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 트렌드57호(7+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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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과 신유형 광고

광고의 새로운 씨앗,
메타버스 광고

강신규(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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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글

미디어 기술과 결합해 이용자 참여 혹은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광고들이 대세인 가운데 메타버스 광고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가 가상의 놀이공간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라이브 쇼핑, 가상 매장, 패션쇼, 콘텐츠 제작, 라이브 플래그십 이벤트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광고·마케팅 잠재력을 지닌 새로운 채널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 글에서는 메타버스 광고에 주목해 새로운 광고 미디어로서 메타버스의 특징은 무엇인지, 메타버스 광고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메타버스가 어떤 산업적 가능성을 갖는지 살펴본다.

1. 들어가며

기술은 광고와 만나 광고의 형질을 바꾸고, 전에 없던 광고를 만들어 냄으로써 산업 지형을 확장한다. 특히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의 영향력이 옮아와, 광고 산업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기술 변화와 함께 새롭게 등장하는 광고를 '신유형 광고'라 칭할 수 있다. 물론 신유형 광고라는 말 자체는 새롭다는 의미만 가질 뿐, 그 안에 속하는 광고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속성을 갖는지는 설명해주지 못한다. 미디어 환경과 시대에 따라 신유형 광고의 세부 유형이 계속 바뀔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에는 더 고도화된 기술을 활용한 광고들이 등장 중이다. 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공간 컴퓨팅 등을 접목한 광고들이 미디어·플랫폼·콘텐츠의 경계를 넘나든다. 이에 최근의 신유형 광고는 ① 미디어 기술과 결합해 ② 이용자 참여 혹은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③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광고로 규정할 수 있을 듯하다. 여기에는 어드레서블 TV광고, 미디어 커머스,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 그리고 메타버스 광고 등이 포함된다.1)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이 '메타버스 광고'다. 메타버스(Metaverse)는 단순히 가상의 놀이공간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라이브 쇼핑, 가상매장, 패션쇼, 콘텐츠 제작, 라이브 플래그십 이벤트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광고·마케팅 잠재력을 지닌 채널로 각광받고 있다. 관련해 글로벌 모바일마케팅협회(MMA: Mobile Marketing Association)는 2021년 8월 '메타버스로 입장하라: 가상의 세계, 현실의 가치(Enter the Metaverse: Virtual Worlds, Real Value)'라는 주제의 웨비나에서 메타버스를 새로운 광고·마케팅 '미디어'로 규정한 바 있다.2)

이에 이 글은 대표적인 신유형 광고로 메타버스 광고에 주목하고, 새로운 광고 미디어로서 메타버스의 특징은 무엇인지, 참고할 만한 메타버스 광고 사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메타버스 광고가 어떤 산업적 가능성을 갖는지에 대해 논의하도록 한다.

  • 1) 강신규·이해수(2021) <미디어·광고산업 혁신성장을 위한 신유형광고 진흥방안>.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 2) MMA(2021) The metaverse is the medium. APAC: Culture Group.

2. 새로운 광고 미디어로서의 메타버스

메타버스 광고 이야기에 앞서 메타버스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페이스북의 '메타(Meta Platforms Inc.)'로의 사명 변경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담론이 뜨거웠던 2021년 하반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사회·경제·문화 등에서 메타버스는 빼놓기 어려운 키워드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비교적 최근 일이라고는 하지만, 메타버스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넓은 의미에서 메타버스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 증강현실·가상현실 서비스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었다.3)

하지만 관련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메타버스적 현상과 서비스들이 누적되는 과정에서 점차 더 좁고 명확한 의미로 그것들을 묶어 바라볼 필요가 생겼다. 그럼에도 여전히 개념이 합의되지는 않는 듯하나 기존에 언급된 논의들을 거칠게 종합하자면, 이제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아바타를 통해 접속해 자유롭게 사회·경제·문화적 활동을 하는, 현실세계와는 독립적 혹은 상호보완적 관계를 갖는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그 특징을 정리하자면 아래 표와 같다.4) 5) 6) 7)

