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 트렌드55호(3+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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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과 생성형 AI의 미래(엔터에서 메디컬까지)

생성형 AI 시대의 개막

한정훈(다이렉트미디어랩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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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글

생성형 AI(Generative AI)가 전 세계를 흔들고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을 적용해 마치 인간처럼 질문에 대답하는 생성형 AI는 다양한 영역에 침투하고 있다. 교육은 물론이고 디지털 헬스, 엔터테인먼트까지 생성형 AI가 적용되지 않는 곳은 없다. 생성형 AI의 선두 주자는 다름 아닌 오픈AI(OpenAI)의 챗GPT(ChatGPT)다. 챗GPT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엔진 빙(Bing)과 손잡으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이들은 기존 빅테크가 사람을 모으는 핵심 기능이었던 '검색'을 '대화'로 바꾸고 있다. 특히, 2023년 3월 14일 공개된 오픈AI의 최신 버전 'GPT-4'는 'AI와 인간의 삶'이 공존할 수 있다는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GPT-4는 이제 스스로 세금 계산도 하고 재료 사진을 통해 음식 레시피도 찾아낸다. 이 글에서는 생성형 AI가 바꾸는 현재와 미래를 알아본다.

2023년 2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비디오 게임 개발 AI 테크 스타트업 랜턴 테크놀로지(Latent Technology)가 루트 벤처스(Root Ventures)와 스파크 캐피탈(Spark Capital)이 이끄는 프리 시드 라운드에서 21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랜턴은 AI 기술을 게임 캐릭터 제작에 활용하는 회사다. 게임 캐릭터는 모션캡처 기술을 이용, 실사 배우의 움직임을 기록해 이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랜턴 창업주이자 CEO인 호르헤 델 발 산토스(Jorge del Val Santos)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모션 캡처는 진정한 상호작용이 아니다. 즉, 게임에서 캐릭터에게 돌을 던지면 캐릭터가 특별히 디자인된 애니메이션이 없는 한 그 돌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랜턴의 기술을 적용하면 게임 제작자들이 신체 움직임과 각도(각 단계, 신체 회전 등)를 일일이 수동으로 기록할 필요가 없다. AI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캐릭터 제작에 자동 적용한다. 랜턴의 머신 러닝 기술은 비디오 게임 캐릭터가 게임 속 모든 상황에 반응할 수 있도록 한다.

산토스 CEO는 "이는 생성형 AI인 오픈AI(OpenAI)의 챗GPT에 특정 스타일로 특정 주제에 대해 글을 쓰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사람들은 프롬프트를 만들지만 직접 글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할 일은 이전에 기록된 인간의 실제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데이터를 통해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에 AI가 적용된 사례나 트렌드는 새롭지는 않다.1)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의 제임스 그워츠만(James Gwertzman)은 블로그에서 "아타리 퐁과 같은 초기 아케이드 게임에서도 컴퓨터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있었다"며 "단 그때와 다른 점은 지금은 컴퓨터의 성능이 엄청나게 강해졌다는 것이다. 지금은 매우 복잡한 영역에서 패턴과 표현을 식별할 수 있는 대규모 신경망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생성형 AI를 제작에 활용할 때 큰 장점은 시간과 비용의 절약"이라고 언급했다.

이렇듯 챗GPT 등 생성형 AI(Generative AI) 열풍은 모든 기술 산업을2) 흔들고 있다. 생성형 AI는 사람처럼 독창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텍스트를 작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다. 달-E2(DALL-E 2),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미드저니(Mid Journey), 렌사(Lensa) 등이 열었던 생성형 AI 시장은 이제 챗GPT가 흔들고 있다. 2023년 1월 CES에서도 AI 카테고리에 등장한 기업이 579개나 됐다. 이는 메타버스(176개), 암호화폐(19개), 블록체인(55개)보다 훨씬 많았다.

그림1 구글 트렌드 검색
검색결과 화면

출처: 구글 트렌드

구글 트렌드에서도 AI 검색 키워드가 단연 제일 앞섰다.3) 지난 12개월 사이 암호화폐(Cryptocurrency)와 AI가 검색 트렌드를 이끌었다. 특히, 미국 테크 기업들이 엄청난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4)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AI 분야는 상대적으로 고용 상태가 안정적이었다.

