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 트렌드57호(7+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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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리포트

영화 분야 크라우드펀딩 현황과
콘텐츠 자금 조달 방식의 진화

유은혜(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방송미디어기획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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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글

2016년, 국내 최초로 도입된 크라우드 펀딩은 디지털 전환기를 지나며 진화하고 있다. 지난 6월 제정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추진 등 정부는 디지털 자산 유통 및 발행을 위한 초석을 공고히 다져가고 있다. 더욱이 작년에 금융권을 뜨겁게 달군 조각 투자뿐 아니라 토큰 증권 발행 등 신종 거래 형태가 올 초부터 순차적으로 제도권에 편입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진화하는 투자 형태가 미디어 콘텐츠 분야 가치 사슬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 들어가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의 저작권료가 내 손에! 매달 입금되니까 좋니?'

유명 가수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뮤직카우'는 2017년 출시된 서비스로 2023년 2월 기준 누적 회원 수 약 120만 명, 거래 규모 약 4,000억 원, 누적 투자 유치 금액 약 1,500억 원을 달성했다. 이처럼 '뮤직카우'가 도입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조각 투자'라는 이름으로 소액 투자자들에게 각광받으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1) 하지만 신종 투자 형태인 까닭에 금융 당국은 지난해 4월 '조각 투자'에 대한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2)

그림1 뮤직카우 광고
뮤직카우 광고 이미지

출처: 뮤직카우 공식 인스타그램

논란의 중심이 됐던 '조각 투자'는 과연 무엇일까? 후술할 예정이나, '조각 투자'는 2인 이상 투자자가 실물, 그 밖에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를 분할한 청구권에 투자하거나 거래하는 신종 투자 형태로 정의된다. 이 '조각 투자'는 지난해 4월 말 금융위원회가 발 빠르게 '조각 투자 가이드라인' 등을 발표하면서, 마침내 새로운 투자 형태로 제도권에 편입되게 되었다.

2. 정부의 움직임과 방송미디어 시장 현황

최근 몇 년 사이 조각 투자, 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한 토큰증권 발행 등이 활발한 움직임을 띠고 있다. 특히 국회 입법 예정인 '디지털자산기본법'뿐 아니라, 올해 2월 정부에서 발표한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정부는 시장 변화와 흐름에 발맞추어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이 신종 투자 형태를 제도권에 편입하려는 노력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5년 7월 초,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일명, 크라우드 펀딩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이후 2016년 1월 25일부터 크라우드펀딩 중개를 수행하는 ①'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 신설, ②크라우드 펀딩 증권 모집시 증권신고서 제출 면제, ③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을 주요 골자로 한 '크라우드 펀딩법'이 시행되었다.

그림2 크라우드 펀딩 개념 및 개념도
크라우드 펀딩 개념 및 개념도 이미지

출처 : 금융위원회 보도자료(2015). 크라우드 펀딩법 국회 본회의 통과

시행 이전부터 정부는 일반인뿐 아니라 기업 대상 순회 설명회를 시행했고, 그 후에도 크라우드 펀딩 100일 간담회('16.5월), 6개월 간담회('16.7월) 등 현장 간담회를 통해 시행 성과와 보완 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했다.

그렇다면, 현재 '조각 투자 가이드라인 발표('22.4월)', '토큰증권 발행 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 마련('23.2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23.6월) 및 시행('24.7월 예상)',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추진' 등으로 종합되는 정부의 움직임이 과연 방송미디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현재 방송미디어 시장은 디지털 기술의 진화와 미디어 이용 행태의 변화로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와의 경쟁 심화로 콘텐츠 제작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지속적인 성장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방증하듯, 과기정통부도 지난 6월 15일 금융·산업계와 손잡고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산업에 자금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약 5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과 함께 어려움에 직면한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활력 제고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새롭게 등장한 조각 투자, 토큰증권 발행 등의 투자 형태가 과연 제작비 조달이 어려운 콘텐츠 기업의 자금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의 개념과 종류, 영화 분야 크라우드 펀딩의 사례와 신종 투자 형태인 조각 투자, 토큰증권 발행 체계 순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3. 크라우드 펀딩(Crowd-Funding)

크라우드 펀딩은 전술한 바와 같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이 온라인 펀딩 업체를 통해 다수 투자자에게서 십시일반으로 사업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자금 모집 및 보상 방식에 따라 증권형, 대출형, 후원형, 기부형 네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①'증권형'은 주식과 채권 형태로 자금을 모집하며, 투자자는 배당금 등 투자 수익을 배분받는다. 주로 창업·벤처기업에서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한다. 다음으로 ②'대출형'은 대부를 통해 자금을 모집하며, 투자자는 원리금을 받는다. 주로 개인이나 법인에서 활용하는 방식이다. ③'후원형'의 경우는 제품 판매 등으로 자금을 모집하며, 공연 티켓이나 캐릭터 상품 등 비금전적 보상을 받으며, 마지막 ④'기부형'은 별다른 보상 없이 자금을 기부하는 형태이다. 후원형과 기부형은 주로 문화, 복지, 아이디어 상품 분야 등에서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한다.

