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브비주얼

Trend Report미디어 엔터테인먼트와
NFT

한정훈
(JTBC 보도국 미디어전문기자)

  • 블록체인이 적용돼 새로운 디지털 자산이 된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만나면서 새로워지고 있다. 영화, 음악, 게임 등의 콘텐츠 포맷을 통해 출시된 NFT는 고객들의 새로운 충성도를 만들고 있다. 다소 어려운 기술적 용어인 NFT는 엔터테인먼트를 만나서 보다 친근해지고 대중화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NFT를 통해 또 다른 수익을 만들고 팬과의 교감도 더 긴밀히 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와 NFT는 이제 호흡을 함께 하고 있으며 2022년은 이들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 1들어가며
    올해(2022년) 프랑스 칸에서 2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린 제75회 칸 국제 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한국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 수상과 배우 송강호가 <브로커>로 남우 주연상에 올라 큰 화제가 됐다.

    또 다른 화제가 있었는데 사상 처음으로 ‘NFT칸 서밋(NFTCannes Summit)’이 열렸다는 점이다. NFT칸 서밋은 웹 3.0 혁신가, 크리에이터가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종사자와 투자자를 만나 최신 블록체인 테크 기술과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메타버스(Metaverse)의 현실과 미래, 그리고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특히, 디지털 수집품, 재무, 유통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 NFT활용, 팬과 커뮤니티 형성 도구로서의 NFT, NFT를 이용한 라이브 이벤트와 각종 체험 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의됐다.

    이 자리에는 NFT제작 스튜디오 ‘일렉트로마그네틱 프로덕션(Electromagnetic Productions (EMP))’, 글로벌 암호화폐 재무 괸리 회사 ‘갤럭시 인터랙티브(Galaxy Interactive)’, NFT 거래 애플리케이션 ‘OP3N’, 블록체인 플랫폼 ‘아발란체(Avalanche)’, 개인 투자 플랫폼 ‘리퍼블릭(Republic)’ 등이 현장에 참여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NFT는 디지털 자산이지만 개인의 소유와 거래가 인정된다. 중앙 집권적 거래 질서가 아닌 분산된 개인 간의 사고 파는 행위에 더 집중한다. 요즘엔 디지털 수집품이나 예술작품, 영화 장면 등이 NFT로 만들어진다. 메타버스는 초월이라는 메타(Meta)와 공간이라는 버스(Verse)를 합친 용어로 현실 세계의 생활과 교육, 상거래 등을 모두 3차원 가상으로 옮겨 놓은 플랫폼을 말한다. 이 둘 다 웹 3.0시대를 설명하는 디지털 라이프다.

    칸국제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 3차원 가상 공간 메타버스(Metaverse) 등 웹3.0 기술이 영화 산업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영화관 개봉을 무시하는 넷플릭스(Netflix)의 작품에 한동안 수상 기회를 주지 않을 정도로 보수적인 칸국제영화제의 이런 움직임은 엔터테인먼트에 깊숙이 들어온 NFT의 현실을 보여준다.

    3월 초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 최대 혁신 콘텐츠 축제 SXSW(The South by South West)도 올해 핵심 주제를 ‘블록체인(Blockchain)’과 ‘NFT’로 잡았다. 올해는 폭스 엔터테인먼트(Fox Entertainment)의 블록체인랩인 ‘블록체인 크리에이티브 랩스(Blockchain Creative Labs, BCL)’가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다양한 현장 이벤트와 웹 3.0 세미나를 개최했다.

    SXSW에서 BCL은 유명 가수이자 소설 <Run, Rose, Run>을 집필한 돌리 파튼(Dolly Parton)과 손잡고 대체불가능한 토큰(NFT)을 내놨다.

    이들 콘텐츠 축제들이 블록체인, NFT를 주제로 잡았다는 건 의미가 크다. 이 기술이 기업 간 초기 확산 단계를 넘어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또 미디어와 이 블록체인 기술(NFT)이 서로 땔 수 없는 관계라는 말도 된다.

