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 트렌드 59호(11+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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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

키즈웍스 "1인 미디어 콘텐츠 핵심은
구독자 선호와 트렌드"

박종진(전자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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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동영상·스트리밍 플랫폼이 등장하고 1인 미디어 산업이 본격화되면서 방송 영상 콘텐츠가 풍부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지상파 방송 3사와 교육 방송 등 4개 채널이 선택지였다. 케이블 TV 서비스가 도입되고 방송 채널 사용 사업자(PP)의 등장으로 방송 채널이 다변화되면서 채널 선택권은 200~300개로 늘어났다.

스마트폰 상용화,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 등장과 함께 빠른 통신 속도 등에 힘입어 크리에이터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케이블 TV 채널 증가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영상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 창구인 유튜브, 아프리카TV, 트위치 등 1인 미디어 플랫폼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함께 우리 일상 속 새 콘텐츠 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1인 미디어의 시작은 블로그였지만 브이로그와 실시간 방송 등 동영상 크리에이터가 대표 1인 미디어로 대체됐다. 유튜브·아프리카TV 등 플랫폼에 개인이 만든 영상을 업로드하기만 하면 본인 콘텐츠를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1인 미디어 창작자도 크게 늘어났다. 아프리카TV에는 하루 수천 개의 개인 채널 영상이 올라오고, 유튜브에서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상위 채널 20개 중 절반 정도가 개인 크리에이터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정부는 이렇듯 산업화된 크리에이터 미디어를 OTT·메타버스와 함께 3대 차세대 미디어 산업으로 보고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강국 달성을 목표로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산업 혁신 및 글로벌 전략'을 발표하고 크리에이터 미디어 지원 계획을 포함했다. 그 결과, 국내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현지화 작업, 비드콘과 같은 해외 박람회(VidCon) 참가 등을 지원받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RAPA)가 올해 2월 발표한 '2022 1인 미디어 산업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1인 미디어 산업 총매출은 2조 5,056억 원이었다. 국내 1인 미디어 기업은 약 1,500개로 추산된다.

2. '헤이지니', '혜진쓰' 채널 운영사 키즈웍스(KIDSWORKS)

키즈웍스는 '어린이들을 위한 일(WORK FOR KIDS)'에 뜻을 두고 설립된 회사다. 아이들에게 친구가 돼줄 수 있는 즐거운 콘텐츠를 지향한다.

유튜브와 중국 동영상 플랫폼 등에서 총 1,00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인기 콘텐츠 지식재산(IP) 원소스 멀티 유즈(OSMU)를 지향한다. 콘텐츠 유통, 해외 타겟 콘텐츠 재제작, 캐릭터 라이선싱 및 마케팅, 공연 사업, 주문형 비디오(VoD) 유통, 방송 판권 사업, 광고 비즈니스 등 콘텐츠 사업을 다방면으로 전개하고 있다.

사진1 헤이지니(좌), 혜진쓰(우) 유튜브 썸네일
헤이지니 유튜브 썸네일(1)
혜진쓰 유튜브 썸네일(1)

사진제공: 키즈웍스

키즈웍스가 제작하는 대다수 콘텐츠는 유튜브를 통해 글로벌하게 제공된다. 숏츠(짧은 콘텐츠)를 선호하는 10대 등 콘텐츠 접근성 확대 차원에서 틱톡 플랫폼도 활용한다. 틱톡에서는 1분 내외 숏츠 위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유튜브가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에서는 텐센트·아이치이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지난해 기준 약 300만 명 규모 구독자를 모았다.

'헤이지니'라는 크리에이터 IP가 키즈웍스의 핵심 자산이다. 어린이들을 타겟으로 한 '헤이지니' 채널, 어린이와 가족 일상 콘텐츠로 외연을 넓힌 브이로그(VLOG) 중심 '혜진쓰' 채널이 키즈웍스가 운영하는 핵심 콘텐츠 창구다. 키즈웍스는 기존 키즈 콘텐츠 중심에서 패밀리·먹방·인터뷰 등으로 콘텐츠 제작·유통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3. 박충혁 키즈웍스 대표와 일문일답

질문: 키즈웍스가 운영하는 핵심 콘텐츠 채널 '헤이지니'와 '혜진쓰'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답:
사진2 박충혁 키즈웍스 대표
박충혁 키즈웍스 대표(1)

