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 트렌드 59호(11+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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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사: 좌담회

AI·디지털 기술 변화가 가져올
미디어·콘텐츠 산업 변화

송현호(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방송미디어기획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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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전파진흥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2023 차세대 미디어 대전' 행사가 지난 12월 11일과 12일, 양일에 걸쳐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2023 차세대 미디어 대전'의 주제는 '변화하는 미디어의 혁신적 대응(Embrace the Media Revolution)'으로 개막식, 기조연설, 방송·미디어 미래전략 콘퍼런스, 뉴테크 융합 미디어·콘텐츠 콘퍼런스, 해외 한국어방송인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큰 관심을 모았다. 그 중 지난 12일에 진행된 방송·미디어 미래전략 콘퍼런스는 AI·디지털 기술 기반 제작 및 유통시장 활성화 방안, 콘텐츠로부터 시작되는 미디어 플랫폼 확장 전략, AI·디지털 기술 변화가 가져올 미디어·콘텐츠 산업 변화 등에 대해 강연과 토론이 이어졌다. 그 현장을 따라가 보았다.

2023 차세대 미디어 대전 포스터
  • 일시: 2023년 12월 12일(화) 15:00~16:20
  • 사회: 한정훈(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
  • 토론 참석자
  • 김광집(서울예술대학교 교수)
  • 강정수(미디어스피어 이사)
  • 노동환(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리더)
  • 양효걸(MBC 딩딩대학 공동대표)
  • 장세희(CJ ENM 콘텐츠유통전략팀 부장)

※ 콘퍼런스 토론 내용은 참석자 개인의 의견이며 KCA 및 참석자 소속기관의 공식 견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

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사회자)

행사의 마지막 세션으로 'AI, 기술 변화 그리고 우리가 가져올 미디어 콘텐츠 산업 변화'를 주제로 특별세션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차세대 미디어 대전은 '변화하는 미디어 혁신'이라는 주제로 완성됐는데 현재 제일 중요하고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AI가 행사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각각의 각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들을 모시고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사진1 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
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1) 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대표(2)
사진2 콘퍼런스에 참여한 연사분들
좌담회 연사들(1)

토론 주제1 AI가 각 분야(콘텐츠, 미디어 등)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연사 김광집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사진3 김광집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김광집 서울예술대학교 교수(1)

실제로 AI가 많은 분야에서 활용이 되고 있는데, 저는 크게 네 가지 분야로 나누어 이야기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생성형 AI를 언급하면, 예를 들어 기존에는 날씨가 좋은 날 이미지를 공유하기 위해 나가서 사진을 찍어와야 했다면 지금은 간단히 텍스트로 검색하여 밝은 날씨, 맑은 날씨 등으로 이미지들이 생성됩니다. 저희도 매일 테스트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6개월 단위로 프로그램이 바뀌었다면 지금은 거의 주 단위로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업데이트됩니다. 또한 발전속도도 최근 한 달 사이에 아주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파랑새가 왼쪽에서 프레임 인을 하여 하늘을 날아간다는 말을 치면 실제로 실사에 가까운 파랑새를 만들고, 카메라 앵글과 렌즈 화각까지 입력하면 영상을 실제로 찍지 않고도 만들어지며, 완성도 역시 거의 동영상 수준입니다. 2D, 3D 애니메이션은 아직 노동형 산업이라 기술을 적용해 많은 콘텐츠들이 완성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버추얼 휴먼 같은 경우 국내에서는 이런 기술이 최근에 각광받고 있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20년 전부터 '디지털 더블(Digital Double)' 기술과 '딥페이크(Deepfake)' 등 여러 가지 기술이 상용화 되었습니다. 실제 우리가 보고 있는 <어벤져스>에 나오는 헐크라든지 하다못해 미키마우스도 가상인간이라고 보면 됩니다. 결국 콘텐츠 산업은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가야 하는데 국내에 있는 대부분의 가상인간 회사들은 사실상 기술력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딥페이크 방식을 많이 쓰다 보니, 화각에 대한 전면밖에 안되는 화각이 있기 때문에 콘텐츠를 제대로 생성을 못하기 때문에 콘텐츠보다는 기술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기술 또한 원천기술이라기보다는 해외에서 이미 발표한 오픈소스들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협업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버추얼 스튜디오는 국내에 이미 여러 개 만들어졌고, 할리우드와 같은 스펙의 하드웨어는 구축됐지만 엔지니어들이라든지 공간을 스캔한 데이터들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 앞서 말씀드린 생성형 AI를 적용하면 활용도가 확실히 올라갈 겁니다.