    엔터테인먼트와 NFT, 그리고 메타버스의 만남이 본격화되고 있다. 영화 산업과 엔터테인먼트는 웹 3.0 기술을 만나 또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미래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가 웹 3.0에서 싹트고 있다. NFT를 만난 프리미엄 콘텐츠가 자금 조달 기회를 만들고 유통되고 팬 커뮤니티와 지적재산권(IP)과 소속감을 만들고 있다.
  • 2NFT와 미디어의 만남 이후 시장 급성장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디지털 자산이지만 개인 소유가 인정되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은 미국 할리우드와 미디어 시장을 흔들고 있다. 2021년 이후 각종 이미지, 노래, 비디오, 특별 이벤트 등이 NFT로 변신해 새로운 가치를 가지고 매출이 급증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관심을 자극했다.

    미국 버라이어티(Variety)에 따르면 글로벌 NFT시장은 2021년 185억 달러(23조 2,360억 원)에 달했다. 2020년은 3,200만 달러에 불과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이 시장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 2021년과 2020년 연간 성장률은 무려 5만 7,676%다. 2022년 2월 현재 이미 7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새로운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그림 1NFT 판매량(단위: 달러)

    그림 1 NFT 판매량출처: Variety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NFT를 미래 새로운 수익원으로 인지하고 있다. 버라이어티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소 26개 이상의 콘텐츠 스튜디오와 미디어 기업들이 자신들의 드라마, 영화, 게임 등을 바탕으로 NFT를 만들고 있다.

    <Saw>, <Street Fighter 2>, <The Walking Dead>, <Mickey and Friends> 등과 같은 시리즈에서 NFT가 만들어지고 각종 음반도 NFT로 시장에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만들어지는 NFT는 미디어 기업들이 가진 IP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10년 내 훨씬 더 많은 NFT 생태계가 조성될 수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들의 카드 등 디지털 수집품만(Collectibles)이 유일한 NFT 포맷이 아니다. 요즘엔 발행하는 NFT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4월 6일 ESPN은 미식 축구 선수 톰 브래디(Tom Brady)의 NFT스타트업 ‘오토그래프(Autograph)’와 손잡고 스트리밍 서비스 ESPN+의 다큐멘터리 <Man in the Arena: Tom Brady>의 일부 장면과 톰 브래디의 경력이나 업적 모습을 담은 NFT로 만들었다. 오토그래프는 톰 브래디 외 나오미 오사카(大坂なおみ) 등 스포츠 스타들의 NFT를 전문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그림 2NFT로 발매된 영화 <Saw>

    그림 2 NFT로 발매된 영화 <Saw>출처: sawcards.wdny.io

    그림 3톰 브래디 NFT

    그림 3 톰 브래디 NFT출처: ESPN 보도자료

    이 같은 천지개벽은 언론사 등 미디어 기업의 잇단 시장 참여 영향이 가장 컸다. 미디어 기업들이 자신들의 콘텐츠 IP로 캐릭터 NFT 등을 만들어내면서 보다 대중화된 것이다. 일부 언론사들은 구매 편의를 위해 암호화폐가 아닌 일반 신용카드로도 NFT를 판매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영화 독점 개봉권을 NFT로 만들어 팔기도 했다.

    NFT 대중화에 미디어 기업의 참여가 절대적이라는 사실은 각종 설문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버라이어티가 지난 2021년 10월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산 NFT는 디지털 수집품이 1위였으며 다른 조사에서 TV와 엔터테인먼트 NFT를 최근 12개월 내 구입했다는 답은 3번째로 많았다.

    NFT 기술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비디오 게임 다운로드 아이템이나 디지털 커뮤니티 회원 가입, 구매 가능한 노래나 비디오까지 다양하다.