사진제공: 키즈웍스

키즈웍스 대표 채널인 '헤이지니'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꾸준히 사랑받고 성장 중인 유튜브 구독자 381만 명 키즈 콘텐츠 채널입니다.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가 주시청층인데요. 특이하게도 성인까지 팬층을 갖고 있는 스펙트럼이 넓은 키즈 채널입니다. 언박싱, 상황극, 챌린지 등 자극적이지 않은 즐겁고 재밌는 콘텐츠를 지향합니다. 키즈 콘텐츠 특성상 해외 구독자도 재밌게 시청할 수 있어서 해외 구독자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물론 국내가 가장 높습니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아 약 3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국 채널은 현지 시장에 적합하게 더빙 등 재제작을 거치고요. 유튜브 채널에는 아직 외국어 자막 등은 입히지 않고 있습니다. 키즈 콘텐츠의 경우 '넌버벌(비언어적)' 소통 비중이 커서 필요성이 적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댓글 등으로 자막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늘어나고 수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자막 서비스도 제공하려고 합니다.

'혜진쓰' 채널은 헤이지니 크리에이터의 실제 가족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VLOG) 콘텐츠 채널입니다. '키즈 크리에이터가 출산으로 진정한 키즈 크리에이터가 됐다'로 화제가 됐고요. 키즈웍스 콘텐츠 채널 중 올해 가장 많이 성장하고 있는 채널입니다. 20~30대가 주요 시청층이고 출산으로 육아 콘텐츠 비중이 높아지며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이 많이 시청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어른이' 친구들 즉, 성인 팬을 위한 발랄한 먹방 채널인 '지니얌'(구독자 155만 명)이 있고요. 숏츠를 기반으로 가상 부부 상황극 콘텐츠 채널 '숏쀼'(구독자 51만 명) 채널 등 다양한 콘텐츠를 유튜브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헤이지니와 혜진쓰 채널의 크리에이터 캐릭터를 활용한 인터뷰 중심 신규 채널도 계획하고 있는데요.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질문: 키즈웍스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요.
대답:

한마디로 설명하면 팬덤 비즈니스이고 광고 중심 커머스 비즈니스입니다. '헤이지니' 채널만 운영할 때는 키즈 영역이 명확했어요. 방송 광고, 프로그램 출연, 커머스, 키즈 콘텐츠 유통 등 전부 키즈 위주 사업이었거든요. '혜진쓰' 채널로 외연을 확대하면서 광고 비즈니스 영역도 넓어졌는데요. 기존에는 완구, 키즈 관련 캠페인 등이 90% 이상 비중이었다면 리빙, 뷰티, 육아, 여행 등 비즈니스 분야가 다양해졌어요. 브이로그로 더 많은 주제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단순 광고뿐만 아니라 브이로그를 기반으로 특정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해서 새로운 제품이나 브랜드도 개발하고 있는데요. 조만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질문: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기업 등에 속하지 않고 1인 미디어·크리에이터 활동을 위해 키즈웍스라는 자체 회사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답:

여러 선택지가 있었는데요. 자율성, 자유로움을 고려해서 1인 미디어 회사를 선택했습니다. 크리에이터 지니는 아이들에게 친구가 돼줄 수 있는 자극적이지 않고 즐거운 콘텐츠를 마음껏 제작하겠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러한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회사와 일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지금의 키즈웍스가 탄생한 거죠. 지금도 어린이들을 위하겠다는 큰 틀은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의 키즈 정책 변화나 키즈 시장·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은 조금씩 다변화되는 것 같아요.

질문: 부부가 같이 일하는 회사입니다. 남편은 키즈웍스 대표, 아내는 키즈웍스 대표 크리에이터잖아요.
부부가 모두 출연하는 혜진쓰 채널도 있고요. 좋은 점은 무엇이고 미처 예상하지 못한 어려운 점이 있을까요?
대답:

좋은 점은 가장 신뢰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 부부가 함께 같은 일을 한다는 점이에요. 역할은 명확히 다릅니다. 말씀하셨듯 회사 대표와 크리에이터잖아요. 비즈니스에 특화된 사람과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이 같이 일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같은 사안이지만 서로 맡은 바가 달라서 다른 의견을 내더라도 각자의 전문 영역을 존중하고 시간을 갖고 서로 맞춰가고 있어요. 기업 대표는 수익이나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크리에이터는 하고 싶은 콘텐츠나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는 꼭 제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끔 부딪치기도 하는데요. 서로 잘 설득해나가며 회사와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해나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점은 계속 함께 있으니 콘텐츠 얘기를 할 수밖에 없고 퇴근 후에도 일을 하게 된다는 점인 것 같아요.

