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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오디오,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 포맷을 골고루 소비하는 미디어 믹스 시대가 대세가 되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미디어 믹스 경향이 늘고 있다. 특히, 젊은세대 사이에서 팟캐스트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오디오와 텍스트 콘텐츠의 보조 포맷이었던 오디오는 팟캐스트와 만나면서 확산되고 유튜브와 결합되면서 보이는 오디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디오 묶음 상품도 나오는 등 유료 오디오 시장도 열리고 있다. 스트리밍과 함께 또 다른 구독 모델을 만들고 있는 오디오 시장을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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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들어가며
최근 하나가 아닌 여러 콘텐츠 포맷을 소비하는 이른바 ‘미디어 믹스(Media MIX)’ 트렌드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소셜 미디어, 방송, 오디오, 음악, 웹툰 등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더 많다. 미디어 믹스 트렌드를 이끄는 장르 중에서도 팟캐스트(Podcast) 등 오디오 플랫폼의 성장은 눈에 띈다. 시장 규모와 오리지널 팟캐스트도 크게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The Daily)나 LA타임스(The Times)뿐만 아니라 개인크리에이터, 경제, 문학 등 전문 매체들의 팟캐스트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른바 오디오 전성시대다. 오디오는 스트리밍에 이어 또 다른 플랫폼이 되고 있다. 영상, 텍스트 콘텐츠도 오디오로 만들어지는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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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오디오의 전성 시대(boom times for audio)가 온다
2022년 팟캐스트 업프론트(Podcast Upfronts, 광고 설명회)에 앞서 인터랙티브 광고 협회(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 AIB)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 Coopers, PwC)는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2022년 미국 팟캐스트 광고 시장이 전년 대비 47% 늘어난 21억 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IAB는 오는 2024년 팟캐스트 광고 시장이 4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년 연속된 급성장으로 2021년 미국 팟캐스트 광고 시장은 70%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IAB/PwC 팟캐스트 리포트에 따르면, 팟캐스트 광고 성장에는 시청자와 콘텐츠의 증가, 자동매칭 광고 등이 가장 기여했다. 오대시(Audacy), 아이하트미디어(iHeartMedia), 커머러스(Cumulus) 등 미국 3대 민영 라디오 방송사들은 본업인 라디오보다 팟캐스트 부문의 성장이 더 빠르다.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오대시는 1년 전에 비해 팟캐스트 다운로드가 40%가량 성장했다며 지역 팟캐스트 사업과 스포츠 팟캐스트(2,400개)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대시 팟캐스트 네트워크(The Audacy podcast network)는 미국에서 가장 큰 프리미엄 팟캐스트 플랫폼 중 하나다. 미국 전체 팟캐스트 청취자의 3분의 1가량을 커버하고 있다. 오대시에 따르면, 오디오 스트리밍 청취자도 꾸준히 성장해 2022년 2분기 전년 대비 18% 커졌다. 전체 라디오 시청률이 5% 정도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큰 성과다.
성장은 빠르지만, 미국 라디오 방송사에서 팟캐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다. 오대시도 방송 부문(broadcast sector) 매출이 디지털 부문의 3배 이상이다.
하지만 미국 라디오 방송사들은 미래 수익을 위해 디지털 팟캐스트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오대시는 지난 2019년 팟캐스트 스튜디오 2개(파인애플 스트리트 스튜디오(Pineapple Street Studios)와 케이던스13(Cadence 13))를 인수했다. 인수 후 이들 팟캐스트의 인기에 힘입어 월 청취자 3,200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2022년 5월)
그림 1케이던스 13 팟캐스트
출처: Audacy
오대시 CFO 리차드 슈마일링(Richard Schmaeling)은 2022년 5월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IAB/PwC 자료를 인용하며 “회사의 2023년 팟캐스트 전망도 매우 밝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도 현재와 같이 미래 경기 전망이 불확실할 경우, TV나 라디오 프로그램보다 팟캐스트 제작이 훨씬 새롭고 경제적인 포맷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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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팟캐스트 기업들의 잇단 인수 합병
미국 팟캐스트 시장이 커지자, 인수 합병 등 오디오 플랫폼 키우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2022년 5월 미국 최대 위성 라디오 플랫폼 시리우스XM(SiriusXM)은1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Conan O’Brien)의 미디어 스튜디오 ‘팀 코코(Team Coco)’를 인수했다. 당시 팀 코코 인수는 시리우스가 콘텐츠에 투자한 금액 중 최대였는데, 10개 팟캐스트와 향후 5년간 팀 코코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2 시리우스XM은 라디오를 뛰어넘어 오디오 콘텐츠로 팟캐스트 시청자들을 끌어 모을 준비를 하고 있다.