    소비자 인사이트 겟위저(GetWizer)가 ‘현재 NFT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NFT 구매 의사를 물은 결과, 60대 이하 응답자 대부분이 소유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60대 이상 응답자 75%는 NFT 구매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NFT포맷의 경우 NFT비디오 게임 소유권이 원하는 1순위(게임 아이템이나 게임 자체)였다. 2위와 3위는 예술 작품과 음악이었다. 실제 유비소프트(Ubisoft)와 게임스톱(Gamestop)은 이 개념을 받아들여 NFT로 게임 아이템을 사고 파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EA나 닌텐도같이 NFT마켓에 관심이 없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게임 회사들은 NFT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고민하고 있다.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와 메타워(Metawars), 캣보티카(Catbotica), 보스 캣 로켓 클럽(Boss Cat Rocket Club) 등과 같은 NFT기반 게임 프로젝트도 늘고 있다.
  • 3 글로벌 언론사들도 NFT에 합류
    기술에 상당히 보수적인 언론사들도 적극적으로 NFT에 뛰어들고 있다. 뉴욕타임스, CNN, 타임매거진 등은 모두 NFT를 내놨다. 현재 NFT에 뛰어든 언론사들은 수익보다는 경험을 우선시하고 있다. 초기 실험을 넘어 생존과 회사 운영에 NFT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를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수백 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언론사도 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뉴욕타임스는 회사 차원의 NFT는 발행하지 않지만 프로젝트성으로 기사를 NFT로 발행하고 이를 분석한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NFT 경매에 오른 글은 뉴욕타임스 테크놀로지 담당 기자 케빈 루즈(Kevin Roose)가 쓴 NFT칼럼(Buy This Column on the Blockchain!)이다.
    그림 4뉴욕타임스 NFT

    그림 4 뉴욕타임스 NFT출처: New York Times 홈페이지

    루즈 기자는 이 칼럼이 경매에서 56만 달러(약 6억 9,000만 원)로 마감되자 스스로 놀라 ‘누가 최신형 스포츠카 람보르기니를 살 수 있는 돈을 자신의 글과 사진에 쓰냐’고 놀라움을 표현한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NFT작품이 경매를 통해 6,900만 달러를 벌어들였던 것과 비교하면 루즈의 기사가 벌어들인 금액은 소액일 수 있다. 그러나 하나의 기사가 이런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것이 언론사들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기사) 경매에 참여한 이들을 인터뷰하면서 “NFT가 역사적인 기록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독자와 진지하고 진실한 방식으로 교감하려는 언론사를 지지하기 위해서”라는 답변들을 보도했다.

    최종 경매에서 낙찰된 곳은 두바이 소재 음악 프로덕션 3F뮤직(3F Music)이다. 3F뮤직은 경매 참가 이유에 대해 “우리의 회사를 홍보하고 아티스트와 예술 시장을 지지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NFT발매 수익금을 회사 구호 기금(Neediest Cases Fund)에 기부했다.

    USA투데이

    USA투데이는 지난 2021년 6월 단 한 부의 카피를 가진 NFT를 내놨다.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Alan Shepard)가 달에 배달한 첫 번째 신문(1st Newspaper Delivered to the Moon)의 발행 50주년을 기념해서다. 이 NFT는 8,165달러를 벌어들였다.

    아폴로14호를 탄 쉐퍼드는 1971년 USA투데이(플로리다 투데이) 한 부를 달에 가지고 간 바 있다. 이 NFT에는 USA투데이 시각 저널리스트 팻 섀너핸(Pat Shannahan)이 수백장의 사진, 그래픽, 삽화, 신문1면 등을 이용해 만든 10만 5,147개의 디지털 모자이크도 담겨있다. NFT경매 수익금은 공군 우주 미사일 박물관 재단(Air Force Space and Missile Museum Foundation)과 가넷 재단(The Gannett Foundation)에 기부됐다.
    그림 5USA투데이 NFT

    그림 5 USA투데이 NFT출처: USA Today

    AP(The Associated Press)

    AP는 미국 언론사 중 NFT에 가장 빨리 진출한 곳 중 하나다. 지난 2021년 5월 AP는 첫 번째 NFT를 발행했다. 회사 창립 175주년을 기념하는 NFT다. 당시 AP는 인상적인 장면을 담은 사진 10장을 경매했다. 여기에는 1945년 일본 이오지마에서 미국 국기를 게양하는 미군 사진 등 역사적 의미를 가진 유명 사진도 포함됐다. AP는 NFT 발매를 위해 NFT 디지털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지식 회사 에브리페디아(Everypedia), NFT 마켓 플레이스 오픈시(Opensea) 등과 함께 작업했다.