사진3 박충혁 키즈웍스 대표
박충혁 키즈웍스 대표(2)

사진제공: 키즈웍스

사진4 지니(강혜진) 키즈웍스 크리에이터
지니(강혜진) 키즈웍스 크리에이터(1)

사진제공: 키즈웍스

질문: '헤이지니'만으로도 어린이들의 대통령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큰 관심과 인기를 얻었는데요.
'혜진쓰' 채널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대답:

어린이들이 계속 성장한다는 점입니다. 헤이지니 채널을 운영한 지 6~7년 정도 됐는데요. 예를 들면 크리에이터 지니를 보던 일곱 살 아이가 지금은 열세 살, 열네 살이 됐을 거잖아요. 예전에는 언박싱하며 상황극하던 지니가 그저 좋았는데 나이가 들어서 청소년이 됐단 말이죠. 키즈 콘텐츠에는 관심이 줄었지만 그럼에도 크리에이터 지니의 일상을 궁금해하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고요. 어떻게 호응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브이로그 채널을 개설한 것으로 봐주시면 됩니다. 크리에이터와 구독자가 같이 성장해나가는 개념인데요. 지니의 일상을 계속 볼 수 있도록 해주자, 궁금해하는 내용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팬들이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혜진쓰 채널을 만들고 더 많은 기회가 생기고 있는데요. 키즈 콘텐츠 크리에이터에 머물렀으면 못 했을 인터뷰 콘텐츠도 인터뷰어가 되어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크리에이터에 확장성이 생긴 거죠.

질문: 키즈웍스 주요 구성원은 어떻게 되나요?
대답:

키즈웍스 핵심 구성원은 콘텐츠 프로듀서(PD)들입니다. 크리에이터가 디렉팅과 출연을 맡고 그 외 기획부터 촬영 편집, 해외 콘텐츠 재제작까지 다양한 업무를 PD들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변화되기 때문에 그에 맞춰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현재 3~4명 신규 충원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11월 기준 임직원 총 11명 중에 8명이 PD일 정도로 비중이 큽니다. PD들은 헤이지니, 혜진쓰, 지니얌, 숏쀼 등 담당 채널로 업무를 나누고 있습니다. PD 외에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일을 맡고 있는 사업팀도 중요합니다.

사진5 헤이지니(좌), 혜진쓰(우) 유튜브 썸네일
헤이지니 유튜브 썸네일(2)
혜진쓰 유튜브 썸네일(2)

사진제공: 키즈웍스

질문: 지니 크리에이터 외 새로운 크리에이터 영입 또는 양성 계획이 있나요?
대답:

아직은 없습니다. 지니 크리에이터가 1인 미디어이자 크리에이터로 원하는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것을 전폭 지원하고 있어요. 다만 다른 출연자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헤이지니 채널은 상황극으로 유명한데 상대 배역으로 나오는 서브 출연자 분들은 OSMU 중 뮤지컬에 출연했던 배우들이에요.

질문: 키즈웍스의 원소스 멀티 유즈(OSMU) 전략 공유해주세요.
대답:

지니 크리에이터가 캐릭터이자 사람이잖아요. 다양한 분야에서 IP를 활용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가장 먼저 진행했던 분야는 캐릭터 라이선싱이었는데요. 캐릭터를 활용한 PB 제품과 라이선싱 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지금은 멈춰 있지만 캐릭터 IP를 활용한 뮤지컬 공연을 통해 전국 투어를 시즌2까지 다년간 진행했고 좋은 성과를 얻고 반응을 확인했습니다. 기존 콘텐츠를 유통하거나 재제작해 다양한 매체로 내보내는 작업도 진행했고요. 국내에서는 뮤지컬을 영화화해 극장에 상영하거나 IPTV VoD를 유통하기도 했습니다.