음성형 AI의 경우도 오디오 클론 기술을 적용하면 예전에는 음악을 받을 때 가이드 보컬이 실제로 노래를 했지만, 지금은 보컬로이라든지 여러 프로그램을 써서 음역대를 자유자재로 조정해서 음악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도 이미 AI로 만들어진 가수들이 앨범을 낸 케이스도 있어서 이 네 가지 기술이 조금만 융합되면 기술적으로 저비용·고품질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예상합니다.

연사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
사진4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1)

저는 저희 회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것과 오픈을 앞둔 것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 문장을 쉽게 풀어내는 기술)을 활용해 간단한 기사를 젠지(Gen-Z)들이 이해할 수 있는 기사체로 바꿔준다거나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글로 바꿔주는 것, 또는 대충 쓴 글을 뉴욕타임즈 스타일의 권위 있고 분석적인 글로 만드는 것에 대해 고민합니다. 더불어 기자들이 보도 자료를 받았을 때 톤과 타깃 오디언스(Target Audience)를 정의하면 거기에 맞게 글을 만들어주는 것과 유튜브 영상을 입력하면 기사가 만들어지고 이것을 모아 책을 만들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고민합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프롬프트(Prompt) 형 UI는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봅니다. 시밀러웹에서 나온 통계를 보면 한국의 경우 전 세계에서 ChatGPT 이용률이 10위권 밖입니다. 열기는 뜨거우나 ChatGPT를 유료로 사용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경우 실제로 수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용률이 더 높지만 제가 일반 AI 강연 등을 가보면 사용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한국에서 개인적인 사용률이 낮습니다.

멀티모달(Multimodal, 시각, 청각 등 여러 인터페이스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돼서 요즘은 UI 부분에서는 다소 개선이 되었지만, 저는 이런 부분에서 프롬프트 리스 방향으로 UI/UX 부분이 개선될 거라고 보고, 거기에 맞춰서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여러 지역 방송국의 기자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로 우선 개발되고 있지만, 앞서 말한 기사를 만드는 툴 등에도 계속 확대시켜 나갈 겁니다. 더불어 유튜버들이 계속해서 책을 쓰고 싶어 하는데 이 부분에도 AI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프롬프트 리스로 가는 사업아이템을 찾고 있습니다.

연사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리더
사진5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리더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리더(1)

OTT 쪽에서는 AI를 서비스에 접목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OTT는 보통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찾아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고, 콘텐츠가 매일 쌓이기 시작합니다. 통상적으로 저희 콘텐츠 웨이브 기준으로 하루에 자동으로 입수되는 콘텐츠가 40~50개 정도입니다. 그러면 수많은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서버에 계속 쌓이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는 고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에 방대한 분량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어떻게 하면 이용자들에게 쉽게 노출시킬 것인가에 대한 관점으로 다가갑니다. AI를 통한 추천 서비스 기능이 그런 관점에서 출발했고, 국내 사업자의 경우 왓챠가 넷플릭스와 버금가는 AI를 통한 추천 서비스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저희 웨이브도 그렇고 티빙도 일부 기능에 AI를 통해 추천 서비스 기능이 적용되고 있지만 이 부문을 확대할지는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에 따릅니다.

보통 티빙이나 웨이브 같은 경우 바로 나오는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이용자들이 많다 보니 플랫폼에 전면적으로 AI를 추천하면 이용자의 니즈에 대한 반응을 충족시키기가 어렵다는 콘텐츠의 특성이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AI를 통한 추천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있어 다소 소극적이고 제한적이었던 건 사실입니다.

저희 웨이브 같은 경우에는 아직 실서비스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ChatGPT를 활용해 검색 서비스를 테스트 버전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용자들이 추천 서비스가 아니라 원하는 키워드를 넣었을 경우 검색 서비스 안에 관련된 영상이 보통 20~24개까지 제공됩니다.

