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OTT 산업 및 기업별 동향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OTT 시장규모는 7,801억 원, 2021년은 1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 8년간 연평균성장률(CAGR)은 무려 +28%에 달한다. 특히, 2016년부터는 산업 규모 성장률은 더욱 가속화됐는데,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온 2016년 이후 국내 토종 OTT 티빙, 웨이브 등이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OTT 이용률은 2020년 66.3%,2021년 69.5%, 2022년 72.0%로 상승했고, 이용자 중 유료결제 비율도 각각 21.7%, 50.1%, 55.9%로 높아졌다. 현재 인당 평균 5개의 OTT를 사용하며, 매월 결제 대상인 유료 구독형 OTT는 평균 2.7개로 조사됐다. 이렇게 성장하는 모습과는 반대로, 국내 사업자의 대규모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대표 국내 OTT 3사의 2021년 기준 매출액은 약 1조 원 수준이나, 합산 손실은 1천억 원을 넘어간다. 심지어 유일한 흑자 OTT는 넷플릭스로 2020년 이익 88억, 2021년 171억 원을 달성했다.
표 1한국 OTT 시장규모(단위: 십억 원)
* 2021년은 추정치자료: 방송통신위원회
표 2OTT 이용률 현황(단위: %)
자료: 방송통신위원회
국내 압도적인 1위 OTT는 넷플릭스다. 2022년 10월 활성이용자 수는 1,137만 명으로 2위 사업자와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2021년 매출액은 6,317억 원으로 최근 2년간 매년 84%씩 성장했다. 넷플릭스는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독점 오리지널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수급하며 한국 진입을 강화했다. 한국 진입 초기 당시, 봉준호 감독 영화인 <옥자>를 극장 개봉 없이 OTT 독점으로 방영했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파격적인 방영 형태로 전형적인 콘텐츠 시청 방법의 틀을 허물었다.
그 후 2017년 <킹덤>, 2019년 <스위트홈>, 2021년 <오징어 게임> 등 연이은 흥행을 통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러한 흥행 콘텐츠는 하루 아침에 탄생하지 않았다. 사전에 적극적인 투자를 선행했기 때문이다. 동사는 한국 콘텐츠 제작비를 2020년 3천억, 2021년 6천억으로 두 배 늘렸고, 2022년 9천 억~1조 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사의 K-콘텐츠 투자비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첫째로 K-Contents는 input(제작비) 대비 output(트래픽, 글로벌순위), 즉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낮은데, 창출하는 글로벌 트래픽 효과1는 아주 크다. 뿐만 아니라, 유료가입자 순증이 가장 많은 동남아에서 트래픽을 가장 많이 흡수하는 콘텐츠가 K-콘텐츠이며, 셋째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즌제가 도래해 판권 가격도 상승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지막 이유는 넷플릭스의 막대한 제작비 투자규모이다. 넷플릭스의 연간 총 제작비는 20조 원 수준이나, 우리나라에 쓰는 1조 원은 5%에 비중에 불과하다. 설령 금리 인상, 소비 둔화, 경영 악화 등으로 넷플릭스가 전체 제작비를 조절하더라도, 그 안에 K-콘텐츠 에 대한 투자 비중은 절대 줄일 리 없다.
그림 12022년 10월 기준 OTT별 활성이용자 수 비교
출처: 언론보도(연합뉴스, ‘티빙, 시즌 흡수합병 완료 556만 국내 최대 OTT 굳히기’)
그림 2미국 vs. 한국 회당 제작비(단위: 백만 달러)
출처: Statista
- 랜덤한 날짜를 설정해도 전세계 넷플릭스 트래픽 Top10 순위 중 2~3개는 한국 콘텐츠가 장식
표 3넷플릭스 전세계 Top 10
자료: Flixpatrol, 2023/1/11 기준
그림 3글로벌 OTT별 콘텐츠 예산(좌)과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우)
출처: 기업별 IR 자료, 분석 기관 전망치 발췌, 언론보도
그림 4넷플릭스 지역별 유료가입자(좌)와 전분기대비 가입자 순증(우)(단위: 백만 명)
출처: 넷플릭스 실적 발표, 블룸버그, 신한투자증권 정리
다음으로, 2위 사업자인 티빙에 대해서 살펴보자. 티빙은 2020년 10월 주식회사 CJ ENM의 티빙(OTT) 사업부문이 물적 분할돼 설립됐다. 막대한 콘텐츠 투자로 2021년 기준 매출액은 1,315억 원, 영업적자 762억 원으로 대규모 손실이 이어졌으나, 콘텐츠 측면에서는 <유미의 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등으로 제작 역량을 입증했고, 오리지널 예능인 <환승 연애>, <제로섬 게임>의 포맷 수출도 성공시켜 OTT 입지를 구축했다. 2022년 10월 활성 이용자 수는 431만 명으로 경쟁사 웨이브와 비등했으나, 시즌(125만 명)과의 합병으로 국내 OTT 1위에 올라섰다.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통신사이자 IPTV 1위 사업자인 KT와 결합하며 가입자 확보가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티빙의 주주는 CJ ENM 48.9%, SLL중앙 12.8%, 미디어그로쓰캐피탈(KT의 사모펀드)13.54%, 네이버 10.66%, 스튜디오지니 13.5%로 구성된다. CJ와의 협업 이전에도 JTBC와 합작하며 SLL중앙이 주요 주주로 합류했고, 2021년 6월 대규모 웹툰/웹소설 IP를 보유한 네이버의 지분투자를 유치했으며 2022년 6월에는 파라마운트+와 협력 브랜드관을 런칭해 독점 콘텐츠를 유통하며 전반적인 외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트래픽 한계로 2021년 11월 일본, 대만,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 의사를 밝힌 바 있고, 2022년 해외 시장 직접 진출을 포함한 현지 OTT/FAST 플랫폼 등과의 협업을 통한 브랜드관 형태의 진출 전략 검토를 시작했다. 모회사인 CJ ENM이 글로벌 진출 포문을 열어주고 있다. 현재 CJ ENM이 브랜드관을 오픈한 북미 주요 5개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TV) 플랫폼과 애플TV 브랜드관에서 콘텐츠 제공 중이다.