사진6 헤이지니 영화 시사회 현장
헤이지니 영화 시사회 현장(1)
헤이지니 영화 시사회 현장(2)

사진제공: 키즈웍스

질문: 키즈웍스가 지향하는 중장기 콘텐츠 방향 및 수익원에 대해 들려주세요.
대답:

지니 크리에이터의 팬덤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는데요. 기존 키즈 분야에 대한 확고한 입지를 토대로 키즈웍스만 할 수 있는, 다양한 연령대 시청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의 역량이 키즈에서 패밀리로 확장되며 리빙·뷰티·육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콘텐츠나 커머스 컬래버레이션 기회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키즈웍스 수익원은 유튜브 운영으로 나오는 콘텐츠 수익인데요. 유료 광고 등 브랜디드 콘텐츠, VoD 유통과 해외 재제작을 통한 매출, 크리에이터 엔터테인먼트 수익이 대표적이고요. 현재 키즈웍스가 운영하는 채널이나 크리에이터 특성, 콘텐츠 중심 커머스 분야로 사업 확대도 검토하고 있어요.

질문: 1인 미디어 산업의 현재 업황에 대한 의견을 주신다면요.
대답:

유튜브의 빠른 성장으로 뉴미디어 시장이 큰 흐름을 타고 급격히 성장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흐름이 주춤하는 시기에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업체들은 고전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지속 가능하고 규모 있는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잘되고 있는 1인 미디어 기업이나 크리에이터도 있고요. 키즈웍스는 크리에이터 중심 기업입니다. 스케일업보다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안정적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기조를 택했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큰 타격은 없습니다. 시장에 다시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를 영입하거나 사세를 확장하기보다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사진7 헤이지니 팬미팅 현장
헤이지니 팬미팅 현장(1)
헤이지니 팬미팅 현장(2)

사진제공: 키즈웍스

질문: 크리에이터나 1인 미디어 관련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대답:

너무 생각을 많이 하기보다 일단 콘텐츠를 만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처음 생각한 대로 콘텐츠가 제작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단 찍어보고 스스로 또는 타인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다듬어가는 꾸준함을 유지하면 늦게라도 인정받는 시기가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례를 많이 보기도 했고요. 크리에이터 관련 사업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마찬가지. 콘텐츠를 필히 제작해 보기 바랍니다. 크리에이터와 일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영역에 대한 이해가 많이 필요합니다. 같은 것을 바라보더라도 비즈니스적 접근과 크리에이터적 접근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이해도가 낮다면 매우 고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 마지막으로 1인 미디어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제도 차원의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요.
대답:

좋은 정부 지원 사업이 다양하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의견을 드린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는 지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더빙 또는 번역 등 재제작 콘텐츠를 활성화하고 스튜디오 대관 등 문제로 아이디어가 있어도 콘텐츠 제작에 한계를 경험할 때가 많습니다. 재제작과 시설 자금 등에 대한 지원이 있다면 좀 더 폭넓은 제작이 가능할 것 같아요. K팝이나 드라마가 그랬듯 K크리에이터의 시간도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 지니(강혜진) 크리에이터와 일문일답

질문: 유튜브·트위치·아프리카TV 등 1인 미디어 플랫폼 다양화로 기회도 많아지고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등장했는데요.
'헤이지니' 롱런 비결은 무엇인가요.
대답:

트렌드에 맞춰 변화를 주고 어린이 친구들에게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집중한 게 꾸준히 사랑받은 이유인 것 같습니다. 과거 키즈 콘텐츠임에도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부적절한 내용을 내보내는 채널들이 득세하고 이슈가 잦았던 때도 있었는데요. 저희는 꾸준히 저희 결을 지키는 구독자들을 위해 즐거운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집중했고, 본질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온 결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는 트렌드 변화가 매우 빠른데, 얼마만큼 빠르게 트렌드를 적용한 콘텐츠를 제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헤이지니가 가장 잘하는 것은 최신 트렌드를 헤이지니만의 색깔로 풀어내는 것입니다. 키즈 콘텐츠가 넓게 보면 부모님과 함께 보기 때문에 패밀리 콘텐츠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아이들 눈에도 재밌고 부모 기준에도 부합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키즈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적절한 내용을 다루던 콘텐츠는 시장 자정 작용으로 모두 사라졌고 결국 기본에 충실한 콘텐츠와 크리에이터들이 잘된 것 같습니다.