CES 전시 기업들은 AI 기술을 탑재한 아기침대(Baby Bassinets), 청소기(Vacuum Cleaners), 스마트 미러(Smart Mirrors), 오븐(Ovens), 새 모이 급여기(Bird Feeders) 등을 내놨다. 프롬프트헤로(PromptHero)5) 등 새로운 비즈니스들은 AI 이미지 생성기(AI Image Generators)로 올바른 결과물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를 제공한다. 프롬프트베이스(PromptBase)와 같은 마켓플레이스에서는 사용자들이 AI로 만든 프롬프트를 판매할 수도 있다.

AI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2022년에만 벤처캐피탈들은 20억 달러를 AI에 투자했다.6) 생성형 테크(Generative Tech) 분야 스타트업도7)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경우 기업 가치가 290억 달러8)에 달했다. 투자 회사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의 투자자는 2022년 9월 한 기고에서9) 일부에서는 거품이라고 하지만10) "생성형 AI는 잠재적으로 수조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 기술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오픈AI는 2022년 9월 AI 그림 솔루션 달-E2(DALL-E 2) 이용자가 150만 명을 돌파했고 온종일 200만 장의11) 사진을 양산한다고 밝혔다. 챗GPT의 경우 런칭 일주일 만에 100만 명 이상이 몰렸다. 창의적인 픽션부터 기술 프로그래밍 질문, 기본 조언12)까지 모든 것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1. 생성형 AI? 챗GPT란

이렇듯 질문자의 의도를 파악해 인간처럼 답하는 생성형 AI(Generative AI)가 테크놀로지를 넘어 미디어, 테크놀로지 등 전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 생성형 AI 시장은 오픈AI가 만든 챗GPT(ChatGPT, Conversational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가 이끌고 있다.

챗GPT는 OpenAI가 개발한 자연어 생성 모델이다. 자연어 생성 모델이란 대화와 관련된 많은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마치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도록 교육된 모델이다. 이 중 트랜스포머(Transformer) 모델은 자연어 처리에 효과적인 딥 러닝 기술이다.13)

트랜스포머 모델은 문장 속 단어 등 순차 데이터 내의 관계를 추적해 맥락과 의미를 학습하는 신경망이다. 이는 어텐션(Attention) 혹은 셀프어텐션(Self-attention)이라 불린다. 해당 신경망은 진화를 거듭하는 수학적 기법을 응용해 서로 떨어져 있는 데이터 요소들의 의미가 '관계에 따라 변하는 부분'까지 감지해낸다. 이런 장점 덕분에 챗GPT는 질문에 대한 답변, 일상 대화 등 다양한 상황에서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다. 2017년 처음 소개된 트랜스포머 모델은 현존하는 개발 모델 중 가장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머신 러닝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트랜스포머 모델의 또 다른 장점은 텍스트와 음성을 거의 실시간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트랜스포머 모델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라벨링된 대규모 데이터 세트로 신경망을 훈련해야 했다. 그러나 이런 데이터 세트들은 구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AI 기반 챗봇의 발전이 더딘 이유가 여기 있었다. 하지만, 트랜스포머는 요소들 사이의 패턴을 수학적으로 찾아내기 때문에 이 과정이 필요 없다. 이에 수조 개의 이미지와 페타바이트(Petabytes)급 텍스트 데이터를 인터넷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일상 대화는 물론, 신약 개발 등 전문 분야에서도 AI는 폭넓게 사용될 수 있다. 우리가 챗GPT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양한 응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가능한 API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챗GPT를 탑재한 쇼핑 앱, OTT 앱 등의 구축이 용이한 것이다.

응용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은 확산의 속도와 비례한다. 실제, 챗GPT는 생활과 전 산업 영역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정유 회사에서부터 대형 중장기 제조 기업 캐터필러(Caterpillar)까지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언급했다. AI를 기반으로 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빠른 전파 속도만큼, 우려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챗GPT를 활용해 에세이를 작성하고 해커들은 악성 코드를 만들고 테스트하는 용도로 생성형 AI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2. 챗GPT의 발전 역사

챗GPT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두고 있는 스타트업 오픈AI(OpenAI)가 개발한 AI 챗봇이다. 오픈AI는 2015년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Elon Musk)와 샘 알트만(Sam Altman)이 공동 창업한 회사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상당한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챗GPT는 생성형 AI의 카테고리 중 하나다. 생성형 AI는 사용자들이 텍스트로 명령(Written Prompts)을 내리면 인간과 유사한 형태의 답변 텍스트나 이미지, 동영상을 제공한다.