표1 메타버스의 특징
구분 특징
구분 가상세계 특징
  • 외적 인터페이스: 현실과는 독립된 가상세계로 연결
  • 공간성: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2D/3D 공간으로, 넓지만 무한하지는 않음
  • 물리적 실체 부재: 메타버스 속 모든 것은 물리적 실체를 갖지 않음
  • 세계관: 가상세계를 구성하는 기본원리. 개방적이며 다른 세계관들과 호환가능성이 높음
  • 법칙+규칙: 시스템에 의해 강제로 지켜질 수밖에 없는것(법칙) +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지키는 것(규칙)
  • 거울세계: 현실에 있는 많은 것들이 메타버스에 존재하며, 거기에는 현실의 논리가 작용하기도 함
구분 사회적 특징
  • 아바타: 새로운 아이덴티티 부여 → 부캐릭터를 가능하게 함
  • 동시접속: 다수의 참여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접속 가능
  • 커뮤니케이션: 아바타 간이나 사물 간 상호작용, 대화, 정보교환 등이 가능
  • 커뮤니티: 사회적 집단을 만들고, 내적 인터페이스(아바타, 홀로그램, 메시지 등)를 통해 가상의 관계성 형성
구분 경제적 특징
  • 상업적 공간: 기업과 개인의 경제적 활동 및 가치 생성이 가능
구분 문화적 특징
  • 행위의 무목적성 혹은 무한대의 목적성: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일을 상상하고 찾고 목표를 설정

출처: 강신규(2020), 이광석(2021. 4. 1.), 박근서(2009), Stephenson(1992/2021) 등을 토대로 구성.

메타버스가 인기를 얻게 된 배경에는 기술의 진보뿐 아니라, 이용자 변화와 미디어 환경의 영향도 자리한다. 미디어와 콘텐츠에서 새로운 경험을 찾으려는 MZ세대는 거부감 없이 메타버스 안에서 활동하고 소통한다. 코로나19(COVID-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일상 대부분의 영역에서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사람들의 활동 무대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가상공간으로 옮겨가게 된 측면도 크다.8) 2000년대 등장했던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구글 라이블리(Google Lively)> 등의 메타버스 서비스는 초기 인기에도 불구하고 지속되지 못했지만, <포트나이트(Fortnite)>, <제페토(Zepeto)> 등과 같은 2020년대 서비스는 상기 요인들로 인해 지속 가능할 확률이 높다.

그림1 시나리오에 따른 메타버스 글로벌 시장 전망
시나리오에 따른 메타버스 글로벌 시장 전망

출처: Statista(2023)

스태티스타(Statista)는 <광고의 미디어 시장 인사이트(Advertising & Media Markets Insights)>에서, 디지털 경제의 많은 부분이 메타버스로 이동할 것이라 전망한다. 전망은 크게 보수적(디지털 경제의 15%가 메타버스로 이동), 중도적(25%), 낙관적(35%) 시나리오로 나눠 볼 수 있는데, 그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메타버스 내 디지털 경제시장은 1,910억에서 4,440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낙관적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했을 때 2030년 기준 매출 측면에서 가장 큰 부문은 광고를 비롯한 전자상거래(2,010억 달러)와 디지털 게임(1,630억 달러)이 될 듯하다. 또, 2030년까지 메타버스 글로벌 이용자는 7억 명에 달하고, 한국의 보급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9)