사진8 지니(강혜진) 키즈웍스 크리에이터
지니(강혜진) 키즈웍스 크리에이터(2)
지니(강혜진) 키즈웍스 크리에이터(3)

사진제공: 키즈웍스

질문: 헤이지니가 '본캐'이고 혜진쓰가 '부캐'인가요.
남편 박충혁 대표와 함께 등장하는 콘텐츠, 딸 박채유 양 육아 관련 콘텐츠는 꾸준히 업로드되나요?
대답:

헤이지니라는 이름은 혜진을 늘려 발음하는 느낌으로 지었고, 혜진쓰도 강혜진의 혜진을 따와서 지은 거라 본캐(메인 캐릭터)·부캐(서브 캐릭터)라기보다는 둘 다 저인 것 같아요. 강혜진과 헤이지니는 분리하려고 해도 워낙 일체화가 돼 있어 저도 팬 분들도 분리가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둘 모두 저의 본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헤이지니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장난감을 좋아하는 동심 가득한 모습이 더 부각되고, 혜진쓰는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솔직담백한 그대로의 모습이 더 담겨 있다는 차이가 있네요.

얼마 전 혜진쓰 채널에 출산과 육아 브이로그 콘텐츠들이 업로드됐는데 헤이지니를 좋아해주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는 공감으로, 헤이지니를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어린이 친구들에게는 마치 동생이 생긴 것처럼, 저희 가족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셨어요. 혜진쓰 채널은 일상을 담아내는 브이로그 콘텐츠인 만큼 지금 저의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채유의 육아를 많이 담아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진9 헤이지니(좌), 혜진쓰(우) 유튜브 썸네일
헤이지니 유튜브 썸네일(3)
혜진쓰 유튜브 썸네일(3)

사진제공: 키즈웍스

질문: 1인 크리에이터를 준비하는 청소년·청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려요.
대답:
사진10 지니(강혜진) 키즈웍스 크리에이터
지니(강혜진) 키즈웍스 크리에이터(4)

사진제공: 키즈웍스

많은 경험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대학생 때 정말 많은 아르바이트와 일을 경험했는데요. 그러한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경험에서 배운 인사이트와 노하우들이 창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두려워하지 말고 본인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보세요.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방향을 잃지 않고 제작·발전하면 좋은 기회를 만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은 본인이 콘텐츠의 주체가 되어 영상을 창작하는 일입니다. 남들과 다른 나의 개성과 매력을 찾아 트렌드에 맞게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좋은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꾸준히 영상을 제작하고 분석, 발전해 나간다면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질문: 크리에이터가 미래 직업으로 유망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대답:

예전에는 본인의 개성과 매력이 높아도 대중에게 선보일 기회가 적었잖아요. 지금은 다양한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자신을 어필하고 팬덤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단순 인기에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사례들도 많이 나오고 있기에 유망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마지막으로, 크리에이터로서 최종 목표를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답:

올해 크리에이터를 시작한 지 8년 차가 되었는데요. 예전에 헤이지니를 봤던 친구들이 중·고등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어 지금까지 지니에게 많은 사랑을 주고 있어요. 지금처럼 꾸준히 시대를 아우르며 지니를 사랑해주는 친구들에게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며 사랑받는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5. 나가며

초등학생 대상 교육부·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설문조사에서도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장래 희망 직업 3위에 오를 만큼 크리에이터가 각광받는 시대다. 인기 유튜버는 연예인 못지않은 팬덤을 갖게 되고 나아가 지상파방송이나 케이블 TV 채널에 출연하는 등 새로운 행태도 나타나고 있다. 크리에이터의 인기만큼이나 중요한 건 영향력과 파급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연예인이 공인이라고 불리듯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크리에이터 역시 직업 윤리를 갖추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에이터 윤리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동영상 플랫폼마다 각자 기준을 적용해 콘텐츠 수위를 조절하고 있지만, 클릭 또는 검색만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는 접근성을 고려하면 더 안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나 공공기관, 플랫폼 기업 주도로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나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확산 등 역기능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필수다.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는 당연히 1인 미디어 산업 안에서도 자리를 잡을 수 없게 해야 한다.

수익과 직결되는 콘텐츠 조회 수가 중요하지만, 크리에이터 개인 역시도 타인에게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주지 않는 선에서 건전하고 유익한 또는 즐겁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앞서 정부는 건강한 1인 미디어 문화 확산을 위해 인기 크리에이터 참여로 '클린 콘텐츠 선포' 및 홍보 활동을 펼친 바 있다. 이러한 공공 주도 노력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들이 지속 가능한 1인 미디어 산업과 산업 발전을 위한 건전한 콘텐츠 생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자정 활동을 해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