표1 크라우드 펀딩 유형에 따른 비교
구분 자금모집 방식 보상형태 투자처 비고
구분 증권형 자금모집 방식 주식·채권 보상형태 투자수익 배분(배당금 등) 투자처 창업·벤처기업 비고 수익형
구분 대출형 자금모집 방식 대부 보상형태 원리금 상환 투자처 개인·법인
구분 후원형 자금모집 방식 제품구매 등 보상형태 비금전적 보상(리워드) 투자처 문화, 복지, 아이디어상품 등 비고 비수익형
구분 기부형 자금모집 방식 기부 보상형태 무상

출처 : 금융위원회(2020). 창업·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크라우드펀딩 발전방안

네 가지 크라우드 펀딩 형태 중 '증권형'은 자본시장법을 준수해야 하며, '대출형'의 경우에는 2019년 11월 제정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P2P법)을 따라야 하는데 이 법은 2020년 8월 27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최초로 제도권에 편입됐던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과 관련하여, 자본시장법 주요 개정 경과를 살펴보면 ①'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 조항 신설(2016년), ②크라우드 펀딩 일반 투자자 투자 한도 확대 등 참여 확대 방안 마련(~2018년), ③각종 규제 완화뿐 아니라 투자자 보호 방안도 함께 마련(~2019년) 되었으며, ④2021년 이후에는 투자자 보호 조치가 더 강화되었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발행 규모는 2016년 166억 원에서 2019년 390억 원이 돼 2배 이상으로 증가했으나 이후에는 코로나19,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발행 건수도 비슷한 양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3 2016~2022년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발행 실적 추이
2016~2022년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발행 실적 추이 그래프

출처 : 자본시장연구원

3-1. 국내 최초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영화

2016년,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제작비 펀딩을 진행하였는데 7거래일 만에 267명이 투자하여 목표 모집액 5억 원을 초과달성했다. 이 펀딩은 영화 <연평해전>, <귀향> 등 기존에 추진했던 기부(후원)형(표2 참고) 크라우드 펀딩과는 달리, 수익을 목표로 한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유형으로 진행된 최초의 영화이다.

표2 <참고> 기부(후원형) 크라우드 펀딩 영화 예시
영화명 개봉 시기 내용 펀딩 금액 손익분기점 관객 수 누적 관객 수
영화명 연평해전3) 개봉 시기 2015년 6월 내용
  • 2002년 연평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제2연평해전' 소재
  • 제작비 조달 등 문제로 7년간 완성 어려웠음
  •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으로 후원(6만 명 참여)
펀딩 금액 20억 원
(순제작비의 1/3)
손익분기점 관객 수 300만 명 누적 관객 수 604만 명
영화명 귀향4) 개봉 시기 2016년 2월 내용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토대로 제작
  • 기획부터 제작까지 14년 소요
  • 문자, ARS 등을 통한 후원(7만 5천여 명 참여)
펀딩 금액 12억 원
(순제작비의 50%↑)
손익분기점 관객 수 60만 명 누적 관객 수 358만 명

발행된 증권은 '이익참가부사채'로, 목표 관객 수 500만 명 초과 시 수익이 나는 구조이다. 500만 명에서 매 10만 명 초과 시 수익률이 1% 증가하여 천만 관객 달성 시 최대 54.6%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다. 해당 영화는 관객 수가 705만에 이르러, 투자자는 원금과 함께 25.6%의 수익을 챙겨갔다.