    AP에 따르면 이오지마 NFT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닉 케너리(Nick Kennerly)가 작곡한 오리지널 노래가 담겨 있으며 원본 사진 작가인 조 로센탈(Joe Rosenthal)이 찍은 희귀본 사진들이 포함됐다. 또 AP자료 제작소가 보유한 로센탈의 네거티브 초판 사진의 디지털 버전과 이오지마 영화와 오디오가 포함됐었다.

    이 역사적 NFT의 성공 이후 AP는 보다 과감하게 블록체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2022년 1월 AP는 자체 NFT마켓 플레이스 ‘커뮤니티 마켓(Community Market)’을 런칭했다. 전현직 AP기자, 작가들이 작업한 작품으로 디지털 묘사가 극대화된 사진들이다. AP는 “이들 NFT에는 그들이 사진을 찍을 때의 촬영 시간, 장소, 장비, 기기 설정 등의 메타 데이터도 포함됐다”고 공개했다.

    AP통신은 2020년 11월 2020년 미국 대선 경선 콜을 블록체인에 게재해 화제가 됐다. 또한 이 데이터를 사용하여 NFT를 공개했는데, 오픈시에 상장된 NFT는 18만 5,000달러(약 100이더리움)에 판매됐다. AP의 블록체인 마켓에 대해 경제 미디어 인사이더(Insider)는 “그러나 이 마켓 플레이스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 지는 알 수 없다”며 이에 대해 AP는 “NFT 마켓 플레이스가 현재로선 우리가 검토 중인 파일럿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답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4엔터테인먼트 기업, NFT 메타버스가 목표
    아날로그 시절에 소비자는 자신이 구입한 미디어를 소유했다. 이후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면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지만, 양도할 수 없는 대여(Licences)라는 개념이 도입됐다. 전자거래장터(EST) 애플 아이튠즈 등에서 소비자는 콘텐츠 디지털 이용권리(라이선스)만을 살 수 있다. 그러나 NFT의 장점은 ‘아날로그의 경험’과 ‘디지털의 편리함’을 모두 겸비했다는 것이다. 디지털이지만, 소유할 수 있고 양도할 수도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NFT를 통해 두 가지 추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첫 째는 중계 플랫폼에 제공하던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디지털 플랫폼 상거래에서는 소비자들이 TV드라마 또는 영화 콘텐츠 라이선스를 구입하면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마켓에 일정 수준 판매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 지급되는 비율은 70% 내외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자체 NFT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면서, 판매 수익의 100%를 가져가고 있다. 이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가격을 낮추면 소비자들도 이득이다.

    또 NFT는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이라는 저작권 시스템을 채택한다. 스마트 계약 내에선 NFT라 매매가 일어날 경우 거래금의 일부를 원작자가 수수료로 받는다. 이는 크리에이터에게 지속적인 수익의 생태계를 만들어 줄 수 있다. 미디어 기업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 된다. 많은 독립 작가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는 작품의 가치를 통해 항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영화 NFT를 10달러 사서 이를 5달러에 다시 판매하면 5달러의 가치는 보전할 수 없다. 그러나 영화 NFT를 만든 원작 스튜디오는 이 거래의 10% 정도를 수수료로 받을 수 있다.

    NFT가격은 등락을 거듭한다. 판매자가 모든 비용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비디오게임 유통사 유비소프트(Ubisoft)는 자신들의 NFT마켓(쿼츠 마켓)에서 재판매 수익을 징수하지 않는다. 이 경우 아티스트들은 그들의 작품으로부터 계속해 이익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긍정의 생태계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목표는 단순한 NFT 판매가 아니다. 인기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NFT를 이용자들에게 판매한 뒤 이 캐릭터도 스튜디오들이 구축하는 메타버스에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 이들의 궁극적인 전략이다. 이 공간을 통해 스튜디오나 영화 팬들은 서로 소통하며 자신들만의 충성 커뮤니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자발적인 팬덤이 생기는 것이다.

