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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비주얼

Trend ReportOTT 스트리밍 시장의 또 다른 혁신 기회로
주목받는 리번들링(Rebundling) 트렌드

  • 단독 서비스 중심으로 제공되던 OTT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청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유연성을 유지하고 있다.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패키징하며 새로운 번들링의 시대가 다시 본격화될 것인지 주목된다. 아직까지 스트리밍 번들링과 관련해 어떤 방향성이 옳은가에 대한 실증적인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사업자들이 참여하기 시작한 만큼 번들링(Bundling)의 귀환(Return)을 의미하는 ‘리번들링(Rebundling)’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양질의 콘텐츠에 주로 초점을 맞춰져 있던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쟁력 포인트가 저렴한 가격이나 더 다양한 옵션을 내세운 번들링 전략으로 옮겨갈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1들어가며
    미국 OTT 스트리밍(이하 스트리밍) 시장에서 여러 서비스를 묶어 제공하는 일명 번들링(bundling)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케이블 TV와 같은 수준의 본격적인 패키지 전략이라고는 하기는 어렵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번들링의 대대적인 귀환 가능성에 주목하며 “그레이트 리번들링(Great Rebundling)”이라는 용어가 통용되기도 한다. 영화 비평 및 영화 산업 전문 뉴스 매체 인디와이어(IndieWire)의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Netflix)를 제외한 미국의 거의 모든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다양한 유형의 번들링 패키지를 구성했거나 새로운 번들링 옵션을 고려 중이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시청자들이 케이블TV 서비스에 대한 반발과 대안으로 선호했던 스트리밍 서비스가 다시 케이블TV의 유산인 패키지 전략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스트리밍 시장에서 번들링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스트리밍 서비스가 우후죽순 증가한 것과 관련된다. 수많은 플랫폼이 등장하며 시청자의 선택지가 넓어진 만큼 한 서비스가 시청자에게 매력적인 혜택을 제공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히트작을 시청한 후에는 곧바로 서비스를 탈퇴해버리는 최근 시청자들의 행태 역시 변수가 되고 있다. 좋은 콘텐츠만으로 시청자들을 붙들어두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양질의 콘텐츠등에 초점을 맞춰져 있던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쟁력 포인트가 저렴한 가격이나 더 다양한 옵션을 내세운 번들링 전략으로 옮겨가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즉, 구독자 탈퇴의 위험에 맞서고 스트리밍 서비스의 도달 범위를 늘리기 위해서는 서비스 번들링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번들링 전략에 눈을 돌리는 것은 부담이 과하지않은 번들링 서비스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 미디어 시장 관계자들도 스트리밍 번들링에 대한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NBC유니버설(NBCUniversal)의 D2C 및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부문을 이끌고 있는 맷 스트로스(Matt Strauss) 회장은 최근 시장의 동향에 주목하며 “여러 가지 측면에서 스트리밍 시장의 대규모 리번들링(re-bundling)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비디오 기술 전문기업 애틀리에(Ateliere)의 댄 고먼(Dan Goman) CEO는 스트리밍 번들링이 기존 스트리밍 플랫폼에게 효과적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먼 CEO는 스트리밍 기반의 소비자 활동이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가까운 장래에 스트리밍 서비스 간 번들링 외에도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와 스트리밍 서비스의 번들링, 유통업체와 스트리밍 플랫폼이 서비스 결합 같은 다양한 유형의 번들링 파트너십이 더 많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즉, 스트리밍 서비스의 도달 범위를 늘리기 위한 서비스 번들링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성장 정체와 수익성의 위기를 맞은 미국 스트리밍 시장에서 비용 효율적인 노출 방법으로서 번들링이 유행할 가능성이 크고 번들의 조합도 다양화되는 방식으로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이는 스트리밍 시장에서 번들링은 성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며, 그 대가로 지난한 번들링 제휴 협상과 수익성 하락을 감내해야 하는 만큼 사업자들로서는 철저하게 이해득실을 따져 경쟁력 있는 파트너를 선택하는 과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 2번들링의 귀환을 촉진하는 요인들