시리우스XM은 2020년에도 팟캐스트 제조, 수익화, 유통 플랫폼 시티처(Stitcher)를 미국 지역 지상파 그룹 스크립스(Scripps)로부터 3억 2,500만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또 2022년 4월에도 팟캐스트 ‘99%인비지블(99% Invisible)’을 인수했다. 라디오 채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프릭노믹스(Freakonomics)와 정치 장르 콘텐츠 스튜디오 ‘크룩드 미디어(Crooked Media)’와 제휴하기도 했다.
그림 2팟캐스트 인수 트렌드
출처: 악시오스
팟캐스트 인수 합병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최대 라디오 플랫폼 아이하트미디어는 지난 2018년 팟캐스트 스튜디오 스터프 미디어(Stuff Media)를 인수했고,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는 2019년 김렛(Gimlet) 미디어와 2020년 링거(The Ringer) 팟캐스트 스튜디오를 사들였다.
또 2020년 인기 팟캐스터 조 로건(Joe Rogan), 아치웰 오디오(Archewell Audio)와 오디오 콘텐츠 독점 계약도 했다. 아치웰 오디오는 영국 해리 왕자(Prince Harry)와 그의 부인 매건 마클(Meghan Markle)이 만든 오디오 스튜디오다.
아마존도 2020년 ‘더치 존(Dirty John)’, ‘닥터 데스(Dr. Death)’ 등의 팟캐스트를 만든 스튜디오 원더리(Wondery)를 인수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3도 2020년 연쇄 살인 범죄 관련 오디오 콘텐츠를 만드는 시리얼 프로덕션(Serial Productions)을 사들였다. 뉴욕타임스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팟캐스트를 넘어 오디오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레비엔(Levien) NYT CEO는 당시 인터뷰에서 “오디오는 우리가 집중해 투자하는 매우 중요한 영역(Audio has been a very big area of focus and investment for us)”이라고 언급했다. 복스 미디어(Vox Media) 역시 2021년 팟캐스트 ‘크리미널 프로덕션(Criminal Productions)’과 ‘카페 스튜디오(Cafe Studios)’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팟캐스트 급성장을 기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애플(Apple), 스포티파이(Spotify)에 이어 세계 1위 숏폼 비디오 공유 서비스 ‘틱톡(TikTok)’의 가세 때문이다. 틱톡은 새로운 음악을 듣기 위한 필수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틱톡에서 인기를 얻은 음악은 빌보드 100과 스포티파이 바이럴 50(Spotify Viral 50)과 같은 차트 상위권에 진입한다. 이제 틱톡은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에 보다 가까워지고 있다.
인사이더(insider)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가 2022년 5월 미국 특허청(US Patent and Trademark Office)에 ‘틱톡 뮤직(TikTok Music)’ 상표권 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고객들이 음악을 듣고 음원, 앨범을 구입하고 공유할 수 있는 모바일앱으로 보인다. 또 바이트댄스의 틱톡 뮤직에는 사용자들이 오디오와 비디오를 라이브 스트리밍 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플레이리스트 표지와 음악, 노래, 앨범에 대한 코멘트를 담은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됐다.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이 허용될 경우 틱톡 뮤직은 사실상 팟캐스트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틱톡 뮤직이 단독 앱으로 시장에 나올 경우 스포티파이, 애플 등과 오디오 스트리밍 시장 및 팟캐스트 분야에서 본격적인 경쟁 관계에 놓일 것으로 예측된다. 10대들이 주로 사용하는 틱톡이 팟캐스트 시장에 들어올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팟캐스트에 대한 수요와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듣는 오디오 콘텐츠는 보통 20분에서 1시간 분량이며 정신 건강이나 피부 관리, 전 남자친구를 자연스럽게 친구로 만드는 법 등이다. 또 애플과 스포티파이는 구독자들이 기존 들었던 팟캐스트를 기반으로 유사한 장르 오디오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 https://www.axios.com/pro/media-deals/2022/03/28/freakonomics-siriusxm
- https://www.axios.com/pro/media-deals/2022/05/24/siriusxm-team-coco-podcasts-150-million?utm_source=newsletter&utm_medium=email&utm_campaign=pro_deals_media_subs&stream=top
- https://www.axios.com/2020/07/22/new-york-times-acquire-serial-produ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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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젊은 세대, 팟캐스트 유료 구독 의지도 높아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증가하는 팟캐스트 인기는 ‘유료 오디오 구독’ 시장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들은 팟캐스트 유료 구독 의지도 높다는 조사 결과가 많기 때문이다. 유고브(YouGov)가 2022년 1월 18일부터 2월 3일까지 미국 18세 이상 성인 1,5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749명이 정기적으로 팟캐스트를 듣는다고 답했다.