해당 펀딩은 국내 첫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점 외에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되고 있는데, 영화, 뮤지컬 등 콘텐츠 크라우드 펀딩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어 크라우드 펀딩에 적합한 분야로 인정받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까닭에, 해당 펀딩 이후 기업은행에서는 문화 콘텐츠 분야 크라우드 펀딩 촉진을 위해 100억 원 규모의 '크라우드 펀딩 마중물 펀드'를 조성하여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그림4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표3 <인천상륙작전> 펀딩 수익률과 수익금 영화 인천상륙작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투자자 수익금 주요 사례
관객 수 수익률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50만 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100만 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200만 원
관객 수 500만 1명~510만 명 수익률 5.6%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50만 원 2만 8,000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100만 원 5만 6,000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200만 원 11만 2,000원
관객 수 600만 1명~610만 명 수익률 15.6%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50만 원 7만 8,000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100만 원 15만 6,000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200만 원 31만 2,000원
관객 수 700만 1명~710만 명 수익률 25.6%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50만 원 12만 8,000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100만 원 25만 6,000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200만 원 51만 2,000원
관객 수 800만 1명~810만 명 수익률 35.6%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50만 원 17만 8,000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100만 원 35만 6,000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200만 원 71만 2,000원
관객 수 900만 1명~910만 명 수익률 45.6%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50만 원 22만 8,000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100만 원 45만 6,000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200만 원 91만 2,000원
관객 수 990만 1명~1,000만 명 수익률 54.6%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50만 원 27만 3,000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100만 원 54만 6,000원 투자원금에 따른 수익금 200만 원 109만 2,000원

* 관객 수가 천만 명 이상일 경우에도 투자수익률은 최대 54.6%로 고정, 법인세 등 차감 전 기준. 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자료: IBK투자증권

3-2. 영화 분야 크라우드 펀딩의 대중화

영화 분야에 크라우드 펀딩 투자가 대중화된 시점은 2017년 무렵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은 개봉 전에 수입 영화 최초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었는데 목표액 1억 5,000만 원이 청약 개시 1시간 만에 마감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당시 <너의 이름은>은 일본·대만·중국 등 아시아 5개국에서 상영돼 흥행에 성공했는데, 이러한 점이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징적인 것 중 하나로, 통상의 펀딩은 영화 제작 전에 이루어지지만 이 영화는 제작 이후에 진행되어 배급 및 마케팅 비용으로 활용됐다는 점이다. 최종적으로 <너의 이름은>은 관객 수 300만 명을 넘겨, 펀딩에 참여한 152명의 투자자는 투자액의 40%를 수익으로 배분받았다.

그림5 <너의 이름은> 포스터
<너의 이름은> 포스터 이미지

출처: KMDb

그림6 <너의 이름은> 크라우드 펀딩 수익률
<너의 이름은> 크라우드 펀딩 수익률 그래프

출처: 중앙일보

3-3. 코로나 시기의 영화 크라우드 펀딩

2020년에는 송중기, 김태리 주연 영화 <승리호>의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이루어진 <승리호> 크라우드 펀딩은 하루 만에 1억 원이 넘게 모였지만, 총 제작비 240억 원 투입과 손익분기점 관객 수 약 580만 명 등 손익 구조에 대한 불안감으로5) 모집 기간을 일주일 더 연장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 금액 3억 원의 약 70%인 2억 2,000만 원에 펀딩이 종료되었다. 목표액의 80%에 도달하지 못했기에, 자본시장법 관련 조항에 따라 투자자들이 펀딩한 금액은 전액 환불 처리되었다.

그림7 영화 <승리호> 포스터
영화 <승리호> 포스터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표4 관람객 수에 따른 투자 손익률
관람객 수 최종 투자자 손익률
(만기 기준)
관람객 수 최종 투자자 손익률
(만기 기준)
관람객 수 0명 최종 투자자 손익률(만기 기준) -100% 관람객 수 500만 명 최종 투자자 손익률(만기 기준) -11.3%
관람객 수 100만 명 최종 투자자 손익률(만기 기준) -75.4% 관람객 수 580만 명 최종 투자자 손익률(만기 기준) 0.7%
관람객 수 200만 명 최종 투자자 손익률(만기 기준) -59.4% 관람객 수 600만 명 최종 투자자 손익률(만기 기준) 2.3%
관람객 수 300만 명 최종 투자자 손익률(만기 기준) -43.4% 관람객 수 700만 명 최종 투자자 손익률(만기 기준) 10.3%
관람객 수 400만 명 최종 투자자 손익률(만기 기준) -27.4% 관람객 수 800만 명 최종 투자자 손익률(만기 기준) 18.3%

출처 : 게임톡(주)

반면, 2022년 6월 진행된 <범죄도시3> 펀딩은 투자 모집을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975명의 투자자가 13억 원을 투자했다. 당초 목표액은 5억 원이었으나, 투자자들이 몰려서 2배 증액한 10억 원을 최종 목표 금액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올해 5월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는 개봉 8일 만인 6월 7일 기준 누적 관객 수 626만 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손익분기점 극장 관객 수 180만 명의 3배를 넘기는 수치이다. 해당 펀딩은 아직 최종 정산 전이지만, 과거 21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싱크홀>의 경우 손익분기점 200만 관객에 약 14%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범죄도시3>는 이를 상회하는 투자 수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4. 조각 투자(Fractional Investment)와 토큰증권 발행(STO, Security Token Offering)

4-1. 조각 투자 정의, 투자 대상 및 구조

조각 투자는 여러 투자자가 자산의 소유권을 조각처럼 쪼개어 투자하는 투자 방식이다. 커피 한 잔 값으로 고가 자산이나 유명한 작품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시드 머니가 없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투자금은 법정통화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형태로도 가능하다.

