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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대륙에 K-콘텐츠 전파하는 '코코와'
(코코와 운영사 웨이브아메리카 대표 인터뷰)
박종진(전자신문 통신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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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카 대륙에 K-콘텐츠 전파하는 '코코와'(코코와 운영사 웨이브아메리카 대표 인터뷰)
1. 들어가며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수출'이 최대 화두 중 하나다. 정부 주도 협의체로 서비스산업발전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산업별 분과를 가동하는 등 정부 차원 신성장 동력 확보와 수출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글로벌 시장 진출과 드라마·영화 등 방송영상콘텐츠 수출이 주요 화두가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는 서비스산업발전TF 콘텐츠반에 참여하며 미디어·콘텐츠산업 수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다.
위원회는 국정과제 27번 '글로벌 미디어 강국 실현'과 58번 'K-콘텐츠 초격차 산업화' 실천 과제 이행과 실현을 주도하게 될 전망이다. 최소 규제 원칙하에 방송 등 전통 미디어와 OTT 등 새로운 미디어를 포괄하는 수평적 규제 체계 조성이 기대된다. 또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신기술 융합 콘텐츠 등 급속히 성장하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 선점 전략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 중심에 코코와(KOKOWA)와 웨이브아메리카가 있다. 코코와는 글로벌 시장 공략과 수출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 등 북미는 물론이고 멕시코와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즉 아메리카 대륙 전체에서 K-콘텐츠를 전파하고 있는 미주 유일 한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출처: 박종진 기자
2. '코코와(KOCOWA)' 운영사 웨이브아메리카
웨이브아메리카는 지상파방송 3사가 합작해 설립한 코리아콘텐츠플랫폼(KCP)의 후신이다. SK스퀘어가 약 20% 지분을 확보한 뒤 지금의 '웨이브아메리카'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리고 웨이브아메리카는 2022년 12월 K-OTT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에 인수됐다. 웨이브아메리카는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웨이브 브랜드 알리기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출처: 웨이브아메리카
웨이브아메리카가 제공하는 OTT가 바로 '코코와'다. 코코와 미주 가입자는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와 한국 방송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드라마·예능·영화·다큐멘터리는 물론이고, NCT·레드벨벳 등 글로벌 아티스트 콘텐츠까지 다채로운 K-콘텐츠가 코코와에서 제공된다.
3. 박근희 웨이브아메리카 대표와 일문일답
'The ultimate destination for Korean Entertainment.' 한류 시청 경험은 다양한 경로에서 시작되었겠지만 종착지는 코코와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가장 방대한 한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코코와는 2017년 7월 B2C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8년 2월 B2B 스펙을 발표. 파트너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아마존프라임비디오와 코코와 상품 판매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2021년 첫 흑자를 달성했으며 2022년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가장 먼저 진출한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북중남미 지역 35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영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자막을 제공합니다.
북미 메이저 기업과 제휴 관계에 있습니다. 구글과는 검색, 미디어서치, 미디어 액션, 구글TV 등 전사적 수준의 제휴를 맺고 있으며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로쿠, 더 로쿠 티비, 컴캐스트, 라쿠텐 비키, 온디맨드코리아,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TV, 주모(XUMO), 애플TV 등 주요 기업과도 제휴, 북미에서 통용되는 대부분 디바이스에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3년 3월 초에는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버라이즌이 출시한 20개 이상 OTT 구독·관리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올인원 플랫폼 '플러스 플레이'와의 공식 제휴입니다. 코코와는 파트너십에 따라 다양한 프리미엄 K-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 코코와는 총 2만5000시간이 넘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공급 중입니다. 방탄소년단(BTS), 에스파, NCT 등 글로벌 K팝 아티스트 주간 음악차트쇼와 한국에서 진행되는 콘서트 라이브 영상을 독점으로 제공하는 겁니다. 한국 드라마, 영화, 버라이어티 쇼 등도 물론 포함돼 있습니다.
출처: 박종진 기자
총 49,000에피소드입니다. 지상파방송 3사를 제외하고도 30여 국내 스튜디오, 방송사 프로그램을 본방송 이후 최대한 빠르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타깃 가입자는 한국인 교포가 아닌 현지인입니다. 다만 지상파방송 프로그램 전체를 서비스하지는 않고, 뉴스, 교양, 다큐멘터리보다는 드라마, 예능을 중심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대부분은 본방 후 6시간 이내에 자막과 함께 송출됩니다.
코코와 현지 출시 이전에는 유료로 한국 콘텐츠를 볼 방법이 없었습니다. 수많은 불법 유통으로 유료 구독 모델에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고요. 따라서 코코와는 구독자에게 최대한 빨리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본방송 이후 6시간 이내 고속 번역해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방송 이후 24시간 이내에는 해당 콘텐츠를 광고 시청 후 무료로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많은 불법 서비스가 사라졌고 코코와 가입자가 성공적으로 늘어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대부분 불법 사이트에서는 조악한 수준의 자막과 함께 본방송 후 바로 서비스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 드라마 방영 시간은 미주 현지 시각 기준으로는 대부분 새벽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이해하기 어려운 품질의 자막과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불법 사이트를 사실 이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코코와는 신작을 24시간 이내에는 무료 시청 가능하게 하니까요. 물론 24시간이 지나면 코코와도 콘텐츠 구독료를 지불해야 하는 제약이 있긴 합니다.