하지만 플랫폼의 고민은 따로 있습니다. 국내 이용자들 중에 장애인이나 자막을 원하는 일반 시청자들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과 콘텐츠를 수출하거나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할 때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입니다. 대략 추산했을 때 콘텐츠 웨이브가 보유한 서버에 갖고 있는 콘텐츠를 영어 자막으로만 번역할 경우 비용이 8천억 원에서 1조 원의 금액이 발생합니다. 그만큼 콘텐츠가 많다는 겁니다. 저희는 2~3년에 걸쳐서 AI를 통해 한국 음성을 한국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컨소시엄을 통해서 기술 개발은 외부의 서드 파티 업체가 진행하고 저희는 데이터를 제공했습니다. 아직까지 정확도가 많이 높지 않아, 실서비스의 적용은 약간 늦춰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음으로 AI를 적용해 이용자들에게 콘텐츠로 어떻게 색다른 경험을 줄 것인가에 대한 소통 문제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어떠한 장면이 어떻게 높은 화제성을 보이며, 어느 장면에서 가장 많은 시청시간이 나오는지는 항상 데이터를 쌓고 있습니다. 마케팅이나 홍보, 콘텐츠 투자를 했을 때 하나의 지표로서 저희는 고민이 있습니다. AI를 통해서 화제성과 높은 시청시간을 보인 영상을 추출해서 마케팅이나 홍보에 활용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오리지널 콘텐츠 기준으로 저희가 IP를 갖고 있거나 공동 보유하거나 혹은 갖고 있지 않은 것도 있는데 IP를 활용해 창작의 영역까지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서비스에 대한 구분과 콘텐츠에 대한 여러 가지 AI 서비스를 고민하는 시점입니다. 아직까지는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데 있어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AI를 고도화하려면 기반 콘텐츠에 대한 데이터가 존재합니다. 저희는 2~3년 동안 콘텐츠가 가진 여러 메타 정보를 수작업으로 정제해 정성적인 데이터와 정량적인 데이터를 구분해서 추천 서비스 콘텐츠 영역의 AI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고도화되고 기술의 정확도가 높아지면 향후 OTT에서는 자막뿐만 아니라 영상 추출 기능이나 창작같이 새로운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도전을 예상합니다. 아직까지 콘텐츠 OTT 같은 경우 콘텐츠 중심으로 경쟁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AI를 통해서 같은 콘텐츠지만 색다르거나 독특하게 제공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연사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

추천 AI의 발전에 있어 또 하나의 한계에 부닥치고 경쟁이 형성되고 있다고 봅니다. 구글의 제너레이팅(Generating, 폰트, 글꼴, 글자체 등 디자인 요소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알고리즘) AI를 사용하고 검색을 해보면 저는 요즘 너무 행복하고 좋습니다. 어떤 데이터는 검색 결과에서 링크를 나열해 주는 것이 아니라 답을 추출해서 보여줍니다. 그런 것처럼 제가 요즘 넷플릭스를 볼 때 많이 쓰는 것이 ChatGPT입니다. 추천을 잘하고 있어도 넷플릭스가 방황하는 일은 자주 발생하는 만큼 저는 추천 AI가 이러한 세일링, 유리 천장에 부딪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서치 제너러티브 익스피어리언스(Search Generative Experience)부분에서 요즘 뜨고 있는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 엔진 최적화)보다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우리의 브랜드가 AI에게 학습되어서 추천될 것인가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GPT 같은 경우 넷플릭스는 학습을 완료했기 때문에 과거에 영화와 관련해 이용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영화와 음악도 추천해 줍니다. 넷플릭스의 추천AI보다는 GPT가 대화하면서 신뢰도가 형성되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서도 경쟁 구도가 반드시 생겨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연사 양효걸 MBC 딩딩대학 공동대표
사진6 양효걸 MBC 딩딩대학 공동대표
양효걸 MBC 딩딩대학 공동대표(1)