3. 주목할 만한 메타버스 광고 유형

초기 메타버스 서비스들은 수익성에 집중하기보다는 F2P(Free to Play) 모델, 즉 이용자 기반을 확보한 뒤 유료 아이템을 판매해 매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했다. 하지만 난립하던 서비스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남은 서비스들이 이용자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됨에 따라, 광고·마케팅, 커머스, IP(지식재산권) 활용 등으로까지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는 추세다. 높은 이용자 트래픽은 효과적인 광고·마케팅을 위한 기반이 되며, 가상공간 내라고는 해도 상품이나 브랜드와 관련한 이용자들의 직·간접적인 경험·체험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훌륭한 방법이 된다. 메타버스 내 이벤트뿐 아니라 굿즈 판매, 커머스 연동 등이 보편화되면서, 갈수록 광고·마케팅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주목할 만한 메타버스 광고 유형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3-1.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현실세계에서 정식 판매되는 상품을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재현해 가상세계 속 아바타가 활용할 수 있게끔 판매·제공하는 광고·마케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제페토'는 구찌를 비롯해 나이키, 푸마, MLB, DKNY, 키르시 등의 패션 브랜드들과 콜라보레이션 숍을 운영해왔다. 제페토 이용자들은 이들 패션 브랜드숍에서 가상코인인 젬(GEM)을 모아 옷, 신발, 액세서리 등을 구입해 아바타에게 입힐 수 있다.

메타버스 서비스의 주된 이용자가 구매력이 낮은 10대들이긴 하나, 기업들은 단기적 수익성보다는 미래 이용자 확보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 취지에서 메타버스 서비스와 협업하고 있다. 브랜드나 상품 노출, 정보 제공뿐 아니라, 시스템-이용자 간 상호작용이 활발히 이뤄지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잠재 이용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장기적으로 다양한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이다.10)

그림2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Zepeto'와 구찌, 현대자동차의 협업
'Zepeto'와 구찌 이미지
출처: 구찌 홈페이지
'Zepeto'와 현대자동차의 협업 이미지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뉴스룸

3-2. 디스플레이 광고

가상 건축·구조물 등에 브랜드나 상품을 노출, 가상환경과 조화로운 형태의 광고 공간을 운영하는 형태다. 현실에서 옥외광고판이나 디지털 사이니지에 광고를 하듯, 가상공간 내 구현된 옥외광고판에도 브랜드나 상품을 내거는 것이다. e스포츠에서는 비교적 오래전부터 디스플레이 광고가 있어왔다. 대표적으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는 '소환사의 협곡' 맵에 모듈식 배너를 설치, 파트너십을 맺은 다양한 브랜드를 노출해왔다. 이 배너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경기에 임하는 프로게이머들 화면에서는 보이지 않고, 시청자들이 보는 중계 화면에만 노출돼 경기력에는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했다. 디스플레이 광고는 단순 노출에서 점차 상호작용과 즉시 구매까지 가능하도록 설계·구축되는 추세다.11)

그림3 디스플레이 광고: <리그 오브 레전드>의 '소환사의 협곡' 맵에 설치된 배너
디스플레이 광고: <리그 오브 레전드>의 '소환사의 협곡' 맵에 설치된 배너 이미지

출처: 라이엇게임즈(2020)

3-3. 마켓 플레이스

말 그대로 가상세계에서 운영되는 마켓 플레이스를 말한다. 현실세계와 마찬가지로 그 안에서 판촉-체험-구매 과정이 원스톱으로 이루어진다. 'Meta'로 사명을 변경한 페이스북이 본격적인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고, 그 일환으로 개발한 메타버스 공간 <호라이즌(Horizon)>에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활용한 디지털 상품을 거래하는 '호라이즌 마켓 플레이스'를 연 것이 대표 사례다. 이용자는 호라이즌 안에서 제공되는 제작 툴을 통해 직접 소품을 제작할 수 있고,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 제작한 소품을 거래할 수 있다.12)

그림4 마켓 플레이스: 메타 <호라이즌>의 '호라이즌 마켓 플레이스'
마켓 플레이스: 메타 <호라이즌>의 '호라이즌 마켓 플레이스'

출처: 메타(2021)

3-4. 브랜드 채널

마켓 플레이스가 가상세계 속 가상 마켓이라면, 브랜드 채널은 가상세계에 현실 속 브랜드가 전용 스토어를 여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브랜드 채널은 단순 전시를 넘어, 브랜드 홍보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TV 홈쇼핑이나 e커머스의 정규 프로그램, 인플루언서들의 상품 후기 영상을 비롯해, 상품·브랜드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채널에 접속한 이용자 아바타들과 쌍방향 소통을 할 수도 있다.

