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는 ‘커넥티드 자동차(Connected Vehicles; CV)’에서 자율주행 자동차(Autonomous Vehicles; AV)1) 전환이 가속되고 있다. ‘커넥티드 자동차’는 자동차와 자동차 간의 통신(Vehicle-to-Vehicle; V2V), 자동차가 도로 교통 등과 연동하는 통신(Vehicle-to-Infrastructure; V2I)을 통한 정보를 기반으로 운전자가 운전하는 것인 반면, 자율주행 자동차는 자동차에 달린 카메라2), 라이더(LiDAR)3), 레이더(RADAR)4), GPS(Global Positioning System)5) 수신기 등 자율주행 센서를 통해서 자동차 스스로 운전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하여 현재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최근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소프트웨어 정의 기반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SDV)’라고도 불린다. 여기서 ‘소프트웨어 정의 기반 자동차’는 자동차에 선탑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위해 정비소 등 지정된 장소에 방문해야 했던 기존 자동차와는 달리, 무선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여 하드웨어의 성능 개선이 가능한 자동차를 의미한다. 스마트폰에서 응용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통해 내장 카메라의 성능이 개선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를 안전하게 달리기 위해서는 고정밀 지도를 기반한 정확한 위치가 표기되어야 하지만, 현재 위치를 표기하는 GPS 신호의 오차 범위는 15-33m로6) 자율주행 자동차의 운행에 관한 신호로 사용하기에는 적정하지 않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국토교통부는 위성기반보정시스템, 즉 SBAS(Satellite Based Augmentation System)의 한국형 사업인 KASS(Korea Augmentation Satellite System), 즉 ‘한국형 정밀 GPS 위치정보 시스템’을 구축하여 서비스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7) KASS 기반의 신호 체계가 완성되면 위치정보의 오차는 1-1.6m 이내로 줄어들기 때문에8) 정확한 위치를 기반하는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이 신호 체계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 글에서는 KASS 신호 체계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 중 자율주행 자동차에 필요한 안전 지도 서비스 구축의 필요성을 해외 사례를 중심으로 간략히 살펴보고, 이후 국내에서의 구축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1. 고정밀 지도 기반 자율주행의 한계
기존에 ‘커넥티드 자동차’에서 활용되던 GPS 기반 고정밀 지도의 경우, 건물의 높이, 인도와 차선의 폭, 전신주의 높이 등이 정밀하게 표시된 지도로 제작되어 운전자에게
제공할 수 있으나, 고정밀 지도를 사용하는 운전자 위치에 관한 정보는 정확하게 표기할 수 없는 문제로 인해 지도상 자동차와 실제 자동차 위치는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그림 1]에서 보는 것과 같이, 실제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의 유지 보수를 위해서 작업한 부분을 차선으로 인식하여 자동차의 정확한 위치를 판단하지 못해 사고 ㈜씨피식스 연구용 차량의 드라이브 레코드(블랙박스) 화면 캡쳐 이미지로 실제 차선 인식 오류로 인한 사고가 발생이 되었다. 로 이어지는 경우(오작동 1), 차선 도색 노후 또는 사고 등으로 차선 도색이 유실된 경우(오작동 2), 폭우 등 기상 환경으로 인해 차선 인식되지 않는 경우(오작동 3)를 정밀지도에 반영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2. 해외 사례
가. 미국
미국은 SBAS 신호 체계 구축이 완료되어 정확한 위치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이에 기반하여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자동차회사인 GMC의 ‘Super Cruise Map’이 있다.
‘Super Cruise Map’의 경우 GMC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시판하는 자동차의 자율주행 센서가 실제 도로를 인식하여 40만 마일(643,737km) 이상의 도로 구간에서
자율주행 레벨 3단계10)에 해당하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그림 2]).11)
나. 스웨덴
스웨덴은 유럽연합이 구축한 SBAS 신호 체계를 활용하여 안전하고 편리한 자율주행 안전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드라이브 스웨덴(Drive Sweden)’12)로젝트를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스웨덴에서 생산하여 시판하는 볼보, 폴스타 등의 차량이 실제 도로를 인식하는 구간에서 자율주행을 제공하기 위한 지도를 제작하고 있으며, 2025년 실제 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13)
1. 도로 환경 데이터 수집
2022년 기준으로 국내 도로의 총길이는 114,314km14)로 지구 둘레(46,250km)의 2.5배에 달하는 매우 긴 거리이며,
관리주체도 중앙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로 나뉘어 있어 국내 도로 전체에 대해 자율주행 안전 지도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자율주행 도로 환경을 측정하는 차량을 운행하고 있으나 이러한 차량 또한 10여대에 머물고 있어 국내 도로 현황을 전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관용차 97,273대(2022년 11월 기준)15)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관용차로 등록되어 있는 차량들은
99.5% 이상이 기본적인 자율주행 센서들이 탑재된 레벨2 이상의 자동차이기 때문에,16)이 차량들이 주행하는 구간의 도로 정보를 수집하게 되면 차선의 보수로 인한 자율주행 오작동 구간,
도색의 노후 등으로 인한 자율주행 오작동 구간, 폭우 등으로 자율주행 오작동이 일어나는 구간 등의 데이터를 다양하고 폭넓게 수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 수집 데이터의 활용
관용차의 자율주행 센서를 활용하여 수집된 데이터는 [그림 3]과 같이 도로의 관리주체가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도로교통정보에 포함시켜 실제 차량 기반의 자율주행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KASS 신호 체계를 활용하면 1차선의 자율주행 성공률, 2차선의 자율주행 성공률 등 동일 도로 구간에서 차선별로 자율주행 성공 여부를 확인하여,
보다 정밀하고 안전한 자율주행 안전 지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한 주행을 위해서는 현재 사용 중인 GPS 신호 체계보다 정밀한 KASS 신호 체계에 기반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은 관련 기관과 산업계가 모두 공감하고 있는 사항이며, 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안전 지도를 제작하여 보급하게 되면 국내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자율주행 안전 지도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신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반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