저는 2년여 동안 AI를 방송 현장에 접목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방송 현장에서는 AI가 실제로 굉장히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슈퍼 레볼루션이라든가 STT(Speech to Text, 음성 파일 텍스트 변환)같은 것들이 대표적인데 AI에 대한 논의 확장은 실제 방송 현장에서 제작에 쓰일 정도로 안정화되고 고도화된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온도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작상에 있어 신속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인건비를 아껴 예산을 줄일 수 있지만 실제 수요자들이 AI 기술에 대해서 어떻게 썼을 때 무엇이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한 청사진이 없기 때문에 유용한 사용에 대한 상상 자체가 좀 단절된 상황입니다. 그래서 방송 현장에서 AI 기술의 발달은 다른 흐름으로 흘러가서 지금 상황을 비유하자면 '자동차보다 마차가 훨씬 빠르다'고 말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안정화된 AI 기술을 방송사에서 최대한 쓸 수 있을 정도로 수요자들의 니즈를 파악하면서 페인 포인트(pain point, 제품 또는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만이나 불편함)를 확인해 이걸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거의 2년 동안 딩딩대학에서 했습니다. 저희가 주목한 부분은 아카이브 인덱싱인데 여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MBC가 약 60년 동안 축적한 아카이브로 처음에는 교육용 콘텐츠를 만드는 사내 벤처를 출범했습니다. 아카이브의 가능성이 정말 놀라워 1920년대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 육성 연설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지만 어떻게 확보했는지도 모른 채 어딘가 묻혀 있습니다. 굉장히 우연한 계기로 발견하기도 하는데 방대한 아카이브가 있지만 찾을 수 없는 것은 대부분 인덱싱이 잘 안됐기 때문입니다. 인덱싱이 정확히 되어 있으면 AI의 얼굴 인식 기술로 희귀본도 정확히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AI가 방송사한테 주는 무한한 잠재력은 희귀본 발굴부터 인덱싱을 통한 재창조입니다. 60년 동안 쌓인 아카이브는 없는 그림이 없을 정도지만 자료가 어디 있는지 몰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인덱싱 분야에서 저희가 할 일이 많다고 보고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요소 기술(얼굴인식, STT, OCR, 사물인식)로 제작자들이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잘 프로그램 되어있고 UI 같은 것들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투자가 이루어지기보다는 아직까지는 기존 제작 방식을 많이 선택합니다.

그리고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 중 하나가 AI 기술은 굉장히 다채롭지만 이게 영상 분야로 넘어가는 순간 저작권과 초상권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좋은 기획을 내서 영상 아카이브를 가지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면 많은 분들이 방송사가 저작권과 초상권을 다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자료가 저희 스토리지에 있기 때문입니다. 자료는 15 페타바이트 정도가 됐지만 그걸 방송사가 마음대로 풀었을 때 반드시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한 방송사가 가지고 있는 축적된 자산을 공공에 개방하기에 문턱도 위험성도 굉장히 높습니다. 이런 저작권과 초상권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돼야 많은 콘텐츠 분야에 저희의 축적된 자산을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가 있습니다. 그런 점이 보완된다면 AI 기술이 방송 현장에 좀더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지 않을까요?

비즈니스와 관련해 딩딩대학은 두 가지 사업 분야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AI 인덱싱 분야에서 페이스 레코그니션(Face Recognition, 얼굴 인식)이라든지 STT(Speech to Text, 음성을 글자로 바꾸는 기술),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광학문자인식), 사물 인식, 멀티모달 기술을 조합해서 실제 '딩딩아이'라는 프로그램이 나왔습니다. 그걸 <구해줘 홈즈>라든지 선거 방송 등에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 아카이브 인덱싱은 방송사만 쓰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영상이 조금이라도 관여된 곳에서 아주 풍부한 메타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의 사업 분야는 디지털 치매 치료제 시장입니다. MBC가 원래 드라마 왕국이어서 80~90년대를 거치면서 화려한 구작 드라마 IP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걸 어디에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치매가 발병하는 연령대가 전성기 때 즐겨보던 드라마인 <허준>, <사랑이 뭐길래> 같은 히트작을 의료진들이 인증한 문제와 섞어서 실제 영상을 짧게 보고 기억력이나 상황 판단 등을 훈련 및 테스트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자체 등에 납품을 앞두고 있습니다.

연사 장세희 CJ ENM 콘텐츠유통전략팀 부장
사진7 장세희 CJ ENM 콘텐츠유통전략팀 부장
장세희 CJ ENM 콘텐츠유통전략팀 부장(1)