    2.1.시장 포화와 비용 절감 필요성

    미국 시장에서는 거의 모든 주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면서,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시장의 포화도는 2022년 1월 이미 80%에 달했으며, 특히 2022년 이후에는 서비스 순가입자 수가 눈에 띄게 감소 중이다. 미국 소비자의 55% 이상이 이미 3개 이상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한 상태인 만큼 수 많은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저마다 대규모 구독자 기반을 구축하고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미디어 정보분석 기업 닐슨(Nielsen)의 <State of Play>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에는 미국인의 18%가 현재 4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으며 이는 2019년의 8%에서 급증한 규모이다. 개별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한 구독 방식으로는 수많은 서비스의 난맥상을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여러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후발 플랫폼의 입장에서는 번들링이 불가피한 생존전략이 될 수도 있다.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구독자 기반을 확장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인만큼,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은 번들링 서비스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디어 업계에서 “케이블 카우보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TCI(Tele-Communications)의 존 말론(John Malone) 전 회장 겸 CEO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거나 스트리밍 시장에 늦게 뛰어든 미디어 회사가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Disney+) 같은 거대 스트리밍 플랫폼과 경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작은 회사가 획기적으로 규모를 키울 수는 없는 만큼 일정 수준의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이너 사업자들이 서비스 병합이나 번들링을 통해 시장의 추가적인 통합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비용 절감의 필요성 역시 번들링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유력 파트너와의 번들링 계약이야말로 구독자 확보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지 않을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들이 독자 서비스를 통해 얻게 되는 정식 구독료보다 낮은 수익을 감수하면서 번들링 제휴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미국 스트리밍 시장의 또 다른 화두인 광고 지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도입 추세가 구독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광고 매출 증대를 통해 사용자당 평균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위한 것이라면, 번들링 전략은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2.시청자 행태 변화에 대한 대응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긴축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 미국 스트리밍 시장에서도 구독료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구독료 지출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물가상승의 여파로 구독료가 더 오르고 선택 가능한 스트리밍 서비스 옵션이 확대되면서 구독 취소가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 HBO 맥스(HBO Max), 훌루(Hulu), 넷플릭스는 최근 구독료를 인상한 대표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이지만 그 밖에도 더 많은 서비스가 구독료 인상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TV 리서치 회사인 매지드(Magid)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2019년 이후로 스트리밍 구독 예산을 약 40달러 선에 고정시킨 채 더 이상 늘리지 않고 있다. 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93%가 앞으로 유료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을 더 늘리거나 기존 지출 계획을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다. 사실상 소비자들의 추가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지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외에도 스포티파이(Spotify)와 같은 오디오 앱부터 펠로톤(Peloton)의 홈 피트니스 프로그램이나 비디오 게임에 이르기까지 많은 가정에서 월간 단위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수의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에 가입되어 있는 소비자 중 스트리밍 구독 지출을 줄이는 사례가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상반기 C+R리서치(C+R Research)가 1,000명의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케이블 및 위성 TV를 포함한 영상 구독료로 월평균 219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 행태의 변화도 주목된다. 미국 등 주요국 시장의 영상 미디어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딜로이트(Deloitte)의 2022년 <Digital Media Trends> 연구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들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혜택을 얻으려는 행태가 두드러졌다. 특히 MZ세대는 자신이 관심을 가진 콘텐츠가 고갈되거나 구독 비용이 증가하면 언제든 SVOD 구독을 취소하고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새로운 콘텐츠나 할인 혜택이 있을 때 다시 구독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었다.

    미디어 소비자들의 이러한 특징은 스트리밍 제공업체들이 구독자 유지를 위해 가격 책정 전략과 적절한 보상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강력한 번들 서비스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번들링을 통해 더 많은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수록 구독을 취소하고 서비스를 이탈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비디오 기술 전문기업 애틀리에의 고먼 CEO는 영상 소비자들의 행태를 고려할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가까운 장래에 다양한 유형의 번들링 서비스와 더 많은 파트너십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NBC 케이블(NBC Cable)의 사장을 지내고 현재 엔진 미디어(Engine Media)의 회장으로 재임 중인 톰 로저스(Tom Rogers)는 시청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하나의 큰 구독 서비스일 수 있다며, 케이블TV와 마찬가지로 스트리밍 서비스의 번들링은 반드시 일어날 일이라고 단언했다.

    번들링 전략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이러한 주장은 실제로 주목해야 할 문제는 번들링 도입 여부가 아니라 번들링을 촉진하는 요인들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는 의미를 함축하는 것으로 주목된다.

  • 3주요 트렌드 및 사례

    3.1.주요 트렌드

    이제 막 번들링 논의가 공론화되기 시작한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외부 제휴 대신 자체 리소스를 활용해 서비스를 묶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번들링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컨대 피콕(Peacock)은 모회사인 컴캐스트(Comcast)의 케이블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며, 아마존(Amazon)의 e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 서비스 구독자들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이용할 수 있다. 애플TV+(Apple TV+)는 애플(Apple)의 신규 하드웨어 고객에게 3개월 동안 무료로 제공된다.