팟캐스트 정기 청취자 중 18~34세 세대가 고연령 세대보다 팟캐스트를 유료 구독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18~24세, 25~34세 연령층 응답자들의 거의 40%가 “향후 12개월 내에 팟캐스트를 유료 구독하거나 돈을 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그러나 35~44세(26%)나 45~54세(16%), 55세 이상(12%)은 유료 지불 의사가 낮았다.
그림 3향후 12개월 내 팟캐스트에 돈을 지불할 가능성 여부
출처: 버라이어티
18~24세, 25세~34세 응답자들은 과거에는 고연령 세대와 ‘유료 팟캐스트 구독 의사’가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조사는 향후 1년 이후 조만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료 팟캐스트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 이는 유료 팟캐스트를 통해 새로운 구독 모델을 준비하는 언론사나 미디어 기업들이 젊은 세대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Z세대 등 젊은 세대들은 유료 구독 모델과 디지털 광고 매출을 높이려는 언론사, 미디어들이 집중하고 있는 ‘타깃 연령대’다. 유료 팟캐스트를 들은 고객들은 해당 언론사의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스포티파이와 애플도 팟캐스트 유료 구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2021년 8월 스포티파이는 미국 모든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들에게 팟캐스트를 유료 서비스하는 것을 허용했다. 다시 말해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유료 오디오 콘텐츠(스트리밍)를 제공하게 시스템을 바꿨다는 이야기다. 비슷한 시기 애플 팟캐스트(Apple Podcast)는 인앱 구독을 시작했다.
그림 4팟캐스트에 대한 유료 구독 여부
출처: 버라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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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유료 팟캐스트 정착이 관건
팟캐스트 유료 구독 모델이 단기간에 광고 수익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팟캐스트에서 광고가 아닌 유료 구독 트렌드가 정착된다면 시장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럴 경우 오리지널 팟캐스트 시장도 본격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 때문에 언론 미디어나 콘텐츠 사업자들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팟캐스트 장르와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유고브데이터에 따르면 젊은 시청자들은 트루 크라임(True Crime)과 코미디 장르(Comedy Genre) 팟캐스트를 선호했다. 사건 실화 콘텐츠인 트루 크라임의 경우 18세~24세 연령대 응답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선호하는 장르였다. 25세~34세는 코미디 장르(32%)를 좋아했다.
특히, 코미디 장르와 사건 실화 콘텐츠는 18세 이상 모든 다른 세대에서도 톱5 내에 포함되는 장르였다.
그림 5가장 선호하는 팟캐스트 장르
출처: 버라이어티
한편 뉴스, 시사, 정치 장르 팟캐스트의 콘텐츠 인기도 전 연령층에서 높았다. 뉴스, 시사가 팟캐스트에 적합한 콘텐츠라는 이야기다.
팟캐스트를 둘러싸고 다양한 상품도 나오고 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은 2022년 11월 초 유료 팟캐스트 번들(Bundle, 묶음 상품) NPR+도 내놨다4. 광고가 없는 이 상품은 플래닛 머니+(Planet Money+), 프레쉬 에어+(Fresh Air+) 등, NPR의 인기 팟캐스트 12개로 구성됐다.