저희 CJ ENM에서는 AI 기술을 콘텐츠를 기획·제작·유통하는 밸류체인 전반에 접목하도록 많은 시도를 하고 있는데 먼저 콘텐츠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는 AI를 보조작가 역할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하나를 기획할 때 보통 짧게는 3~6개월에서 길게는 3년이 소요되는데 이때 자료 조사나 정보를 수집하는 보조작가 역할로 AI를 사용함으로써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은 AI 음원 생성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 때 배경음악으로 한 에피소드에 100곡 정도가 쓰이는데 당시에 유행하는 우리나라 가요나 해외 곡이 대부분입니다. 이게 해외로 유통되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음원 저작권을 해결해야 하는데 저작권자를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저작권료가 너무 터무니없이 비싸 가격 지불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럴 때 AI 기술을 사용해서 해당 음원을 듣고 비슷한 톤 앤 매너, 비트나 유사 장르의 음악을 새롭게 생성해 줍니다. 그러면 저작권도 해결되고, 비용도 저렴하게 음원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파트너사인 포자랩스를 통해서 이런 AI 음원을 생성하고, 음원을 자동으로 듣고 음원 큐시트까지 작성해 주는 기술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가 콘텐츠를 만들면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OTT에 판매·유통을 하는데 그때 그들의 요청사항 중 하나가 바로 음원 큐시트입니다. 콘텐츠에 어떤 음악이 사용되고, 저작권을 확인하기 위해서 큐시트 요청을 하는데 예능 콘텐츠의 경우 큐시트를 작성하는 제작진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협업에 간편하게 이용하고 불필요한 노력을 줄이고자 AI 시스템을 넣으면 자동으로 음원 큐시트를 생성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음원 저작권을 조금 더 효율화해서 찾아볼 수 있고 교체가 필요한 곡은 AI 음원을 생성해서 저작권 이슈가 없는 곡들로 교체합니다. AI음원 활용 통한 콘텐츠 재제작으로 시간과 비용 절감하면 글로벌 콘텐츠의 유통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비디오 저작권 해결에서도 AI 기술이 사용한 자료 화면이나 그림, 이미지 저작물들의 저작권을 확인하고 교체까지 자동으로 해줄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저희 사업부가 CJ ENM의 드라마나 예능을 해외에 유통하는 세일즈 기능도 하고 있어서 B2B 마케팅과 세일즈가 되고 나서 해당 글로벌 파트너사에 저희 콘텐츠 IP에 관련된 자료들을 전달하고 해당 플랫폼에서 잘 서비스될 수 있도록 글로벌 마케팅과 재제작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먼저 마케팅에 대해 설명드리면, 저희가 AI 기술이나 플랫폼을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 많이 발전시켰습니다. 콘텐츠 판매는 대부분 유명한 밈컴 콘텐츠 세일즈 마켓에서 콘텐츠를 해외 플랫폼사나 채널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전에는 오프라인 마켓에서 이루어졌는데 코로나 때 축소가 되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발전시킨 것이 B2B 플랫폼인데, 저희 팀에서는 Watch 닷 CJ ENM 닷컴이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에서는 저희가 판매하고 있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보나 트레일러, 스크리너, 대본 등을 아카이빙해서 바이어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추천 서비스까지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는 조금 더 다양한 나라의 바이어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자동 번역 기술을 많이 발전시켰습니다. 자동 번역은 바이어들이 콘텐츠를 트레일러나 1, 2화 정도만 보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해서 현재 단계의 자동 번역 기술을 접목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 자막을 바탕으로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아랍어까지 자동으로 한 권의 번역이 되게 해서 다양한 나라의 바이어들이 각국의 언어로 저희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발전시켰습니다. 또한 바이어 대상 사이트이기 때문에 바이어가 가입을 하면 그들이 구매했던 콘텐츠에 대한 이력이 남습니다. 과거에 구매했던 콘텐츠 장르나 출연 배우, 감독, 작가 정보가 있어 향후 구매에 맞춰 추천하는 AI 기술도 접목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내년에 주력하려는 것은 기존 글로벌 OTT사들은 콘텐츠의 메타 데이터가 굉장히 중요한데 과거 콘텐츠들은 메타 데이터가 잘 정리가 되지 않은 것도 있고 너무 방대한 자료라 AI로 메타 데이터를 정리하거나 매칭해 더 많은 콘텐츠를 판매할 계획입니다.

예능 콘텐츠의 글로벌화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은데 신규 예능을 넷플릭스에서 국내와 해외에 동시에 서비스하려면 6~8주 전 딜리버리가 필수입니다. 그래야 글로벌 OTT들이 저희 콘텐츠를 받아서 각국의 언어로 자막을 넣거나 더빙하는 로컬라이제이션을 할 수 있어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희 제작진들이 국내 방송을 염두하고 제작하면 6~8주 전에 완성본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서 딜리버리를 조금 더 빠르게 하고 국내에 정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자막에 AI 기술을 붙이거나 음원 생성 같은 것을 해 신규 콘텐츠도 제작이나 판매에 있어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AI 자막도 시도하고 있으나 정확도와 전문성이 좀 더 필요해서 영어 자막 같은 경우 아직 전문 번역 업체를 쓰고 있습니다. 자막뿐만 아니라 재작년에 페스트 채널 5개를 론칭하면서 느꼈던 점이 페스트 채널에 입점하려면 저희가 갖고 있는 콘텐츠 양이 많아야 소비자들이 들어와서 시청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메타 데이터를 정리하는 것도 어려운데 자막도 전달해야 하는 고충이 있어 앞으로 AI 기술을 더 많이 적용할 계획입니다.