현재 3개국어를 지원하며, 향후 지역 확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토대로 국가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 새로운 지역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적절한 추가 서비스 언어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코코와는 사업 초기 철저히 제3 세계 콘텐츠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여러 한국 영화와 드라마 성공, 코코와 시청 경험 확대에 따라 K-콘텐츠는 '불법 또는 무료로 보는 것'이라는 인식에서 '돈을 지불하고도 볼만한 프리미엄 콘텐츠'로 인식의 전환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코코와 사업 초기에 AMC와 EPIX 수준을 목표로 브랜드를 구축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분이 몽상으로 취급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최소한 그 수준에 근접했다고 확신합니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와 같은 미국 대형 사업자들이 코코와와 웨이브아메리카를 파트너 상품으로 팔아준다는 게 그 증거 아닐까요.
그리고 미국에서는 인터내셔널 콘텐츠로 한국 콘텐츠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콘텐츠라는 의미일 수도 있지만 인터내셔널 콘텐츠 중 인기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매우 많은 인구가 소비하는 스페인권 콘텐츠를 제외하면 일본 애니메이션과 한국 드라마·예능만이 주류층에 제대로 된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훌륭한 품질의 콘텐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 외에 K-콘텐츠의 성공 요인은 여럿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콘텐츠 자체 역량이 좋은 게 크다고 생각합니다. K-콘텐츠는 글로벌 보편성을 지닌 스토리를 갖고 있거든요. 비폭력적이고 로맨틱하며 긍정과 사랑을 이야기하며 가족애를 강조하는 것은 지난 오랜 시간 할리우드 콘텐츠가 외면했던 주제입니다. 할리우드 콘텐츠가 영웅을 이야기하거나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로 경쟁해온 사이 한국 콘텐츠가 다른 스토리로 경쟁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출처: 웨이브아메리카
TV조선 '빨간풍선', SM C&C 'NCT 유니버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녀:리버스' 등 다양한 방송사 및 스튜디오의 콘텐츠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제휴 시 시청률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한 수익분배 모델이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다행히 코코와의 매출이 계속 늘어남에 따라 적지 않은 수익분배가 이뤄지고 있어, '파트너사와 윈윈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런닝맨'이 스테디셀러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 혼자 산다' 등과 같은 타이틀 시청 경험이 늘어나면서 버라이어티 쇼 장르 자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로맨틱 코미디 영역에서 장르물로 시청 경험이 옮겨가는 것도 특이사항입니다. 불과 5~6년 사이 K-드라마 장르가 로맨틱 위주를 벗어나 다양해지면서 시청 주류층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B2C 플랫폼으로 코코와를 성장시키기에 자본금과 자원이 매우 빈약했습니다. 미주 사업은 천문학적 마케팅 비용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B2C 서비스 론칭 이후 한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메이저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그들이 판매할 수 있는 B2B용 코코와 상품을 개발한 게 주효했습니다.
그리고 파트너십을 통해, K-콘텐츠 수요자인 코코와 가입자가 본인이 이미 사용 중이던 메이저 사업자 결제 정보로 손쉽게 코코와를 구독할 수 있게 했습니다. 본인이 사용하는 서비스에 추가(Add-on) 패키지를 구매토록 해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를 거둔 것입니다.
더 많은 라이브러리 콘텐츠와 서비스 기능을 제공하는 B2C 서비스를 시장에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B2C 브랜드명을 코코와에서 '코코와+'로 변경했습니다. 이는 미주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파라마운트-파라마운트+'라든가 '월트디즈니-디즈니+' 등 작명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큰 마케팅 비용 지출 없이 브랜드 경험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이제 많은 국가에 지식재산(IP)을 수출하고 관리해야 하는 나라로 발전했습니다. IP를 무단 사용하던 과거와 단절이 이뤄지는 분위기입니다. 북미 시장은 IP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지역입니다. K-OTT가 지속적으로 해외에서 성장하고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저작권 침해 대응을 신속하고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행정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최소한 IP를 소유한 국가 간 침해 사례에 공동 대응, 사법기관 간 공조만 원활이 이뤄져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까지 OTT 플랫폼은 콘텐츠 사업에서 하나의 수직계열화된 포트폴리오로 인식, 서로 진영을 형성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플랫폼은 첫째도 성장이고 둘째도 성장이고 셋째도 성장입니다. 플랫폼 사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여러 사업자 간 경쟁도 필요하고 협력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는 배타적인 적대감보다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력모델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가진 것과 네가 가진 것을 어떻게 버무려야 더 좋은 상품이 나오는가 고민해야 합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결합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유연하고 발전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것입니다.
코코와는 그간 시장에서 얻은 데이터와 노하우를 기꺼이 공유해왔으며 더 열린 자세로 함께 시장을 키워나가고 싶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해왔습니다. 함께하면 더 빠르게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출처: 웨이브아메리카
올해 사업 목표는 지역 확장과 서비스 고도화입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하고 어렵다는 북미에서 흑자를 달성했고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결국 플랫폼은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그 가치를 증명하는 겁니다. 여러 좋은 개념과 선진적인 기술이 존재하지만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와 기술을 녹여 넣을 시점을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플랫폼을 통해 수집되고 분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고 출시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는 기존 OTT 레거시 스트리밍 서비스 형상에서 한 단계 더 확장하고 변화해야 하는 변곡점과 같은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차별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는 기업과 서비스를 만들어가겠습니다.
4. 마치며
올해 들어 정부 차원 OTT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이 더 강화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미디어 관계 부처 지원이 확대됐다. 올해만 예산 1,400억원을 투입해 K-OTT 산업 성장을 전폭 지원하기로 했다. OTT 특화 콘텐츠 제작 지원과 해외 진출을 위한 시장조사와 규제연구, 글로벌 지향 행사 개최로 K-OTT 글로벌화를 도모한다.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 K-OTT는 미주의 코코와, 일본의 왓챠 등 2개사가 전부다. 콘텐츠 투자 회수 선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한 '규모의 경제'가 구축되고, 정부 해외 진출 지원에 힘입어 더 많은 OTT 사업자의 직·간접적 글로벌 시장 진출이 이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