NPR+5는 월 8달러, 연간 96달러인데, 구독을 하면 각 지역 NPR에 구독료가 가는 모델이다. 2022년 11월 현재, 제작은 미국 전역 34개 지역 NPR 방송사들이 돌아가면서 맡고 있어 해당 지역 거주자들만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 즉 NPR+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역사 권역에 거주하는 사람들만 서비스를 들을 수 있다.
NPR 오디오 플랫폼 전략 부사장 조엘 수처만(Joel Sucherman)은 니먼랩(NiemanLab)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역 방송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번들을 만들었다.”며 “지역민들이 지역사를 후원하는 방식으로 NPR은 운영된다”고 말했다.
- https://www.niemanlab.org/2022/11/npr-launches-a-paid-podcast-bundle-hoping-to-convert-anational-audience-into-local-donors/
- https://plus.npr.org/
5.1. 젊은 세대에게 팟캐스트란
젊은 세대들은 특정 포맷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뉴스 팟캐스트의 인기가 주는 의미는 크다. 뉴스 팟캐스트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으며 미래 세대에 다가가기 위해선 팟캐스트에 집중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올 수도 있다. 버라이어티6가 지난 2021년 7월 미국 1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지난 주 소비한 엔터테인먼트 포맷’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중복응답), 팟캐스트의 경우 15세~29세 연령대가 가장 소비율(72%)이 높았다. 이 연령대 조사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지난 주 팟캐스트를 들었다고 답했다.
그림 6미디어 믹스 세대 개막
출처: 버라이어티
- https://variety.com/2022/digital/news/us-podcast-ad-revenue-2022-forecast-1235260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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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오디오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유튜브
유튜브도 팟캐스트 시장을 놓치지 않았다. 글로벌 1위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가 팟캐스트 유통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팟캐스트를 듣는 구독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유튜브의 장점을 살린 ‘비디오 팟캐스트’도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의 경우 더 많은 팟캐스트 청취자들을 모으기 위해 전용 페이지를 개설하고 오디오 크리에이터 지원 프로그램도 런칭했다. 스포티파이, 애플 등 다른 스트리밍 플랫폼도 팟캐스트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팟캐스트 시장도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2022년 루미네이트 ‘팟캐스트 360 리포트(Podcast 360 report)’에 따르면 유튜브가 팟캐스트 1위 플랫폼으로 조사됐다. 13세 이상 미국 팟캐스트 청취자의 78%는 유튜브를 통해 팟캐스트를 듣고 즐긴다고 답했다.
유튜브의 인기는 ‘비디오 팟캐스트’의 성장 때문이다. 유튜브의 지배력은 애플과 스포티파이 등 팟캐스트를 강화하고 있는 스트리밍 구독 플랫폼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림 7유튜브 팟캐스트 화면
출처: 유튜브 팟캐스트 서비스 화면 캡처(미국)
응답자의 83%가 듣는 팟캐스트를 선호한다고 했지만, 59%는 보는 팟캐스트를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듣지만 볼 수 있는 유튜브의 영향이다. 두 포맷 모두 이용한다는 응답은 42%였다.
팟캐스트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가격이었다. 3분의 2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가격을 팟캐스트 선택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56%는 이용의 편리함도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구글 검색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팟캐스트를 듣는 통로다.
그동안 유튜브는 팟캐스트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2021년 유튜브는 ‘팟캐스트 페이지’를 따로 만드는 등 팟캐스트 청취자와 진행자, 크리에이터를 끌어 모으고 있다. 유튜브 팟캐스트를 한 곳으로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미국(youtube.com/podcasts)에서만 접속 가능하지만 향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가 팟캐스트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미래 성장성’ 때문이다. 현재 규모 면에서 유튜브에게 팟캐스트는 너무 작은 시장이다. 2021년 유튜브의 모회사 구글은 288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IAC(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 and PricewaterhouseCoopers)에 따르면, 그해 전체 팟캐스트 시장 규모가 10억 달러에 그친다. 하지만 유튜브는 팟캐스트 미래가 매우 밝다고 판단하고 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미국의 월간 팟캐스트 청취자는 매년 30~40% 성장하고 있다.
유튜브에 팟캐스트를 공급하는 사업자들도 늘고 있다. 2022년 8월 23일 미국 공영라디오NPR은 유튜브와 협업해, 20여 편이 넘는 오디오 프로그램을 런칭한다고 밝혔다. NPR의 유명 라디오 팟캐스트 프로그램 ‘NPR Politics’, ‘Up First’ 등을 이제 유튜브를 통해 들을 수 있다.