    2021년 11월 워너브러더스(Warner Bros., 현재 워너브러스디스커버리(WBD))는 영화 <The Matrix>와 연관된 아바타를 그린 대체불가능토큰(NFT) 10만 개를 판매했다. 네번째 <The Matrix> 영화 시리즈 <The Matrix Resurrections>의 개봉에 맞춰 내놓은 것이다.

    대부분 NFT는 영화 캐릭터와 내용을 담은 디지털 수집품(digital-collectible NFTs)이다. 워너브러더스에 따르면 10만 장의 <The Matrix> 아바타 NFT는 니프티의 NFT소셜 거래 플랫폼(Nifty’s social NFT platform)에서 각 50달러에 판매되었다.

    <The Matrix>의 세계관과 캐릭터는 NFT를 중심으로 한 메타버스를 만들기 적합하다. 모든 <The Matrix> NFT 아바타는 에픽게임스의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제작 툴인 ‘메타휴먼 크리에이터(MetaHuman Creator)’로 만들어졌다. 향후 에픽게임즈 파티로얄(Party Royale) 등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도 개인들의 캐릭터로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크립토펑크와 함께 미빗(Meebit) 등을 만든 라바 랩스(Larva Labs)는 영화, TV, 게임 제작을 위해 연예 기획사 UTA(United Talent Agency)와 협력 계약을 맺기도 했다. 크립토펑크를 지적재산권(IP)으로 만들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영역에 적용하는 것이다. 또 다른 연예 기획사 CAA는 지난 2021년 10월 유명 NFT컬렉터 ‘0xb1’과 계약을 맺었다. 컬렉터가 가진 NFT의 라이선스 및 기업 제휴를 통해 이를 수익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데 이들 캐릭터들도 향후 만들어질 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에서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림 6연령에 따른 NFT 인지도

    그림 6 연령에 따른 NFT 인지도출처: Variety

    니프티 CEO 제프 마시리오(Jeff Marsilio)는 할리우드 리포터(Hollywood Reporter)와 인터뷰에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NFT에서 디지털 아티스트들과 목적이 다르다”며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에게는 수백 달러의 돈보다 수백만 명의 팬들이 더 가치 있다”고 언급했다. NFT를 통해 콘텐츠 메타버스를 만들고 이곳에서 팬들과 크리에이터의 만남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참여는 활동을 유도하고 매출을 발생시킨다.

    NFT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Creator Economy) 관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팬과 크리에이터 사이 새로운 연대감을 심어주고 몰입감이라는 또 다른 길을 열어줄 수 있다. 크리에이터, 공연 예술가, 콘텐츠 마케터, 팬들 모두에게 의미 있는 수익과 가능성을 안겨준다고 분석했다.