브랜드 채널이 흔하게 발견되는 대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는 신한은행의 '시나몬(Shinamon)'이다. 2022년 3월에는 GS25가 시나몬에 입점, 실제 소비까지 가능한 최초의 메타버스 편의점이 되었다. 현실의 GS25 점포에서 잘 팔리는 상품을 가상 매대에 진열하고, 아바타가 상품에 접촉하면 기프티콘 판매처가 연동돼 구매하는 방식을 취했다.13) 같은 방식으로 12월에는 종근당건강 헬스케어존이 시나몬에 오픈되기도 했다. 여러 브랜드 채널 도입에 힘입어 2023년 4월 시나몬의 가입자 수는 10만 명을 돌파했다.

그림5 브랜드 채널: 신한은행 메타버스 서비스에 입점한 GS25
브랜드 채널: 신한은행 메타버스 서비스에 입점한 GS25 이미지

출처: GS25(2022)

3-5. 가상 이벤트

특히 코로나19 기간 제한·금지되었던 대규모 이벤트들이 메타버스에서 열리기도 했다. 2020년 4월 래퍼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이 <포트나이트>의 소셜 공간 '파티 로열'에서 아바타 공연을 진행해 큰 성공을 거둔 것은 너무도 유명한 사례다. 사흘간 5번 열린 이 공연에는 무려 2,770만 명이 참여했으며, 가장 관객이 많이 몰릴 때는 1,230만 명이 동시 접속하기도 했다. 수익은 2,000여 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14)

공연만이 아니라 각종 미팅, 채용 설명회, 입학식 등과 같은 여러 이벤트도 메타버스에서 개최 가능하다. 가령 순천향대학교는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서 2021년 가상 입학식을 열어 화제가 됐다. 2022년에는 메타버스 캠퍼스를 구축해, 일회성 행사만이 아니라 동아리·소모임 활동, 학생 상담과 같은 커뮤니티·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15) 고려대학교도 메타버스 캠퍼스 개교에 동참했다. 이러한 가상 이벤트는 현실세계와 연계된 커머스, 전시, 콘서트 등을 통해 새로운 경험 제공 및 수익 창출로도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6 가상 이벤트: SKT '이프랜드' 내 고려대학교 캠퍼스
SKT '이프랜드' 내 고려대학교 캠퍼스 이미지(1)
SKT '이프랜드' 내 고려대학교 캠퍼스 이미지(2)
SKT '이프랜드' 내 고려대학교 캠퍼스 이미지(1)
SKT '이프랜드' 내 고려대학교 캠퍼스 이미지(2)

출처: SK open API

3-6. 디지털 휴먼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은 인간의 모습을 띠고 인간과 유사한 행동을 하는 가상인간을 의미한다. 초기에는 사이버 가수 아담(1990년대 후반)이나 보컬로이드(Vocaloid) 시유(2012년)처럼 다분히 조악한 형상을 지녔다가, 갈수록 고도화되는 컴퓨터 그래픽(CG) 기술을 통해 이제는 실제 인간의 외모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극사실적인 형상 구현이 가능해졌다. 디지털 휴먼은 온라인 활동에 기반해 이용자에게 직·간접적으로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디지털 휴먼은 형상, 역할, 활동 영역 등에 따라, 유튜버 역할을 하는 가상의 캐릭터 '브이튜버(VTuber)', 소셜 미디어상에서 트렌드를 선도하고 의제를 설정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 화려한 노래와 춤 등을 선보이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약하는 '버추얼 아티스트(Virtual Artist)'로 구분된다. 세 유형으로 나누기는 했지만, 각 유형이 완전히 배타적으로 구분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키즈나 아이(キズナアイ)는 브이튜버지만, 각종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이벤트들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버추얼 인플루언서, 앨범을 내고 활동한다는 점에서 버추얼 아티스트 같은 특징도 갖는다. 갈수록 디지털 휴먼의 역할이나 활동 영역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이는 디지털 휴먼이 종합적인 스타나 셀러브리티로서 지위를 획득하게 됨을 시사한다.