생성형 AI 바람을 만드는 것은 챗GPT뿐만이 아니다.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AI는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넘어 영화, 드라마 제작 현장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상상력을 담은 텍스트를 입력하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줘 화제가 된 텍스트 이미지 AI 달E(Dall-E)와 오픈 소스 AI 프로젝트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을 탑재한 렌사(Lensa)는 셀카 이미지를 SF나 애니메이션의 영감을 담은 아바타로 만들어줘 널리 사용되고 있다.

렌사는14) 자신의 이미지를 담은 재기발랄한 디지털 아바타를 만들길 원하는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렌사는 현재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중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단 렌사는 무료지만 더 많은 그림과 AI 관련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돈을 내야 한다. 3.99달러를 낼 경우 50장의 디지털 아바타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무제한으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연간 무제한 구독 모델(35.99달러)도 있다.

렌사는 2018년 사진 편집 툴로 처음 시장에 등장했다. 그리고 2023년 1월 렌사는 '매직 아바타(Magic Avatars)' 기능을 내놨다. 자신의 셀카를 AI 기술을 이용, 디지털 아바타로 변환시키는 기능이다. 렌사는 오픈소스 이미지 생성기 '스테이블 디퓨전'을 이용해 작동한다. 렌사 셀카에 적용시킬 수 있는 이미지는 다양하다. 원하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좋아하는 예술 작품을 배경으로 한 아바타도 만들 수 있다. 렌사에 10여 장의 셀카 사진을 올린 뒤 다양한 콘셉트의 디지털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3. 대규모 언어 모델이 챗GPT 형성

챗GPT의 뛰어난 능력은 엄청난 데이터 처리 속도와 새로운 기술 덕분이다. 챗GPT는 인간 언어를 이해하고 데이터의 큰 말뭉치(Large Corpora of Data)를 바탕으로 반응을 생성하도록 설계된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을 기반으로 한다. 챗GPT의 LLM은 GPT-3.5 버전으로 불린다. 이전에 오픈AI가 개발한 GPT-3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셈이다. 1,750억 개의 엄청난 매개 변수(Parameters)를 가진 GPT-3는 지금까지 등장한 가장 크고 강력한 언어 처리 AI 모델 중 하나다.

챗GPT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데이터 학습과 훈련으로 인간과 매우 흡사한 반응을 내놓는다. 컨설팅 회사 EY의 글로벌 혁신 담당 임원(Global Chief Innovation Officer) 제프리 윙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놀라운 것은 점점 더 사람처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전 컴퓨터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답했다.

챗GPT와 채팅하는 이미지

또 챗GPT가 이전 AI와 다른 또 하나의 특징은 사용자의 이전 메시지와 맥락(Context)를 이해해 향후 응답에 사용, 참고하는 '맥락적 이해' 능력이다. 대부분 머신 러닝 기술은 기존 정보에 의존하고 데이터 패턴을 식별해 트렌드를 선정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내놓는다. 현재 페이스북이나 틱톡 등이 쓰고 있는 추천 알고리즘(Recommendation Algorithms)이 바로 이런 머신 러닝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들 소셜 미디어는 소비자들의 검색 습관에 기반해 광고를 추천한다. 그러나 챗GPT, 달E와 같은 생성형 AI툴(Generative AI Tools)은 빠른 데이터 처리 능력으로 검색 엔진의 자리를 빠르게 차지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언어 학습 방식은 기본적으로 어린이가 말을 배우는 과정과 비슷하다. 그야 말로 현실 세계의 복제판인 셈이다.

4. 챗GPT 첫 5일 이용자, 100만 넘어

챗GPT의 인기는 그야말로 사회현상이다.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알트먼 CEO의 트윗에 따르면 출시 5일 만에 이용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15) 2023년 1월 현재, 챗GPT는 월 평균 이용자 1억 명을 넘겼다. 런칭 이후 겨우 두 달 만의 성과다. UBS에 따르면 이는 소비자 대상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이다. 틱톡의 경우 이용자 1억 명을 넘기기까지 9개월이 걸렸고 인스타그램은 2년 반이 소요됐다.

2023년 1월 31일은 챗GPT 서비스 이후 가장 핫한 하루였다. 시밀러웹(Similarweb)에 따르면 2,800만 명의 방문자가 사이트에 몰리면서 온종일 접속이 되지 않았다. 한 달 전에 비해 165%나 증가한 수치다.