    버라이어티는 최근 기사에서 “영화나 밴드의 팬의 경우 NFT는 그들의 팬덤을 표시하기 위한 디지털 상징일 수도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같은 취미나 기호를 공유하는 다른 사람들과 디지털 공간에서 교감을 표시하는데 NFT가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들은 디지털 상품을 수집하고 거래하는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와 교감할 수 있다. 동시에 기업들도 이런 디지털 자산을 통해 청중과 소통이 가능하다.
  • 5 연예 기획사도 참전, UTA
    NFT가 미국 할리우드에 얼마나 확산되어 있는 지를 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글로벌 연예 기획사 1위 UTA 클라이언트 리스트에서 확인하면 된다.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UTA는 미국 LA 베버리힐즈에 본사를 두고 있다. UTA는 지난 1991년 설립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 아티스트와 프로페셔널, 크리에이터 등의 매니지먼트 업무를 맡고 있다. UTA는 영화, TV, 음악, 스포츠, 디지털, 책, 비디오게임, 기업 및 라이선싱, 예술, 뉴스, 방송, 마케팅 등의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2021년 현재, UTA는 300여 명의 에이전트와 1,4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UTA는 최근 좀비 초상화 NFT 수집품(zombie portraits)을 만들어온 아티스트 데드펠라즈(Deadfellaz)와 협업 계약을 맺었다. 데드펠라즈는 배우 리즈 위더스푼(Reese Witherspoon), 가수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 DJ 스티브 아오키(Steve Aoki) 등 영화 배우 및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개인화된 좀비 캐릭터를 만들어 NFT수집품으로 만들어왔다. 현재 유통시키고 있는 NFT만 1만 개가 넘는다. 또 UTA는 NFT프로젝트 크립토펑크(CryptoPunks)로 유명한 라바랩스(Larva)와도 클라이언트 계약을 했다. 아울러 암호 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는 UTA의 NFT포토폴리오를 유통하고 있다.

    UTA는 NFT가 기존 예술 시장의 질서를 흔들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를 가진 크리에이터들과 이를 오디언스에 전달하는 기술과의 교차점에서 많은 거래가 발생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로레알(L’Oréal)과 디지털 아티스트를 연결해 NFT 립스틱을 만들어낸 창의성도 여기서 나왔다. UTA 웹 3.0 담당 대표(head of Web3.0) 레슬리 실버맨(Lesley Silverman)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직감은 NFT가 예술 시장의 기존 질서를 파괴할 것이라는 것이었다”며 “우리는 미디어 시장에 상당한 혁신이 있을 것이며 이는 NFT와 웹3.0에서 유래될 것이라는 사실을 빠르게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생각은 UTA를 NFT에 더 깊숙이 뛰어들게 했다. 2021년, UTA는 전략 자문 회사인 미디어링크(Medialink)를 인수해 NFT 업무를 시작하였으며 특수 목적 인수회사(SPAC)도 만들었다. 미국 대형 메이저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중 가장 먼저 웹 3.0관련 서비스를 내놨다. 이후 실버맨을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s)을 담당하는 첫 번째 에이전트로 임명했다. 할리우드에서는 최초다.

    UTA는 초기 현재 클라이언트들이 웹 3.0관련 자산과 NFT프로젝트를 런칭하는 사업에 집중했다. 오스카 작곡상을 받은 한스 짐머(Hans Zimmer)와 NFT아티스트 ‘ThankYouX’의 협업도 주도했다. 동시에 Z세대 크리에이터와 창업주, 인플루언서 등과 협업해 새로운 NFT 프로젝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웹 3.0 시대에 정확한 가이드가 필요한 이들을 돕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데드펠라즈와 같은 디지털 클라이언트가 기업이나 브랜드와 협업해 상품을 만들고 라이브 현장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에이전트들이 배우들과 뮤지션, 다른 연예인들이 경력을 쌓는데 도움을 줬던 기존과 같은 방식이었다.

    UTA는 2021년 이후 30여 개의 NTF 프로젝트와 관련 파트너십을 진행했다. 실버맨 대표는 여성 프로젝트나 유색 인종 크리에이터 등 소수자를 위한 NFT프로젝트를 런칭하는 다양성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UTA의 또 다른 강점은 신속성이다. 다양한 아티스트와 거래하고 NFT트렌드를 파악한 뒤 상품도 빠르게 내놨다. UTA는 지난 4월 데드펠라즈 NFT구매자들이 맞춤형 NFT제품(길슨 스키나 스노보드(Gilson skis or snowboards))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실버맨 대표는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의 역할은 고객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정보들과 제품들을 이들과 이어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UTA는 현재 웹 3.0을 담당할 에이전트들도 지속적으로 충원하고 있다. UTA이후 WME 등 다른 경쟁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들도 디지털 자산에 들어와 시장은 더 커지고 있다.
    그림 7데드펠라즈의 NFT

    그림 7 데드펠라즈의 NFT출처: Deadfellaz

  • 6 미디어 NFT가 해결해야 할 지점
    그러나 미디어 NFT는 아직 초기 상태다. 새로운 디지털 상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NFT는 아직 젊은 층이나 기술에 밝은 그룹에서 주로 소비되고 있다. NFT, 블록체인, 분산화 등의 용어가 지나치게 어렵기 때문이다. 버라이어티 최근 분석에 따르면 15~29세 젊은 층들은 NFT에 아주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의 절반 이상(52%)이 관심을 표시했다.

