능 통화비서 서비스까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사례를 공개했다. 또한 전시관에 로봇존을 설치하고 AI 방역로봇을 처음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밖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AIoT 전동 휠체어’와 5G 신호를 와이파이 신호로 바꿔 원활한 통신을 제공하는 ‘5G IoT 라우터’도 공개되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MWC 핵심 키워드를 ‘K-콘텐츠’로 설정하고, 전시장에 바이어들을 위한 회의실과 XR콘텐츠를 시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시연존에서는 LG유플러스가 2021년 11월 출시한 ‘U+DIVE’ 앱의 VR·AR 영화 공연 등 3,000여 편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케이팝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U+아이돌Live’를 강조하는 등 아시아를 넘어 중동, 유럽으로 K-콘텐츠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담아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LG유플러스는 오픈랜(O-RAN) 생태계 조성과 5G 서비스 및 전 세계 통신사들과의 5G 협력 기회 모색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기업들이 보여준 5G 관련 융합 기술도 전시회의 주요 관심사였다. 5G의 상용화 확산 등으로 통신 환경이 진화하는 데 따라 화웨이·인텔·노키아·에릭슨·삼성전자 등 네트워크 및 단말 장비 업체들은 네트워크 간 융합(convergence)과 가상화 기술로 5G장비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선보였고, 5G와 인공지능 및 확장현실(XR)을 융합할 수 있는 디바이스에도 초점을 맞췄다.
또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인프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며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 등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차세대 5G 네트워크 솔루션을 선보였다. 도이치텔레콤과 보다폰 등 주요 글로벌 통신사업자들이 AWS 클라우드로 이전(migration)하며 네트워크와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T&T 네트워크 클라우드 기반 5G 이동통신과 음성 서비스를 지원하는 ‘애저 오퍼레이터 디스트리뷰티드 서비스(Azure operator distributed service)’와
‘애저 퍼블릭 MEC(Azure public MEC)’ 등 텔코클라우드 신규 서비스를 발표했다.
단말기 부문에서는 안으로 접는 인폴딩 형태의 폴더블폰부터 차세대 초고속 충전 기술이 적용된 휴대폰 단말기와 체온 측정 무선 이어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기가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 워치, 노트북으로 이어진 ‘갤럭시 생태계’를 강조했다.
이처럼 MWC 2022는 비대면의 일상화와 확장현실(XR), 가상공간의 현실화 등을 배경으로 디지털 전환에 요구되는 차세대 통신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도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