    그러나 스트리밍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번들링 전략의 다양한 변형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마존의 경영진은 자사의 프라임 비디오 채널(Prime Video Channels) 플랫폼을 통해 할인된 가격으로 경쟁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묶은 클러스터 패키지를 판매하는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 이미 HBO 맥스와 디스커버리+(Discovery+) 스트리밍 서비스를 결합하기로 결정했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는 경쟁 사업자들과 함께 새로운 번들링 그룹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이다.

    일부 스트리밍 서비스는 소매 유통 등 타업종 사업자의 멤버십 서비스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묶어 제공하는 방식으로 가입자 기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은 유통사업자 월마트(Walmart)의 월마트+(Walmart+) 멤버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파라마운트+(Paramount+)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코스트코 홀세일(Costco Wholesale)와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리밍 시장의 “그레이트 리번들링” 과정에서는 다양한 스트리밍 플랫폼과 콘텐츠를 묶는 크리에이티브 중심의 번들링은 물론 e커머스와 스트리밍 등 서로 다른 유형의 구독 서비스를 결합하는 파트너십 방식의 번들링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아마존과 로쿠(Roku) 그리고 앞으로 등장 가능성이 제기되는 유튜브(YouTube)의 채널 스토어를 중심으로 번들링이 활성화될 확률도 커지는 등 스트리밍 시장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와 함께 다양한 번들링 제안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3.2.주요 사례

    지금까지 미국 스트리밍 시장에서 이루어진 번들링은 대부분 동일한 회사가 소유한 여러 스트리밍 상품을 결합하는 형태로서, 이 경우 경영진이 자체적으로 규칙을 설정하고 자체 기술을 사용해 번들링 서비스를 기획 및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대표적인 사업자로는 디즈니(Disney)를 꼽을 수 있다.

    디즈니(Disney)



    디즈니는 디즈니+, 훌루, ESPN+ 등 자사의 스트리밍 브랜드들을 묶어 할인 가격으로 번들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세 가지 스트리밍 서비스 번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내세워 구독자를 유지하거나 신규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디즈니+, 훌루, ESPN+ 패키지를 훌루 광고 기반 서비스와 함께 월 13.99달러에 제공하는 이 패키지는 세 가지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구독하는 비용과 비교하여 약 40% 할인된 가격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디즈니의 번들링 전략이 주목받는 것은 우선 번들링 대상이 되는 개별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이미 독자적으로도 충분한 경쟁력과 가입자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묶음으로 제공될 경우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소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1구독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디즈니의 번들링 패키지

    그림 1 구독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디즈니의 번들링 패키지출처:Helping Desi (2023.1)

    그러나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앞으로 확장된 번들링 전략을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이는 콘텐츠에 기반을 둔 Disney의 프랜차이즈 비즈니스와 관련되는 부분으로, 예컨대 디즈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리조트, 테마파크, 소비재와 연결할 수 있는 구독 멤버십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도 있다.

    파라마운트+(Paramount+)



    파라마운트+는 자매 서비스인 쇼타임(Showtime)을 번들로 제공하고 있다. 2022년 8월31일에는 해당 번들의 조건을 수정하여 쇼타임의 영상 프로그램들을 파라마운트+ 앱에서 월 7.99달러의 프로모션 가격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구독자를 유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파라마운트+의 번들링 전략 중 시장의 이목을 끈 것은 유통사업자 월마트와의 제휴이다. 파라마운트+와 월마트+의 번들링 제휴 역시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안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파라마운트+가 월마트+와 손잡은 것은 구독자 기반 확대를 위해 가장 적절한 파트너라는 판단 때문이다. 월마트+의 정확한 회원 수는 공개되지 않지만,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600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파라마운드 스트리밍 사업부의 최고 전략 책임자이자 최고 사업 개발 책임자인 제프 슐츠(Jeff Shultz)는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월마트의 영업 기반과 파라마운트의 광범위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결합함으로써 효과적인 파트너십 이루고 시장을 넓힐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타



    미국 스트리밍 시장에서 번들링 논의가 수면으로 떠오르기 전에도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통신 및 하드웨어 제공업체와 적극적으로 제휴해왔다. 예컨대 디즈니+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버라이즌(Verizon)의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에게 6개월 동안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더 수월하게 진입했다. 디스커버리+도 마찬가지였다. 넷플릭스는 T-모바일(T-Mobile) 가입자들에게 번들링 서비스의 일부로 포함되었다.