그림2 오픈AI와 챗GPT 플랫폼 방문자 추이
(2023년 2월 4일) OpenAI:26.5M / ChatGPT:24.7M

출처: CNBC

챗GPT의 인기 이유 중 하나는 뛰어난 접근성이다. 오픈AI는 챗GPT를 더 많은 사람이 이용 할 수 있도록 간단한 웹사이트 로그인만으로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게 했다. 오픈AI 사이트에 접속해 간단한 회원 인증 절차를 거치면 생성형 AI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이가 학교 숙제에서부터 법적 문제까지 챗GPT에 물어보기 시작했다.

챗GPT 외에도 다양한 AI가 있으며 개발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챗GPT와 같은 인기와 영향력은 얻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 빅테크 기업 바이두(Baidu)는 자신들의 독자 개발한 AI '어니봇(Ernie Bot)'을 공개했다.16)

2023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도 챗GPT는 최대 화제였다.17) 포럼 참가자들은 어디에서나 생성형 AI 현상과 챗GPT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센츄리(Century)의 CEO 프리야 라카니(Priya Lakhani)는 WEF AI 관련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AI에 매혹되고 있으며 챗GPT가 교육 시장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학습 관리 시스템, 가상 학습 시스템 등에 AI가 적용되고 있다"며 "특히, 팬데믹 이후 확산된 디지털 피로감을 극복하는 데도 AI는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CNBC는 챗GPT가 암호화폐와 웹3.0을 완벽히 대체했다고 보도했다. 세계경제포럼 AI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한 소니 컴퓨터 사이언스 랩(Sony Computer Science Laboratories) 대표 히로아키 키타노(Hiroaki Kitano)18)는 "생성형 AI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며 "AI는 갑자기 튀어나온 서비스가 아니다. 딥러닝 기술에 대한 오랜 진보가 있었고 이는 AI의 처리 능력의 끊임없는 진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 1월 10일19) 챗GPT 개발 스타트업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의 기업 평가 가치는 290억 달러다. 이번 투자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전까지 오픈AI가 발생시키는 수익(Profits)의 75%를 갖게 됐다. 이후에는 오픈AI의 지분 49%를 보유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9년에도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이유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5. 챗GPT에 긴장한 빅테크 기업들

챗GPT의 부상에 기존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던 빅테크 기업들도 긴장하며 생성형 AI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챗GPT의 부상에 구글은 '코드 레드(Cord Red)'20)라고까지 말하며 챗GPT가 자신들의 검색 시장을 파고들 것을 우려했다. 구글의 검색 엔진은 출시 이후 20년간 사실상 인터넷 이용의 게이트웨이가21) 되어왔다. 물론 구글도 수년간 생성형 AI 기반 챗봇을 개발해오긴 했다. 람다(LaMDA, Language Model for Dialogue Applications)라는 이름의 AI 엔진은 이제 바드(Bard)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됐다.22) 바드 역시 향후에는 구글 검색23)에 통합된다.

챗GPT는 확실히 구글에는 위협이 되고 있다. 바드는 과거 구글이 개발했던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람다(LaMDA)에 기반을 두고 있다. 람다는 1,370억 개에 달하는 매개 변수로 학습한 인공지능으로 30억 개에 달하는 문서, 11억 개에 달하는 대화를 익힌 것24)으로 알려졌다.

구글 CEO 순다 피차이는 회사 포스트를 통해 "기술을 대중에 완전 공개하기 전에 먼저 일부 테스터를 대상으로 신뢰 테스트를25) 시행한다"고 밝혔다. 피차이는 챗GPT의 등장에 직원들에게 '코드 레드'라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바드에는 '어프렌티스 바드(Apprentice Bard)'라는 챗봇을 비롯해 질의응답 형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검색 데스크톱 디자인이 포함됐다. 어프렌티스 바드는 견습 시인이라는 뜻이다.

피차이 CEO는 제품 공개에서 "곧 검색에서 복잡한 정보와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기 쉬운 형식으로 추출하는 AI 기반 기능을 보게 될 것"이라며 "(바드를 이용하면) 전체 상황을 빠르게 이해하고 웹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나사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새로운 발견을 9살 어린이에게 설명하는 등 복잡한 개념을 단순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바드의 사용 예시도 공개했다.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챗봇이 이에 응답하는 방식이다. 바드는 말풍선 형태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도록 설계됐다.

구글은 2021년 5월 자체 대규모 언어 모델 람다를 공개하면서26) 고급 대화형 AI 경쟁에 일찍 진출했다.