그림 8유튜브 NPR 팟캐스트
출처: 유튜브
NPR이 유튜브 팟캐스트를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NPR뮤직(NPR Music)은 유명 음악 공연 프로그램 <Tiny Desk Concerts>를 유튜브에서 방송하고 있다. 또 NPR은 NPR오디오(NPR Audio)라는 플랫폼을 통해 오디오북 등 음성 콘텐츠를 유튜브에 계속 공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BTS도 출연한 적이 있으며 2022년 7월 어셔(Usher)의 공연은 1,000만 뷰를 넘기도 했다.
하지만, <Tiny Desk Concerts> 가 영상 기반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NPR의 유튜브 팟캐스트 진출은 의미가 다르다. 라디오 방송사가 유튜브를 영상뿐만 아니라 오디오 콘텐츠 유통 통로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향후 NPR이 유튜브를 청취자들과 만나는 주요 플랫폼으로 육성할 수도 있다.
NPR 부사장은 런칭 성명에서 “우리는 유튜브에서 팟캐스트로 새로운 오디언스를 만나는데 흥분된다”며 “지금까지 없었던 방식으로 우리의 공공 서비스 저널리즘을 검색하고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팟캐스트 이용이 늘어나는 또 다른 이유는 ‘비디오 팟캐스트(Video Podcast)’ 때문이기도 하다. 비디오 팟캐스트는 과거 유행했던 ‘보이는 라디오’의 팟캐스트 버전으로 볼 수 있다. 듣는 팟캐스트지만 진행 팟캐스터와 출연자 등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는 콘셉트인만큼 동영상 유통 플랫폼인 ‘유튜브’에 최적화된 포맷인 셈이다.
또 최근에는 팟캐스트가 제공하는 비디오 퀄러티도 매우 높다. 유튜브는 비디오 팟캐스트를 위한 제작 지원 프로젝트도 가동하고 있다. 유튜브는 최대 30만 달러의 지원금을 비디오팟캐스트(Limited versions of their programs)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보조금은 음성 팟캐스트를 비디오 팟캐스트로 전환하거나 비디오 팟캐스트를 만드는 개인(5만 달러)이나 팟캐스트 네트워크(20~30만 달러)에 지원된다.
팟캐스터들이 비디오 제작을 하기 위해선 스튜디오를 대여(구축)하거나 촬영이나 편집팀을 섭외해야 해 ‘상당한 투자’가 필요할 수도 있다. 동시에 유튜브는 2021년 가을, 카이 축(Kai Chuk)을 팟캐스트 담당 임원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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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크고 넓어지는 팟캐스트 시장
팟캐스트의 인기가 커지면서 애플과 스포티파이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팟캐스트 시장 진출은 팟캐스트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만들고 있다. 애플은 2021년 팟캐스트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170여 개국에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기반 애플팟캐스터들은 전세계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구독 상품’이나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다.
유튜브가 팟캐스트 시장에 본격 뛰어듦에 따라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팟캐스터를 대상으로 하는 인센티브도 늘고 더 편한 청취를 위한 기능도 도입되고 있다.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2022년 3월 트위터에서도 사용자들이 팟캐스트를 쉽게 들을 수 있도록 단축 탭(Podcast Tab)을 개발했었다. 트위터는 팟캐스트와 유사한 라이브오디오 플랫폼인 ‘스페이스(Spaces)’를 런칭했다. 스페이스 라이브 오디오 방송이 끝난 뒤 사용자들은 녹음된 팟캐스트를 들을 수 있다.