    이와 함께 스트리밍 번들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적인 애그리게이터 사업자도 부상하고 있으며, 로쿠, 애플, 아마존과 같은 디지털 비디오 유통업체가 확실한 후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애플과 아마존은 자체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번들링 역량으로도 주목되는데, 애플 TV+의 애플 원(Apple One) 번들은 애플 TV+와 함께 음악 서비스, 뉴스, 게임 등 다양하고 매력적인 옵션을 제공한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아마존 프라임 구독 서비스와 번들로 제공된다. 반면,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와 경쟁사의 서비스를 함께 판매해야 하는 것이 다소 난처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차터(Charter), 버라이즌(Verizon) 등 스트리밍 서비스와 거리가 있는 써드파티 사업자들의 역할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4마치며
    이상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스트리밍 시장의 번들링 사례가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은 번들링을 통한 장점이 적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선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경우, 번들링 서비스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즉각적인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여러 플랫폼을 오가며 콘텐츠를 찾아 헤매는 대신 하나의 서비스 플랫폼에 머무르며 영상 시청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합해 구독 해지율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번들링은 상당히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가 HBO 맥스와 디스커버리+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가장 주목하는 것 중 하나가 구독 해지율로서, 번들링을 통해 구독자 기반을 유지할수 있다면 스트리밍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번들링을 통해 여러 서비스를 결합하면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때보다 각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당평균수익(ARPU)이 낮아질 수 있으며, 번들 서비스 간의 인기에 차이가 있을 경우 수익 배분의 균형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모든 주요 미디어 회사들이 시청자 행태를 파악하고 광고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위해 시청 데이터를 소유하기 원하는 만큼 누가 데이터를 관리하고 소유할 것인가를 둘러싼 갈등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번들링이 이루어질 경우 시청자 입장에서는 원치 않는 플랫폼까지 구독해야 하는 난처한 입장에 처할 수도 있다. 이는 대대적인 구독 해지 사태를 불러온 케이블TV의 고질적인 문제와 유사한 것으로서, 일각에서 스트리밍 번들링 전략을 케이블TV 시절로의 회귀라며 우려를 제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리밍 시장에 “그레이트 리번들링” 시대가 도래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번들링 전략이 더 효과적으로 실행되기 위한 조건을 마련하고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플랫폼 번들링의 복잡성 문제와 번들링 전략에 수반되는 수익성 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여러 스트리밍 사업자가 번들링 서비스에 참여하게 되면 각 당사자가 받아야 하는 월 구독료 규모와 배분 방식 및 과금 처리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또한 고객 데이터에 누가 어느 정도 액세스할 것인가부터 광고 판매 수익을 분할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흥정’과 ‘타협’이 요구된다. 번들링의 대가로 수익 규모 감소 등의 위험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번들링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구독자 확보를 위한 프로모션에 나설 경우 요금 할인이 불가피하므로 서비스를 직접 판매하는 경우보다 사용자당 수익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도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저마다의 계획과 사정에 따라 번들링 전략을 추진하게 되는 만큼 수익성 하락을 상쇄할 더 큰 메리트를 발굴하고 더 매력있는 번들링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스트리밍의 “그레이트 리번들링”이 수많은 채널을 고가의 패키지로 묶어 시청자의 부담을 키웠던 케이블TV의 번들링 방식과 달리 시청자에게 최적의 가치를 제공하는 번들링 전략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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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aramount+ To Be Bundled With Walmart+ Subscriptions’, Deadline, 2022.08.15.
    3. ‘Peacock in a Streaming Bundle: No One Desires It’, Snooper-Scope, 202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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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Streaming bundles are forming, but don’t expect a cable TV-like package any time soon’, CNBC, 2022.10.04.
    6. ‘Streaming TV is having an existential crisis, and viewers can tell’’, Washington Post, 2022.09.07.
    7. ‘Streaming’s Battle of the Bundles Era Begins’, Hollywood Reporter, 2022.09.01.
    8. ‘The End of the Netflix-ization of TV and the Beginning of a New Streaming Bundle’, WWD, 2023.01.09.
    9. ‘The TV bundle is back’, Axios, 2022.08.16.
    10. ‘TV’s “Great Rebundling” is not what you think, Tech Hive’, 2022.10.13.
    11. ‘What each streaming service has up its sleeve in 2023’, Tech Crunch, 2023.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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