토론 주제2 AI 확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정보 비대칭 등)에 대한 의견

연사 김광집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사진8 김광집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김광집 서울예술대학교 교수(2)

제가 학교에 같이 있다 보니 촬영·편집·연출 전공인 학생들이 "기술이 너무 발전하고 있는데, 앞으로 저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라는 질문이 많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이런 비슷한 얘기를 20년 전 VFX가 많이 발전했을 때에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천기술, 그러니까 비슷한 기술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파운데이션이 가장 중요합니다. 해외 케이스는 다양한 분야와 융합하고 있습니다. 방송·광고·미술 분야가 같이 움직이는데 한국은 드라마·영화·광고·CG 등 관련 업계가 각각 움직이다보니 서로 소통이 잘 되지 않아 기술적인 발전이 많이 없습니다. AI가 발전할수록 노동적인 분야 일자리는 줄겠지만, 엔터테인먼트 일자리는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지금은 기술이 쉬워져 초등학생들도 유튜브 영상을 찍어서 올리는데 이는 분야의 산업이 더 커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AI가 발전할수록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다양화될 것입니다. 연출했던 학생들이 단순히 드라마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어 일자리는 더 늘어날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기초적인 기술을 이해하고 쓸 수 있어야 하며, 프롬포트 같은 경우도 기술적인 노하우와 프로그램에 대한 팔로우업이 있어야 작업을 이해하고 계속해서 산업이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사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
사진9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2)

학술적으로 볼 때는 아직까지 기술의 발전이 일자리를 줄였다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가 만들어졌을 때 마부들이 사라졌다거나 냉장고가 만들어졌을 때 얼음 공장이 사라진 정도로 기술의 진화가 사회 총량의 일자리를 줄인 적은 역사적으로 한 번도 없습니다. 최근에 MIT 애쓰모글루 교수가 발표한 것을 보면 사회 정책을 어떻게 만드는지가 중요합니다. 저는 콘텐츠 영역에서 콘텐츠 쉬프트 같은 현상이 새로운 패러다임 구조에서 콘텐츠가 어떻게 변동하고 있는 지와 관련한 변화가 한국 사회에 시차를 두고 적용될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산업과 소비의 활성화가 일어나 관련된 총수요가 증가한다면 콘텐츠의 총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반드시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AI를 잘 쓰는 사람에 의해서 AI를 못 쓰는 사람이 대체될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거시적으로 볼 때 총량의 일자리가 줄어드냐 아니냐의 문제와 실질적인 산업 현장 경쟁 구도에서 AI를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과 제작사에서 분명하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연사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리더
사진10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리더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리더(2)

콘텐츠와 플랫폼 영역에서 AI 기반의 미디어 전략을 준비하는 등 하나의 산업을 육성하고 기술을 선도하는 입장에서 기술발전과 산업에 대한 육성적인 관점으로 가고 있습니다. 문체부 같은 경우 AI와 저작권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문체부 쪽에서도 저작권과 관련해 포럼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EU가 AI에 대한 규제 법안을 합의한 여러 가지 동향도 있는 상황이라 AI와 저작권은 창작과 유통 그리고 제작 영역에선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다만 AI를 사용했을 때 각각 산업군의 특성이 있습니다.