그러나 이후 구글은 람다 기반 소비자 제품을 내놓는 타이밍을 놓쳤다.27) 그 사이 오픈AI는 챗GPT를 내놓으며 사실상 이 시장을 주도했다. 이에 구글은 바드를 통해 반전을 계획하고 있다. 구글의 AI 대표 제프 딘(Jeff Dean)은 구글 내부 직원 미팅에서 "작은 스타트업에 비해 구글은 새로운 기능과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공개하는 데 조심스럽고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구글과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의 협업을 강화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1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는 2023년 2월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자신들의 검색 엔진 빙(Bing)과 웹 브라우저 엣지에 AI 기능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트만 오픈AI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생성형 AI 'GPT-3.5' 랭귀지 테크놀로지를 빙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6. 오픈AI CEO가 말하는 챗GPT의 매력 '무료'

2022년 11월 등장 이후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생성형 AI 챗GPT. 챗GPT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무료라는 점이다. 사용자가 물어보는 모든 질문에 대답하는 서비스가 공짜라는 점은 챗GPT의 확산 속도를 매우 강하게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챗GPT의 개발사 오픈AI는 '세계적 현상을 만든 이유'를 무엇이라고 말할까.

2023년 3월 10일부터 19일까지 미국 텍사스 오스틴(Austin)에서 열린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콘텐츠, 테크놀로지 혁신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2023). 2019년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 현장에 참석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매년 3월 열리는 이 행사는 '인간의 생활과 관련한 모든 혁신'이 논의되는 '올인원 축제'로 유명하다.

또 이 행사는 콘텐츠와 테크놀로지가 만나는 접점이기도 하다. SXSW 현장에서는 아티스트가 노래로 팬들과 만나고 동시에 소셜 미디어 서비스가 기술 혁신을 소개하는 등 크로스 테크, 크로스 미디어 이벤트가 매우 빈번하게 벌어진다. 혁신들이 교류하는 지점에는 '테크놀로지'가 있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테크놀로지의 힘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것을 반영하듯 SXSW 행사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2022년에만 SXSW가 텍사스 오스틴에 일으킨 경제적 효과만 2억 8,070만 달러(3,700억 원)다. 지난 2022년에도 오스틴 지역의 호텔 객실은 4만 5,000개 이상이 예약됐다.

2023년 역시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여행 정보 예약 사이트 호텔스닷컴(Hotels.com)은 앱에서 오스틴 지역 호텔 검색량이 2022년에 비해 2023년에는 10배 증가했다. 가장 많은 행사가 열리는 오스틴 컨벤션 센터(Austin Convention Center) 주변 호텔 숙박료는 평균 3배가 올랐다. 그중에서도 컨벤션과 가장 가까운 힐튼 오스틴 호텔의 1박 가격은 최고 800달러(우리 돈 100만 원)를 넘어섰다. 이 가격에도 호텔 객실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

2023년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오스틴 컨벤션 센터, 파라마운트 극장, 레드 리버 문화 지구 등 주변의 다운타운에서는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졌다. 온종일 노래 소리가 들리고 푸드트럭은 물론이고 사람이 끄는 이벤트 자전거, 각종 콘텐츠 기업들이 만든 홍보 오픈 하우스 등 먹거리와 볼거리가 계속 채워졌다. SXSW에 따르면 1,400개의 공연이 77개의 SXSW 2023 무대에서 펼쳐졌다. 아울러 285편의 영화와 TV 프로젝트가 SXSW에서 처음 상영됐다. 이는 2019년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2023년 행사가 2022년과 다른 점도 있었다. 입장 배지 수령 장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 증서와 마스크 착용 여부를 보여줄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다. 포스트 팬데믹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또 다른 점은 AI의 점령이다. 2023년 SXSW도 여전히 뜨거웠지만, 주인공이 AI로 바뀌었다.

2022년 SXSW를 지배했던 웹 3.0과 암호화폐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인공지능(AI)이 채웠다. 2022년 11월 오픈AI가 사람처럼 말하고 인간과 같이 대화하는 생성형 AI(Generative AI) 챗GPT를 공개한 이후 세상이 완전 바뀐 것이다. 전 사회, 산업 영역에서 AI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확산되고 있다.

정확히 말해 AI가 없는 영역은 이제 없다. 2023년 SXSW에서는 AI의 혁신과 미래가 다양하게 소개됐다. 교육, 미디어, 푸드, 음악, 영화 등에 각 산업 영역에 적용되는 생성형 AI의 모습이 콘퍼런스를 통해 전달됐다. 2023년 SXSW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AI 이벤트와 세미나가 이뤄졌다. 주최 측에 따르면 제목에 AI가 포함된 세미나 숫자가 20개가 넘었다.

