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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의 약진과 방송시장
부진에 대한 현황 분석

이승엽국립부경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넷플릭스에 밀려서 가입자를 좀처럼 늘리지 못하고 많은 적자를 냈던 국내 OTT(토종 OTT)들은 최근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게 되었다.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티빙(TVING), 쿠팡플레이(Coupangplay), 웨이브(Wavve)는 스포츠 중계, 예능·다큐멘터리 등
투자 효율성이 높은 콘텐츠를 제작 및 소싱(sourcing)하여 제공했다. 그래서 토종 OTT는 이용자 수가 증가하게 되었으며 2025년에는 적자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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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OTT의 약진과 방송시장의 부진에 대한 현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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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밀려서 가입자를 좀처럼 늘리지 못하고 많은 적자를 냈던 국내 OTT(토종 OTT)들은 최근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게 되었다.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티빙(TVING), 쿠팡플레이(Coupangplay), 웨이브(Wavve)는 스포츠 중계, 예능·다큐멘터리 등 투자 효율성이 높은 콘텐츠를 제작 및 소싱(sourcing)하여 제공했다. 그래서 토종 OTT는 이용자 수가 증가하게 되었으며 2025년에는 적자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OTT 이용이 늘고 모바일 기기 이용이 일반화되면서 TV 시청률 감소는 가속화되고 있고 방송광고매출을 비롯한 방송시장 규모가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토종 OTT가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면서도 국내 방송시장의 침체를 막을 수 있는 사업적·정책적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1. 들어가며

2024년 11월 7일, CJ ENM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에서 티빙(TVING)의 최주희 대표는 ‘티빙 가입자가 지난해 3분기 대비 40%나 성장했고, 매 분기 5~10% 수준 성장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광고 매출에도 긍정적’이며, ‘내년에는 늘어난 가입자를 기반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적자 폭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손익분기점(Break Even Point, 이하 BEP) 달성 시점은 올해 말 내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임유경, 2024). 넷플릭스에 밀려서 지속적인 적자에 허덕이던 국내 OTT(토종 OTT) 기업들은 소수의 콘텐츠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요금제를 변경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최근에 와서야 이용자 수를 늘리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에 밀려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던 토종 OTT가 새로운 성장모델을 찾은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넷플릭스로 인해 촉발된 OTT 시장의 경쟁 심화는 방송시장에도 영향을 미쳐서 방송 시청률 감소와 이로 인한 방송광고 매출 감소,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를 가져왔다. 본고에서는 최근 OTT 시장에서 토종 OTT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취한 다양한 전략과 그 성과를 살펴보았다. 또한 OTT 이용 증가로 인해 국내 방송시장이 침체하게 된 현황을 분석했다.

2. 국내 OTT의 실적 개선

2018년 후반 이후로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가입자를 크게 늘리면서 국내 OTT(토종 OTT) 기업들은 가입자를 좀처럼 늘리기 어렵게 되었으며 점차 적자의 규모도 커지게 되었다. 2023년 12월을 기준으로 활성 이용자 월간 활성 이용자 수(Monthly Active Users, 이하 MAU)는 넷플릭스가 1,164만 명인데 비해, 토종 OTT 중에 1위 서비스인 티빙이 521만 명, 2위 서비스인 웨이브가 405만 명이었다(박재령, 2024).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넷플릭스 한국법인의 영업이익은 88억 원, 171억 원, 142억 원, 120억 원이었으나, 같은 기간에 티빙은 -61억 원, -762억 원, -1,192억 원, -1,419억 원으로 영업 손실이 점차 증가했다. 웨이브도 -169억 원, -558억 원, -1,178억 원, -790억 원으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넷플릭스의 대규모 콘텐츠 투자로 인해 이미 콘텐츠 제작비는 이전보다 증가하게 되었고, 토종 OTT들은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해 비슷한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해야 했다. 그러나 토종 OTT들은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 국내 이용자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 넷플릭스는 2011년부터 해외로 진출하기 시작하여 현재 약 190여 개의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Netfilx 공식페이지, 2024년 11월 10일 기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넷플릭스는 가입자가 많아 막대한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해도 이를 회수할 수 있고,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기 때문에 국내 콘텐츠에 투자할 유인이 있다. 협소한 국내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 토종 OTT는 넷플릭스를 의식하여 콘텐츠 투자 규모를 늘렸지만 투자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영업 손실이 커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그림1 국내 주요 OTT 영업이익(손실) 추이
국내 주요 OTT 영업이익(손실) 추이. 상세내용 하단 참조