활동 방식에 따라 독립 디지털 휴먼과 브랜드 전속 디지털 휴먼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싸이더스 스튜디오 X가 선보였지만 다양한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는 국내 첫 버추얼 인플루언서 '(오)로지'가 독립 디지털 휴먼이라면, LG에서 자체 개발한 김래아는 브랜드 전속 디지털 휴먼이라 할 수 있다. 전자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인지도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이미지 중첩이나 빠른 이미지 소비 등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후자는 특정 브랜드에서 원하는 이미지를 덧입히기 수월하나, 전자에 비해 높은 인지도와 다양한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16)

그림7 독립 디지털 휴먼 로지(좌)와 브랜드 전속 디지털 휴먼 김래아(우)
독립 디지털 휴먼 로지 이미지
출처: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 공식 인스타그램
브랜드 전속 디지털 휴먼 김래아 이미지
출처: 버추얼 인플루언서 김래아 공식 인스타그램

4. 메타버스 광고가 갖는 가능성

메타버스 광고가 갖는 가능성을 꼽아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광고주로 하여금 이용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펼칠 수 있게 한다. 광고주는 기존 광고에 메타버스적 요소를 삽입해 변화를 줄 수도, 완전히 새로운 메타버스 광고를 제작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어떤 광고주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자사가 좀 더 유행에 민감하고 기술 친화적임을 보여줄 수 있다.

둘째, 지식재산권(IP) 활용 범위가 매우 넓고 유연하다. 신기술 탑재를 통해 전에 없던 IP 활용이 가능해지고, 타 분야 IP 사업자들과의 제휴·협력을 통해 광고 분야를 확장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기존 IP를 메타버스 내에서 새롭게 제시하고, 디지털 휴먼을 통해 더 강한 설득력을 갖는 광고·마케팅 활동을 꾀하며, 가상 이벤트 참여에 기반한 다양한 제휴 및 부가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셋째, 메타버스 광고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혹은 가상과 현실을 자유롭게 오가며 더 쉽고 다양한 형태로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이용자들에게 전에 없던 즐거움을 준다. 메타버스 광고는 그 자체로 이슈가 됨은 물론이고, 정보통신기술과의 조화를 통해 이용자로 하여금 더 깊은 몰입감을 주기에도 유리하며, 차세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줄 수 있다.

5. 나가며

메타버스 안에서는 콘텐츠-광고-커머스 간 경계가 허물어진다.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고 형식 면에서도 자유로운 편인 메타버스 광고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광고주, 창작·제작자, 광고회사, 매체사에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더욱이 많은 광고 주체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용자와 직접적인 접점을 형성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메타버스 광고가 광고의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광고 시장 전체에 적지 않은 활력을 줄 가능성도 높다.

이제 광고는 직접적인 판매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브랜드·상품과 관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이 동반되고, 이용자가 광고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관계 중심 활동으로 변화하고 있다. 때문에 이용자의 소비 여정에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경험·체험 단계를 추가함으로써 잠재 이용자를 확보하거나 관여도 높은 이용자를 선별·관리하려는 광고주와 미디어·플랫폼의 니즈도 갈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런 흐름 한가운데 위치한 것이 메타버스 광고다. 당분간 메타버스 광고에 관심을 갖고 그 변화 양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