팟캐스트는 인도네시아, UAE,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월 18일~2월 4일, 조사 기관 유고브가 미국 18세 이상 성인 1만 8,855명을 대상(1만 768명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3개 아시아 국가에서 향후 12개월 내 팟캐스트 유료 구독 의사가 가장 높았다. 특히, 젊은 층이 많은 인도네시아의 경우 응답자 중 68%가 1년 내 돈을 내고 팟캐스트를 들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팟캐스트 ‘유료 구독’ 의사가 높아진 이유는 애플의 팟캐스트 런칭 때문인것으로 보인다. 2021년 6월 애플은 전 세계 170개국에 팟캐스트 구독 기능을 내놨다. 미국 기반 팟캐스트들은 이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관련 오디오북이나 오리지널 팟캐스트를 만드는 포디모(Podimo)나 루미나리(Luminary)와 같은 팟캐스트 전문 스튜디오들도 애플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유료 구독 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9년 런칭한 루미나리의 경우 처음부터 광고 없는 유료 구독 오디오만 출시했다. 같은 해 런칭한 포디모 역시, 1,000여 편의 오리지널과 단독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연예기획사 CAA는 포디모와 오디오 IP를 개발 중이며, 2021년 11월에는 시리즈B에서 7,800만 달러(1,043억 원)의 투자금을 모으기도 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팟캐스트 유료 구독 의사가 높아 향후 추가 성장도 기대된다. 스포티파이도 2021년 8월부터 미국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만의 유료 구독 상품을 팔 수 있게 허용했다.
그림 9국가별 팟캐스트 청취 빈도
출처: 버라이어티
UAE, 멕시코, 인도 등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다는 답변이 비율이 높은 국가들의 또 다른 특징은 ‘높은 인구 성장률’이다. 멕시코와 인도는 알다시피, 인구 숫자로 세계 10위권 국가들이다.
유튜브가 현재 미국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는 팟캐스트 전용 페이지를 글로벌 마켓으로 확장할 수 있는 명분도 여기에 있다. 트위터 역시, 팟캐스트를 강화할 경우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7.1. 메건 마클, 여성의 전형성 뛰어넘는 팟캐스트 진행
영국 해리 왕자의 부인이자 배우인 메건 마클도 스포티파이에서 오리지널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아치타입스(Archetypes)’라는 이름의 이 팟캐스트는 다양한 여성 프로페셔널들을 인터뷰하는 구성인데 ‘여성 이미지’의 전형성을 파괴하는 스토리텔링이 목표다.
또 게스트와 여과 없는 파격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할 것이라고 메건은 밝혔다. 첫 에피소드는7 은퇴를 선언한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를 다뤘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공개되자마자 빅히트를 쳤다. 미국과 캐나다, 아일랜드, 뉴질랜드, 호주 등에서 방송되자마자 청취율 1위를 기록했다.
메건 마클의 아치타입스는 주간 단위로 공개되고 있으며 마클과 해리 왕자의 스튜디오 ‘아치웰 오디오(Archewell Audio)’와 스포티파이가 지난 2020년 12월 맺은 계약에 따른 첫 번째 프로젝트다. 현재 한국 스포티파이에서는 들을 수 없다. 메건 마클은 오디오 콘텐츠 제작의 프로듀서도 맡는다.
메건 마클은 예고 영상을 통해 “아치타입스는 우리가 여성에 대해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고 언론들이 여성에 대해 어떤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지 파헤칠 것”이라며 “이런 고정관념은 어디에서 오는지, 그리고 우리 삶을 정의하는 데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탐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리밍 콘텐츠 홍보에서 비디오 팟캐스트를 이용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 HBO MAX는 오리지널 신작 드라마 시리즈 ‘피스메이커(PeaceMaker)’를 홍보하면서 루스터 티스(Rooster Teeth)와 함께 비디오를 만들었다. 이용자는 스트리밍 서비스 HBO MAX에서 드라마와 함께 이를 해설하는 비디오 팟캐스트도 들을 수 있다. 오디오 온니 버전은 스포티파이와 애플 팟캐스트 등을 통해 유통됐다.
7.2. 비디오 팟캐스트에 관심 갖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플랫폼
세계 최대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역시, 비디오 팟캐스트 공급을 늘리고 있다. 전세계 크리에이터 축제 2022 비드콘(Vidcon)에서도 자신들이 개발하고 있는 비디오 팟캐스트 포맷을 중요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2022년 4월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들이 비디오 팟캐스트를 만들어 게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제작은 무료 팟캐스트 제작 플랫폼인 ‘앵커(Anchor)’를 이용하며 팟캐스터들은 비디오 팟캐스팅을 통해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외 비디오 유통 플랫폼 유튜브도 오디오 팟캐스트 크리에이터들이 ‘비디오 팟캐스트’를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는 툴을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의 미래가 영상에만 있지 않고 팟캐스트의 미래가 음성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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