국내 주요 OTT 영업이익(손실) 추이

국내 주요 OTT 영업이익(손실) 추이 - 구분,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의 정보를 제공
구분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2020년 88 -61 -169 -155
2021년 171 -765 -558 -248
2022년 142 -1,192 -1,178 -555
2023년 120 -1,419 -790 -221
출처각 사 감사보고서

토종 OTT들은 큰 규모의 적자를 줄이고 흑자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2023년 12월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해 토종 OTT 1위, 2위 사업자가 합병하여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한 조치였다.1) 합병이 이루어질 경우 가입자에게 양 사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향후 콘텐츠 투자의 부담을 지금보다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변인호, 2023).

또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처럼 대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하기 어려운 토종 OTT들은 이용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콘텐츠 위주로 제작을 진행하여 콘텐츠 투자의 효율을 높이려고 했다. 티빙은 2024년 3월부터 국내 프로야구(KBO)의 온라인 중계권을 독점하여 이용자들에게 프로야구 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했다. 티빙 앱의 평균 일 이용자 수는 195만 명인데, 프로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과 프로야구 경기가 있는 다른 요일의 이용자 수 차이가 약 40만 명 정도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티빙은 몇 년간 장기적인 콘텐츠 투자를 통해 <선재 업고 튀어>, <내 남자와 결혼해줘>, <정년이> 등 화제성 있는 드라마 콘텐츠를 제작했고 이것이 가입자들의 이용을 늘리는데 주효했다고 평가되고 있다(성유진, 2024).

웨이브는 높은 제작비가 소요되는 영화, 드라마의 제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적게 드는 예능, 시사교양, 다큐멘터리 장르를 늘림으로써 투자의 효율성을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 그림1에서 보면, 웨이브의 영업 손실은 2022년 1,178억 원에서 2023년 7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 줄어들었다. 이 시기 매출액 역시 2022년 2,735억 원에서 2023년 2,480억 원으로 9%가량 줄어들었기 때문에 영업 손실의 개선은 매출원가를 줄인 결과로 볼 수 있다.

쿠팡플레이는 <SNL 시리즈>, <소년시대>와 같이 소수의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만을 제작하고, 스포츠 중계권을 온라인 독점하여 제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22년부터 K리그(한국), 분데스리가(독일) 등 스포츠를 중계했고 2024년에는 월드컵 아시아 2차·3차 예선 경기를 온라인 독점으로 중계했다. 그리고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 유럽리그 명문팀(2023년 맨체스터 시티 FC, AT 마드리드, 2024년 토트넘 훗스퍼, 바이에른 뮌헨)의 초청 경기를 개최하고 이를 중계했다. 쿠팡플레이의 앱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ily Active Users, 이하 DAU)는 평소에 70만 명~80만 명 수준이었으나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일인 7월 11일에는 149만 명을 기록했다(성유진, 2024).

한편 요금제를 개선하기도 했다. 티빙은 2024년 3월부터 넷플릭스처럼 월 5,500원 광고기반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것은 앞서 설명한 티빙의 KBO 온라인 독점 중계와 함께 가입자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변인호, 2024).2) 티빙은 향후 넷플릭스에서 실시했던 계정 공유 유료화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배한님, 2024).

이와 같이 토종 OTT가 국내 이용자들에게 인기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탐색하고 인기 콘텐츠에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티빙, 쿠팡플레이의 가입자는 2024년을 들면서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24년 10월 기준, 넷플릭스 MAU는 1,191만 명인데 비해 티빙은 810만 명, 쿠팡플레이는 706만 명, 웨이브는 421명을 기록했다(김기중, 2024). 토종 OTT가 넷플릭스와 이용자 수의 차이를 점차 줄여가면서, 이들의 영업 손실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CJ ENM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이 1,213억 원, 영업 손실 71억 원으로 처음으로 분기 영업 손실이 100억 원 이하를 기록했으며, KBO로 늘어난 가입자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적자폭이 매우 줄어든 상태로 시작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임유경, 2024).