    이 관심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었다. 세대별 선호도 차이는 NFT가 대중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 NFT가 대중화 장벽을 넘는 데는 ‘엔터테인먼트’가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 선수의 사진이 담긴 디지털 카드, 007영화, <The Matrix> 등 전국민의 인지도가 높은 콘텐츠 관련 NFT는 다양한 세대에서 접근성을 높여줄 것으로 예측된다.
    표 1NFT에 대한 관심

    표 1 NFT에 대한 관심출처: Variety

    NFT가 보다 대중화되려면 결제 수단의 다양화도 매우 중요하다. 버라이어티 설문에서 NFT를 가지고 있지 않은 30~44세 세대 10명 중 4명이 암호화폐만을 결제 수단으로 받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암호화폐만이 NFT의 유일한 거래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응답자 중 대부분은 현재 NFT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현재 NFT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이들 중 상당수는 일반 전자 화폐나 현금, 신용카드 등으로도 NFT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2022년 더 많은 NFT가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NFT, 암호화폐 등 웹 3.0시장이 더 단단한 안정성을 갖추고 규제 기관과의 마찰을 줄일 수 있다면 보다 많은 고객들이 디지털 자산을 찾을 수 있다. 고객들이 디지털 세계에서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면 웹 3.0시장은 일회성 단발 시장이 아닐 수 있다.
    그림 8NFT 엔터터테인먼트 시장을 바꿀 것인가

    그림 8 NFT 엔터터테인먼트 시장을 바꿀 것인가출처: Variety

    NFT가 세상을 바꿀 것으로 보고 있는 시각도 많다. 버라이어티 조사에서도 NFT가 예술 시장을 바꿀 것이라는 응답이 최고 세대별로 81~90%(NFT소유)였다. 디지털 아티스트들은 물론이고 기존 크리에이터들에게도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NFT의 미래는 경험에 달렸다. 한번 써봐야 NFT의 호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NFT를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아닌 이들보다 더 긍정적으로 봤다. NFT가 미래 관점에서 나쁜 투자인지에 대한 설문에서도 NFT 보유 유무에 따라 보는 시각이 달랐다. 60세 이상 세대 중 NFT를 소유하고 있는 이들은 20%만이 NFT투자를 부정적으로 생각했지만 같은 세대라도 NFT를 가지고 있지 않는 이들은 10명 중 6명(59%)이 NFT의 미래를 암울하게 생각했다.

    칸국제영화제 및 다양한 미디어 기업들의 참전에서 보듯 NFT는 지금의 현상임은 분명하다.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방송사들의 NFT, 웹 3.0, 메타버스 등의 투자는 과열일 수 있지만 확실한 팩트(사실)는 있다. ‘디지털 자산과 디지털에서의 교감, 커뮤니티’는 지금 (수익 관점에서) 기업들에게 주어진 숙제라는 점이다. 몰입에서 구독도 발생하고 충성도 있는 팬들에게서 광고 매출도 발생할 수 있다.
    표 2주요 미디어 기업&스포츠 리그 출시 NFT