3위 사업자는 웨이브다. 2019년 9월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의 결합으로 탄생했다. 최대 주주는 SK스퀘어 39.3%, 방송3사 합산 20.2%로 구성된다. 동사는 지상파들이 기획한 작품의 제작비 투자를 통해 VOD 유통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유지해 왔고, 현재는 이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 투자 중이다.
표 4OTT별 영업실적(단위: 십억 원)
자료: 전자공지시스템(DART), 기업 실적발표
국내에서 OTT를 운영하는 국산 OTT 중 가입자 기준 1위는 웨이브였으나, 티빙과 시즌의 합병으로 웨이브는 2위 사업자가 되었다. 국내 OTT 시장 1위인 넷플릭스까지 포함하면 3위 사업자이다. 2021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두 배 커졌으나, 영업적자는 2021년 169억 원에서 2022년 558억 원으로 확대됐다.
현재는 HBO의 해외 시리즈를 대량으로 공급하며 결합 중이며 2022년 11월에는 미주 콘텐츠 플랫폼 코코와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북미, 멕시코, 브라질 등 미주 지역 30여개국에 웨이브 콘텐츠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게 됐고, 아마존프라임, 라쿠텐 비키, 로쿠 등 현지 OTT, 케이블TV와의 네트워크 확보는 향후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3OTT의 수익모델 및 밸류체인
OTT의 기본 모델은 월정액 유료 구독 수익 기반이다. 매출액은 유료 구독자(Q) x 구독료(P)으로 인식하고, 매출원가는 대부분 콘텐츠 제작비로 지출한다. 콘텐츠 투자는 크게 세가지로, (종영이 끝난) 구작 구매, 신작 동시방영 방영권 구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수급으로 구분된다.
그림 5OTT 구작(좌), 동시방영(중), 오리지널 콘텐츠 수익모델(우)
출처: 회사별 IR 자료 발췌, 언론보도, 신한투자증권 정리
위와 같은 기본 수익모델 외, 대표 OTT인 넷플릭스가 2022년 12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12개 국가에 중간광고 수익모델을 추가했다. 월 구독료는 절만 이상으로 낮추되 콘텐츠 시청 1시간 당 5분 분량의 중간광고가 삽입되어있다. 중간광고 모델일 경우, 매출액은 중간광고 유료구독자 x 중간광고 구독료와 광고수익을 함께 인식한다.
OTT의 콘텐츠가 소비자한테 도달하기까지의 밸류체인은 간단하다. OTT 사업자가 콘텐츠를 구작 구매, 신작 동시방영 방영권 구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3가지 방법을 통해 수급하고, 자사 OTT 스트리밍 서비스 혹은 제휴된 해외 플랫폼에 유통/배급을 통해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구조다.
5레거시 미디어와 OTT들의 차이점
거스를 수 없는 필연적인 흐름은 콘텐츠 제작비가 구조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청자의 눈높이가 높아질수록 크리에이터(작가/배우/PD) 몸값 상승, CG+VFX 후반 작업 확대, 촬영 스태프 인건비 증가, 해외촬영 확대 등 질적 성장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제작비 상승 추세가 자명한 콘텐츠를 다양한 수익모델(구작 구매, 신작 동시방영권 구매, 오리지널 작품 투자/수급) 중 한가지로 수급 해야 하는 레거시 미디어와 OTT는 명백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이 투자를 통해 벌어들이는 주요 수익원이 레거시 미디어는 ‘광고’인 반면, OTT는 ‘구독 수익’이라는 점이다.
레거시 미디어는 내수 광고주들을 기반으로 한 광고사업을 주 수익원으로 창출한다. 주로 콘텐츠 방영이 시작되기 전 광고, 방영 중 중간광고, 종영 후 광고 수익을 인식하는데, 내수 광고 수익에 국한하기 때문에 TV 광고 성장이 콘텐츠 비용 증가를 따라가지 못한다. 즉, 레거시 미디어 입장에서는 아무리 좋은 편성 시간대라도 특정 콘텐츠를 제작비의 약 40%를 투자해 동시 방영했을 때 벌어들일 수 있는 광고 수익은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투자한 비용대비 광고 수익의 효율, 즉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림 6스튜디오드래곤 회당 제작비(좌)와 국내 TV 광고시장(우)
출처: 스튜디오드래곤, 제일기획
특히 2023년은 더욱 쉽지 않다. 경기 둔화로 경기민감도가 깊은 광고가 침체되면, 광고수익이 주요 수익원인 레거시 미디어들의 콘텐츠 투자여력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넷플릭스의 중간 광고 요금제 도입으로 레거시 미디어의 고객이었던 일부 내수 광고주도 넷플릭스에 뺏길 수 있는 상황이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동시 방영 판매 계약때 투자금을 더 많이 태워주는 해외 채널에 의존하는 경향이 점차 강해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