EU 같은 경우에도 각 규제에 대한 강도 부분에 있어 규제를 약간 차등화한 게 하나의 차별화 요소인 것 같습니다. 콘텐츠 특히 미디어 영역에서 AI를 통한 여러 가지 기술 발전을 통해서 기획, 창작, 제작, 유통 등 여러 가지 분야에 쓰일 텐데 언젠가는 저작권과 충돌·갈등으로 인해 첨예한 이슈가 예상됩니다. 다만 여러 가지 유통 측면에서 봤을 때 저작권이 해결되지 않으면 유통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저작권은 보호가 분명히 필요하지만 이용에 대한 활성화 측면이 고려돼야 합니다. 저작물에 대한 이용이 활성화되면 될수록 저작권자에게 돌아가는 배분의 몫은 커집니다. 저작권 보호와 이용에 대한 활성화는 균형적으로 가야 됩니다. AI에 대한 여러 가지 규제 정리 측면으로 갔을 때 이용 활성화 부분이 막힐 것으로 예상되기에 기본적인 가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 쪽에서는 기존 창작자들이 제작하고 여러 가지 노고를 들인 창작물에 대해 새로운 창작물이나 2차적 저작물에 여러 가지 합의는 없지만 분명히 투명성에 대한 부분은 고려될 필요성이 있습니다. 어떠한 창작물을 AI 기술을 통해서 재창조하거나 새롭게 재활용하는 여러 가지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저작권이 가진 가치를 보호해야 하고 투명성과 저작물에 대한 이용 활성화 측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현재 과기부의 산업 육성 부분, 문체부의 AI에 대한 규제 부분, 저작권과 관련된 동향에서 다소 우려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조화롭고 균형적인 정책이 정립되어야 국내에서 기술과 제작물 간 상호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사 양효걸 MBC 딩딩대학 공동대표
사진11 양효걸 MBC 딩딩대학 공동대표
양효걸 MBC 딩딩대학 공동대표(2)

방송사야 말로 가장 노동 집약적인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분발해서 AI를 잘 확산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방송사에 기대하는 부분은 상당히 다릅니다. AI 같은 경우 자동편집기술도 상당히 발전하고 있지만 예를 들어, 인간의 아주 꼼꼼한 검수 없이 자동 편집으로 된 걸 과연 온에어를 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한 컷으로 바로 소송이 들어올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전적으로 기술에 의지할 수 있느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수용자들이 방송사에 기대하는 바가 굉장히 달라 자동 번역, 심지어는 저희가 현장에서 필드 테스트를 하다 보면 보도 같은 경우 STT가 거대 언어 모델로 한번 오타를 수정하고 자연스러운 인간 언어로 보정하는 것조차도 굉장히 꺼려지는 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오타를 내거나 의식적으로 뭔가 다르게 이야기하려고 했든지, 비유적인 표현을 했는데 오타가 섞여 있을 경우 저희가 날 것 그대로 써야 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저희 업무의 특성상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보완이 돼야 AI가 좀 확산될 수 있고, 더불어 저희가 봉착한 문제를 요약해보면 일단 인덱싱에 대한 투자가 너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인덱싱과 메타 데이터는 방송사가 생성해야 한다지만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비해 결과물은 공공에서 같이 향유하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에 대한 지원이 약합니다. 한 예로 외부에서 이문세의 <별의 빛나는 밤에>로 협업을 제안해 AI로 복원해보자 했는데 라디오국에 원본이 있었지만 파일로 분절된 것도 아니고 영상 데이터가 24시간이 녹음되어 있습니다. 그런 분야에 AI의 힘이 확실히 발휘될 수 있는데, 지금 현업에서 방송을 이끌어 나가면서 이런 작업을 해결하기에는 굉장히 이윤이 적어 이런 부분에 투자가 이루어져야 될 것 같습니다.

연사 장세희 CJ ENM 콘텐츠유통전략팀 부장
사진12 장세희 CJ ENM 콘텐츠유통전략팀 부장
장세희 CJ ENM 콘텐츠유통전략팀 부장(2)

저도 일자리 대체 부분에 있어서 본인이 하는 기존 업무에 AI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접목할 수 있고 똑똑하게 쓸 수 있는지에 따라서 차이가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같은 경우 글로벌로 나가면 더 잘 흥행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 하더라도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글로벌 수출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저작권 해결이나 제작비 문제 같은 것들입니다. 글로벌에 대한 욕심과 뜻이 있는 제작진이나 콘텐츠에 AI로 글로벌 가능성을 조금 더 열어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솔루션을 찾아주려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자료 화면을 너무 많이 써서 저작권 해결에 문제가 있는 콘텐츠라면 생성형 AI 이미지로 대체한다든가 음원 저작권이 너무 많다면 생성형 AI 음원 도입을 권유하는 방식의 AI 전문가가 사내에 있으면 콘텐츠 기회가 넓어지는 분야는 얼마든지 많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AI나 메타버스 기술업체들을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 많이 검토했습니다. 다양한 국내 벤처 업체들도 만나 한국의 AI 기술은 어느 정도 고도화되어 접목시킬 수 있다고 보는데 어느 회사와 해야 될지 고민입니다.

