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 트렌드57호(7+8월)

1. 들어가며

코로나19를 시작으로 가입자를 크게 늘린 OTT 업계는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을 맞자 가입자 증가 정체를 겪게 되었다. 코로나19 위험이 줄어들면서 사람들이 옥외 활동을 늘리게 되었고 OTT 시청 시간이 줄어들게 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시작과 함께 늘어난 OTT 수요는 미래의 잠재적인 수요를 끌어온 것이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그 수요도 줄어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코로나19 이후에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한 것도 OTT 가입자들로 하여금 신규 가입을 주저하게 하거나, 기존의 가입을 해지하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Netflix 전 세계 가입자 수는 2022년 1분기 약 20만 명, 2분기에는 97만 명 감소하였다. 이것은 2011년 10월부터 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이래로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었다. 가입자 감소 원인은 앞에서 열거한 이유 외에도 Disney+, HBO Max, Amazon Prime Video 등 타 OTT 서비스와의 경쟁 심화와 2022년 초 북미, 영국 등 주요 시장에서 서비스 가격을 인상한 것,¹⁾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것도 원인이 되었다(BBC, 2022).²⁾

이처럼 가입자가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Netflix는 가입자 확보와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하고, 기존에 무료로 허용하였던 가족 외 사람들(같은 집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계정 공유를 유료화하기 시작하였다. Netflix의 이와 같은 정책 변경에 대해 초기에는 그 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었지만, 자체적으로는 가입자 증가와 수익 개선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3. 국내 미디어 산업에 미치게 될 영향

Netflix의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는 2022년 11월에 국내에도 월 5,500원 요금으로 서비스되었다.⁹⁾ 현재까지 국내에서 이 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 수는 공개된 바가 없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3~5년 안에 Netflix의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 가입자가 약 203만~281만 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되었으며, Netflix가 이로 인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광고 매출 규모는 연간 최소 2,687억 원에서 최대 3,71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었다(변상규·강신규, 2023). 2022년 Netflix의 국내 매출액이 7,733억 원이었으므로, 이 예측이 맞게 된다면 Netflix가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액에서 광고 매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Netflix의 광고형 요금제 시도가 국내 OTT 사업자들에게도 확대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가입자 수와 콘텐츠 측면에서 아직 Netflix에 경쟁 열위에 있는 국내 OTT 서비스가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광고에 반감이 많은 국내 이용자들에게 반감을 살 우려가 있고 광고영업을 하기에 가입자 기반이 적기 때문에 국내 OTT 서비스들은 광고형 요금제 도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Netflix의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 도입은 국내 광고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기존 방송 광고 혹은 디지털 광고에 광고를 집행한 광고주 중 일부가 Netflix 광고로 옮겨갈 수 있다. 이용자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능이 우수한 Netflix가 콘텐츠 장르, 국가, 인기 콘텐츠(Top 10) 등 정보를 활용하여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려고 하고 있으며(Business Insider, 2022; Digital Remedy, 2023), OTT에는 지상파방송 채널 또는 유료방송 채널(PP) 보다 더 낮은 수준의 광고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광고주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 있다. 따라서 이 요금제는 가입자가 증가할 경우 향후 국내 방송광고 시장을 일정 부분 잠식할 우려가 있다.

계정 공유 유료화는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으나 머지않아 국내에도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¹⁰⁾ KISDI에서 유료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전국의 만 20~59세 1,5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계정 공유를 유료화하면 본인 명의 Netflix 계정을 타인에게 공유하는 이용자의 42.5%가 이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으며, 33.3%는 서비스는 계속 이용하지만, 계정 공유는 중단하겠다고 응답하였다. 추가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응답은 24.2%에 불과했다(강준석, 2022).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20~50대 Netflix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Netflix의 계정 공유 유료화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은 전체 응답자의 72.7%였으며,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은 4.9%에 그쳤다(양정애, 2023). 응답자 중에 비동거인이 공유해준 계정으로 Netflix를 이용하거나 계정 공유를 목적으로 구독료를 분담하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은 27.5%였으며, 이 중 62.9%는 계정 공유를 유료화할 경우 Netflix 이용을 끊겠다고 응답하였다. 당연한 얘기지만 Netflix의 계정 공유 유료화에 대해 국내 OTT 이용자들은 상당수가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만으로 Netflix가 한국에서 계정 공유를 유료화할 경우 많은 이용자가 서비스 해지를 하여 수익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설문조사 결과가 실제 이용자들의 서비스 이용 행태에 그대로 반영될지 확신하기 어렵고, 무엇보다도 Netflix의 수익이 개선되는 것과 악화되는 것의 여부는, Netflix가 추가 이용자별로 부과할 요금 인상분의 크기와 그로 인해 가입을 해지 또는 신규 가입할 이용자의 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Netflix 서비스 가격 변화에 대해 우리나라 이용자들의 수요가 얼마나 탄력적일지가 계정 공유 유료화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가입을 해지하거나 이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이용자들이 대안으로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4. 마치며

코로나19 이후 가입자 증가 정체를 겪었던 Netflix는 신규 가입자를 늘리고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 광고형 요금제 도입과 계정 공유 유료화 등 요금 정책에 변화를 주었다. 수익의 개선을 위해 이용자들의 반발을 부를 수 있는 광고형 요금제와 계정 공유 이용자에 대한 요금 부과라는 정책들을 비슷한 시기에 도입한 것은 어쩌면 실험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모든 국가에 이러한 정책이 도입된 것은 아니지만 Netflix는 현재까지는 자신들이 의도했던 성과, 즉 가입자 증가와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Netflix의 실험적인 요금 정책 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경우, 국내 OTT 기업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만약 국내 OTT 기업들이 이용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광고형 요금제 또는 계정 공유 유료화와 같은 정책을 Netflix와 유사하게 실시할 경우에 단기적으로라도 이용자 감소를 감내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요금 정책 변경을 시작한지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이로 인한 Netflix의 실적 변화와 향후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