조각 투자의 주요 대상은 부동산, 동산(미술품, 골동품 등), 지식재산권(저작권, 산업재산권 등) 등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권리'까지도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수익권은 민법상 공유권·조합 지분권·채권적 청구권뿐만 아니라 가상자산·NFT 등의 형태로 지급되기도 한다.

유명한 조각 투자 플랫폼 중 하나는 '뮤직카우'인데, 조각 투자 구조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뮤직카우'의 사업 구조를 살펴보자.

그림8 ㈜뮤직카우 사업 구조
 ㈜뮤직카우 사업 구조 이미지

출처 : 금융위원회(2022).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의 증권성 여부 판단 및 ㈜뮤직카우에 대한 조치

먼저 '뮤직카우'는 그 자회사 '뮤직카우에셋(이하 에셋)'을 통해, 음악 창작자로부터 저작권을 매입하여, 저작권협회에 신탁하고 저작권 사용료를 받을 권리(저작권료 참여권)를 취득한다. 그 다음, '저작권료 참여권'에 따라 에셋에서 지급받을 저작권료를 분배받을 권리인 '청구권'을 경매 방식으로 발행하여 투자자에게 분할 매각하고, 매각된 이 권리를 투자자가 매매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경매로 취득한 ①'청구권'으로부터 배분받은 저작권료와 ②'청구권' 처분 시 차익으로 구분된다. 이와 같은 사업 구조는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이며, 이것이 바로 '뮤직카우'가 말하는 세계 최초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4-2. 토큰증권 정의 및 제도화 추진

2023년 2월, 금융위원회는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해 자본시장법 규율 내에서 토큰증권발행(이하 STO)을 허용하기로 발표하였다. STO는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 및 금융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행위를 말한다. 즉, 분산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Digitalization)한 것을 의미한다.
* 거래 정보를 기록한 원장 데이터를 중앙 서버가 아닌 참여자들이 공동으로 기록 및 관리하는 것

그림9 토큰증권발행(STO)의 의미
토큰증권발행(STO)의 의미

출처 : 비즈워치

그간 다소 경직된 시장 관행과 제도적 기반으로 인해 충족되지 못했던 다양한 소액 투자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위한 각종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다만, 정식 제도화 이전에라도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신청6)을 통해 토큰증권 시장을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6) 금융위원회(2023). 토큰증권(Security Token)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 12쪽

4-3. 영화 분야 STO 적용 동향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인 영화 <거미집>은 세계 최초로 STO 기반 영화 자금 모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7일에 폐막한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바 있는 이 영화는 현재 금융위에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한 상태로, 최종 결과에 따라 이르면 8월쯤 토큰증권을 활용한 투자가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거미집>은 이미 제작 관련 투자가 완료되어 작년 6월에 촬영을 모두 마친 상태이며, 향후 STO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극장 수익을 연간 2회 배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림10 영화 <거미집> 포스터
영화 <거미집> 포스터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그림11 영화 <거미집> 스틸컷
영화 <거미집> 스틸컷 이미지

출처: 이데일리, 제공: 바른손

5. 마치며

현재까지 영화, 드라마 등 방송미디어 투자 시장은 매우 폐쇄적으로 운영되어 왔을 뿐 아니라, 고위험 고수익 분야인 까닭에 투자자들도 많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기를 지나며 콘텐츠 제작 시장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토큰증권의 유통과 발행을 위한 법이 시행되고 STO 투자가 활성화된다면, 거대 OTT 기업들이 함부로 국내 제작사들을 하청화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7) 그 이유는 좋은 콘텐츠를 보유한 경우 제작사는 수익분배 구조에서 좀 더 자유롭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계약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콘텐츠 중심의 투자는 콘텐츠 품질과 다양성 확보에도 도움이 되며, 이로 인한 혜택은 최종적으로 제작사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환원되어 방송미디어 산업 가치 사슬 혁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