그림2 티빙의 주요 콘텐츠
티빙의 주요 콘텐츠. 좌) KBO 프로야구 중계, 우)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출처티빙 인스타그램, 티빙 홈페이지(2024. 11. 22 기준).
그림3 쿠팡플레이의 주요 콘텐츠
쿠팡플레이의 주요 콘텐츠. 좌)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우)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출처쿠팡플레이 홈페이지(2024. 11. 22 기준).
  • 1) 2024년 11월 현재, 티빙(주요 주주 : CJ ENM, KT스튜디오지니, JC파트너스, SLL, 네이버)과 웨이브(주주 : SK스퀘어, KBS, MBC, SBS)는 합병을 위한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아직 합병을 완료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 2) 최주희 티빙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광고 매출이 전체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3. 본격적으로 시작된 방송시장의 침체

모바일 기기 및 OTT 이용이 코로나19 기간에 더욱 확산되고, 코로나19 종료 이후 글로벌 OTT와 토종 OTT의 경쟁으로 인기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이전부터 조짐을 보이던 국내 방송 산업의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옥외활동 제한으로 TV 시청률이 일시 상승한 이후에 코로나19 종료와 함께 위축됐던 광고비 집행이 재개되고, 2021년 정부에서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하면서 국내 방송시장에서 방송광고를 포함한 방송사업매출이 잠시 증가하기도 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2022). 그러나 IPTV 가입자 증가가 정체되면서 유료방송 가입자가 감소하고(이승엽, 2024), 전반적인 TV 시청률 감소로 인해 방송광고 매출이 감소하면서 2023년 방송시장 규모는 IPTV를 통계에 추가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전체 방송사업매출은 전년대비 4.7% 감소한 18조 9,734억 원이었고, IPTV를 제외한 지상파, SO, 위성방송, PP, CP의 방송사업매출이 모두 감소했다. 수익원으로 분류하면 방송광고매출의 감소폭이 가장 크며 전년대비 19%가 줄어든 2조 4,983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GDP 대비 방송광고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0.22%에서 2023년 0.09%로 10년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 모바일 광고매출은 해마다 증가하여 2019년 4조 6,503억 원에서 2023년 7조 1,747억 원으로 연평균 11.5%씩 성장하고 있다(방송통신위원회, 2024a).

모바일 기기와 OTT 이용 확산으로 인한 TV 시청률 감소,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율의 감소가 비교적 긴 기간 동안 지속되어 왔고 단기적으로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4 연도별 방송사업매출 추이
연도별 방송사업매출 추이. 2014년 14.77조원, 2015년 15.32조원, 2016년 15.90조원, 2017년 16.51조원, 2018년 17.30조원, 2019년 17.67조원, 2020년 18.01조원, 2021년 19.40조원, 2022년 19.91조원, 2023년 18.97조원
출처방송통신위원회(2024a).
그림5 연도별 광고매출 추이
연도별 광고매출 추이. 상세내용 하단 참조

연도별 광고매출 추이

연도별 광고매출 추이(단위 : 조원) - 연도, 방송광고, 모바일광고의 정보를 제공
연도 방송광고 모바일광고
2014 3.30 0.91
2015 3.47 1.37
2016 3.22 1.98
2017 3.17 2.87
2018 3.23 3.66
2019 3.00 4.65
2020 2.72 5.69
2021 3.15 6.22
2022 3.08 6.80
2023 2.50 7.17
출처방송통신위원회(2024a).

4. 시사점과 제언

4-1. 지역성(locality)을 고려한 OTT 전략 마련

전술한 바와 같이, 현재 국내 OTT 사업자들은 국내 이용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콘텐츠 장르 또는 서비스를 탐색하는 과정에 있다. 플랫폼 기업이 자국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 또는 많은 자본을 보유한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국의 지역성(locality)과 관련한 차별화 전략을 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Choi, 2010; Kim & Tse, 2014).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매력이 있지만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하기 어렵거나 좀처럼 하지 않는 장르 또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탐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티빙과 쿠팡플레이는 그것이 실시간 스포츠 중계라는 것을 파악하고 소수의 스포츠 중계를 온라인 독점하여 짧은 기간이지만 큰 폭의 가입자 증가를 달성할 수 있었다. 드라마는 국내 이용자들이 많이 시청하는 인기 장르이지만, 넷플릭스가 이미 2018년 말에 그것을 파악하고 K-드라마를 송출하여 국내 이용자를 늘렸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이용자들을 확대하는 효과를 얻었다. 앞으로 국내 이용자들에게 어떠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 수 있을지 그 틈새를 찾아내기 위한 실험적인 탐색을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종 OTT 기업에게 협소한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 말고 글로벌로 진출하기를 종용하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본다. 언뜻 가입자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에만 머무는 것보다는 넓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문화적 할인으로 인해 플랫폼 형태로 진출할 경우 더빙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콘텐츠를 소싱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이미 세계에 웬만한 나라에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애플TV 등 미국 OTT가 진출해 있기 때문에 이들과 경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OTT 기업 중 HBO Max, Paramount +, Peacock 등 후발주자들은 플랫폼 형태로의 진출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아예 현지 미디어 기업과의 제휴로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한다. K-콘텐츠가 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 플랫폼이 해외에 진출을 할 경우 해외 이용자들에게 지속적인 이용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해외 미디어 기업에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FAST 등의 플랫폼에 개별 채널 또는 콘텐츠로 진출하는 형태가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4-2. 방송규제의 완화 필요