현장 참가자들은 SXSW 2023만 봐도 AI의 진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행사 중 하나는 2023년 3월 10일 오픈AI의 공동 창업주가 들려주는 생성형 AI 세션이었다.

그림3 로리 시걸-그레그 브록만 SXSW 2023 세미나
검색결과 화면

출처: SXSW(https://www.youtube.com/watch?v=YtJEfTTD_Y4)

세션 'OpenAI Co-founder on ChatGPT, DALL·E, and the Impact of Generative AI'에는 오픈AI의 공동 창업주인 그레그 브록만(Greg Brockman)이 전 CNN 기자이자 닷닷닷의 창업주 로리 시걸(Laurie Segall)이 AI가 만든 새로운 시대와 챗GPT, 달E(DALL-E) 등 오픈AI의 AI 엔진을 분석했다. 생성형 AI 열풍을 불러온 챗GPT의 개발사 오픈AI의 수장이 SXSW 2023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세미나는 인간처럼 말하고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생성형 AI의 등장이 미디어, 영화, 일자리, 뷰티, 그리고 기후변화 등 산업 전반에 어떻게 적용되고, AI를 적용한 산업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해 고민하고 분석하고, 전망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SXSW 2023을 방문한 그레그 브록만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매우 유명한 인물이다. 샘 알트만, 일론 머스크 등 오픈AI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으로 사장 겸 공동의장이다. 오픈AI에 합류하기 전에 그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재무 결제 솔루션 스트라이프(Stripe)의 창립 엔지니어 겸 CTO를 역임했다. 스트라이프 재직 중 브록만은 직원 수를 4명에서 250명으로 늘리는 데 기여했다. 그는 하버드대학에서 수학과 컴퓨터 사이언스를, MIT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했다.

오스틴 현장에 모인 관중은 챗GPT를 개발한 브록만에게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많은 참석자는 챗GPT를 개발한 브록만에게 AI 개발 시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물었다. 이에 브록만은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은 수준의 판단력"이라고 강조했다. AI에게 인간의 업무 영역을 위탁하기 위해선 사람과 같은 순간순간의 결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아이들은 AI를 가지고 노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미래에는 이런 시스템에 훨씬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완벽한 AI 사용자가 되고, 상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AI 시스템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세미나에서는 오픈AI의 창업 의도, 챗GPT, 달E(DALL-E) 등 오픈AI의 생성형 AI가 사회에 몰고온 변화, 윤리적인 문제, 그리고 미래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인간의 모습과 그 의미 등 다양한 이슈가 거론됐다.

생성형 AI의 장점과 매력은 확장성이다. 브록만 오픈AI CEO는 챗GPT의 이용이 상당히 쉽고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남용 및 페이크 정보와 특정 정보 출처에 대한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결국 AI가 인류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야기다.

사실 AI를 제외한 미래는 상상하기 어렵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AI를 활용하는 법을 모를 경우 일자리 유지가 어렵다. 이제 우리는 AI를 잘 쓰는 법을 연구해야 한다.

물론 AI가 인간이 직업을 대체할 수 있을까에 대한 논란들은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결론은 인간의 판단력과 고차원적인 기술은 AI에 의해 복제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브록만도 AI 이후의 세상에서 일하게 될 미래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판단력과 고차원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을 대체할 수는 없을 거라는 얘기다. 결국 최종 업무를 판단하는 것은 인간이며 사람이 AI를 계속 다루는 트렌드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기도 하다.

결론

AI 긍정론자들은 AI 도입 이후 사람들의 일자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의 도움으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 AI가 많은 직업을 죽이겠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긍정 사이클은 AI가 적절하고 정당하게 사용된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다. 오픈AI CEO도 인정했듯, 사람을 대체하는 수준의 AI를 이용하는 경향은 매우 위험하다. 그리고 통제되지 않는 AI는 부작용을 더 양산할 수 있다. AI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오픈AI뿐만 아니라 구글 등 현재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들이 AI에 뛰어들었다. AI 플랫폼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성장 속도만큼, 적절한 사용에 대한 기준을 빨리 세우는 것도 상당히 중요할 것이다.

생성형 AI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동시에 부정적이다. 결국 생성형 AI에서 중요한 것은 활용이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AI는 무기가 되기도 하고 흉기로 변하기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