    표 2 주요 미디어 기업&스포츠 리그 출시 NFT출처: 각 업체 자료

  • Reference

    1. <NFT ACTIVITY IN THE ENTERTAINMENT INDUSTRY: WHO’S DOING WHAT> https://variety.com/vip/whats-behind-entertainments-nft-incursion-1235194640
    2. <블록체인 미디어렙 BCL> https://www.bcl.xyz/
    3. <NFT로 발매된 영화 ‘쇼우’> https://sawcards.wdny.io/
    4. <NFT ACTIVITY IN THE ENTERTAINMENT INDUSTRY: WHO’S DOING WHAT> https://variety.com/vip/whats-behind-entertainments-nft-incursion-1235194640/
    5. <USA투데이> https://nft.usatoday.com/#/
    6. <AP의 NFT 거래소> https://apmarket.xooa.com/p/community-market, https://www.ap.org/press-releases/2022/ap-to-launch-nft-marketplace-built-by-xooa
    7. <Why Did Someone Pay $560,000 for a Picture of My Column?> https://www.nytimes.com/2021/03/26/technology/nft-sale.html
    8. <From the Forbes Virtual Billionaires List to Playboy’s Rabbitars, how 10 media companies are turning to the $41 billion NFT market to open up a lucrative new revenue stream>
      https://www.businessinsider.com/media-companies-publishers-using-nfts-new-revenue-stream-2022-4
    9. <NFTs ballooned to a $41 billion market in 2021 and are catching up to the total size of the global fine art market> https://markets.businessinsider.com/news/currencies/nft-market-41-billion-nearing-fine-art-market-size-2022-1
    10. <AP의 NFT 경매> https://www.ap.org/press-releases/2021/ap-introduces-nft-collectors-to-iconic-photo-collection
    11. <NFT뉴욕타임스> https://twitter.com/foundation/status/1374785002391539713
    12. <NFT게임> https://metawars.gg/, https://catbotica.com/
    13. <ESPN Tags Tom Brady for Its First NFTs: Digital Collectibles for His ESPN Plus Docuseries ‘Man in the Arena’> <https://variety.com/2022/digital/news/espn-tom-brady-nft-docuseries-1235225238/, <https://autograph.io/details/624a113cbd88be0013f2b6f9/nft, <https://twitter.com/USATODAY/status/1466154934202769412
    14. <Why Talent Agency UTA Is Going Big on NFTs> https://dot.la/why-talent-agency-uta-is-going-big-on-nfts-2657289035.html
    15. <Meet the Reality Studio Betting Big on NFT TV> https://dot.la/reality-studio-nft-tv-2656978900.html
    16. <Deadfellaz NFT Collection Signs With UTA (Exclusive)> https://www.hollywoodreporter.com/business/digital/deadfellaz-nft-uta-1235131687/, https://www.deadfellaz.io/
    17. <UTA Signs NFT Art Projects CryptoPunks, Meebits and Autoglyphs (Exclusive)> https://www.hollywoodreporter.com/business/digital/uta-cryptopunks-nft-film-tv-vieo-games-1235005392/
    18. <Why this CryptoPunk NFT sold for $532 million. Sort of> https://www.cnet.com/personal-finance/crypto/why-this-cryptopunk-nft-sold-for-532-million-sort-of/
    19. <Bored Ape Yacht Club Creator Buys NFT Collections of CryptoPunks and Meebits> https://variety.com/2022/digital/news/bored-ape-yacht-club-nft-cryptopunks-meebits-1235202899/
    20. <Are NFTs a Good Investment? Many Los Angeles VCs Aren’t Convinced> https://dot.la/are-nfts-good-investments-2656404355.html
    21. <WME’s Newest Clients Are A Pair Of Bored Ape NFTs> https://dot.la/wmes-bored-ape-nfts-2657019245.html,
      https://www.artfixdaily.com/artwire/release/2146-phillips-to-offer-sound-of-color-an-nft-collaboration-between-art
    22. <People are excited about NFTs, but still don’t know what to do with them, UTA survey finds> https://www.fastcompany.com/90740609/people-are-excited-about-nfts-but-still-dont-know-what-to-do-with-them-uta-survey-finds
    23. <데드펠라즈 NFT> https://deadfellaz.medium.com/deadfellaz-x-gilson-3512aebeca92
    24. <NFT OPPORTUNITIES FOR ENTERTAINMENT COMPANIEST> https://variety.com/vip/nft-opportunities-for-entertainment-companies-1235228139/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