이제는 방송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고 국내 OTT 사업자가 성장할 방안을 같이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OTT 시장과 방송시장을 별개의 시장으로 간주하여 개별적인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매년 정부에서 수행 및 발간하는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에는 OTT 시장을 방송시장의 잠재적 경쟁자로 예의주시하고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아직 방송 ‘관련 시장’에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그 근거를 보면 일견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TV 이용에서 모바일 기기 이용으로, 방송프로그램 시청에서 OTT 콘텐츠 시청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음성통화 제외)은 2019년 108.8분에서 2023년 126.4분으로 약 17.6분 증가한데 비해, TV 시청시간(주중 기준)은 2019년 162.2분에서 2023년 138.1분으로 24.1분이 감소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OTT 이용에 익숙한 젊은 층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KISDI, 2024). 유료방송 서비스 가격을 10% 인상했다고 가정할 때 유료방송 서비스를 해지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점차 증가하여 2019년 24.8%에서 2023년에는 39.7%로 증가했다(방송통신위원회, 2024b). OTT 서비스가 유료방송 서비스를 대체할 만하여, 유료방송 서비스 요금이 조금 인상될 경우 이를 해지할 의향이 있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보다 엄격한 계량적 연구를 통해 검증을 해야 하겠지만, 우리나라는 느리지만 분명하게 ‘코드커팅(cord-cutting)’이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최근 학계·연구계를 중심으로 국내 방송사업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방송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3) 오랜 기간 OTT와 방송서비스 간의 규제 형평성을 논의하면서 주장된 ‘동일서비스-동일규제’는 이제 보편적 규범으로서 형평성의 문제보다는 국내 방송산업의 부진 탈피를 위해서,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미디어 기업에게 적용되는 규제 대비 상대적으로 강도가 높은 국내 미디어 기업에게 적용되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변화되고 있다. 현재 OTT 사업을 겸영하고 있는 상당수의 국내 방송사업자가 글로벌 OTT 기업들로 인해 OTT 사업뿐만 아니라 방송사업마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방송규제를 고수하는 것은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역차별을 받는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여론의 독점을 방지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담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입·소유·겸영 규제가 강하고 이로 인해 거대 미디어 기업의 출현이 제약받고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국내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OTT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방송사업자들의 입장에서는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거대 미디어 기업의 출현을 막기보다는 지금부터라도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플랫폼 기업의 육성을 위해 규제의 완화가 필요하다.

내용규제와 광고규제 측면에서도 완화가 필요하다. 방송의 내용규제와 광고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유튜브를 시청하는 이용자가 이미 많은 상황에서, 방송사업자와 방송서비스에만 강한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기존의 광고규제를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통합미디어법’과 같이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온 수평적 규제체계로의 전환이 단기적으로 수립되기 어렵다면 현재 논의가 가능한 방송규제 개별 사안부터 단계적으로 완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 3)
    • 최지혜(2024. 11. 9). 방송광고의 미래: 완전일일종량제와 타이틀스폰서십을 중심으로. 한국방송학회 2024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발표
    • 황유선(2024. 10. 31). OTT 시대, 유료방송시장의 공정경쟁 기반 조성을 위한 제도 정비 방안. 한국방송학회-한국미디어정책학회 공동 특별세미나 발표
    • 노창희(2024. 5. 10). 미디어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방송 진흥 정책 방향. 한국언론학회 2024 봄철 정기학술대회 발표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