실제 진행 시 AI는 학습을 통해서 점차 고도화되기 때문에 저희 회사의 노하우를 외부 회사와 어떻게 기술제휴 할 수 있을지가 항상 고민되는 지점입니다. 그래서 AI 기술업체들과 방송사, 미디어 업체들이 전략적으로 제휴하거나 협력 모델, 투자 같은 것들이 있다면 조금 더 실현화 방법을 현업에서 고민할 있을 것 같습니다. AI 기술이 이미 발전된 것은 대중과 현업 모두 알고 있지만 실제 어떻게 접목할지, 접목 후 어떤 문제나 해결해야 될 점이 있는지는 써보지 않으면 모르기에 도입하기까지 검토 단계에서 고민이 많습니다. 한 작가분이 AI 기술 도입과 관련해서 ChatGPT를 검색할 때 사용하는데 답이 정확하지 않기도 해 선별하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미디어 현업에서도 AI 기술 도입을 권장만 할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이나 제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연사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

저작권에 대해서 크게 두 가지 영역에서 논의가 이루어지는데 하나는 AI의 학습권과 저작권이 대결하는 구도이고, 두 번째는 영상물이나 콘텐츠를 재활용하거나 재판매하는 구조에서 저작권법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구체적으로 음원을 대체하는 부분에 이슈가 있을 수 있고, 또 하나는 GPT 터보가 발표되면서 GPT-S라는 것이 출연했고, OpenAI의 갈등에 있어 GPT-S의 플랫폼 스토어가 내년으로 연기가 됐습니다. 앞으로 "저는 <나의 아저씨>의 박동원하고 상담을 하고 싶어요"라고 하면 GPT-S로 만들 수 있습니다. <나의 아저씨>를 GPT-S가 보고 제이슨 파일로 주면 각 캐릭터가 AI로 형성되고 상담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또 몸이 아프면 EBS의 <명의>로 학습된 ChatGPT와 <명의> ChatGPT로 상담한 다음 병원에 가는 일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유저 제너레이트 콘텐츠가 유튜브의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었다면 GPT-S는 유저 제너레이티 vs AI 시대로 진입하는 것이고, 저희가 만든 콘텐츠로 제2, 제3의 상품과 서비스로 프로그래머가 없어도 GPT 빌더로 시장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여기에서 저작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시급하게 더 논의하게 된 것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아카이빙 회사의 저작권법 공개입니다. 판매해서 쓸 수 있는 것과 학습권과 관련된 AI 즉 LLM을 만들었던 것과 분쟁이 발생하는 시점에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지 하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에 맞는 저작권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연사 양효걸 MBC 딩딩대학 공동대표

앞서 말씀드린 치매 콘텐츠도 그렇고 저희가 쓰는 드라마에 출연했던 분들의 초상권을 가지고 치매 콘텐츠로 실제 드라마를 찍을 때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AI의 학습 데이터로 과거 아카이브가 제공됐을 경우와 실제로 그에 대한 2차, 3차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과 초상권은 문제가 조금 다릅니다. 예를 들어, 학습 AI의 학습에 아카이브를 제공했을 때, 폐쇄적인 망에서 실제 돌려보고 거기에 대한 결과값만 빅데이터에 분석해서 비즈니스 모델로 가져가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합니다. 어떻게 보면 연구 목적으로 허용해 줄 수 있지 않냐고 하시는데 방송사 입장에서는 접속을 하는 순간 네트워크 비용이 발생하고, 거기에 대한 서버 비용이나 스토리지 비용이 어마어마합니다. 이런 데이터를 공공데이터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서버와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비용이 굉장합니다. 저희가 R&D 센터로 12층에 서버 4~5대를 놓고 구동하고 있는데, 거기서 컴퓨터 한 대만 더 놓으면 12층 전체가 정전됩니다. 그래서 AI 학습용 데이터로 아카이브 데이터를 활용할 때는 인프라 투자도 필요합니다. 이런 것은 공공의 성격이라 공공의 투자가 반드시 들어가야 된다고 봅니다. 두 번째로 원저작물에 대한 2차, 3차 제작물의 저작권과 초상권을 어떻게 풀 것인지 많이 고민한 분야입니다. 그런데 모든 당사자들을 만나서 계약으로 해결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예를 들어, 실제 <전원일기>를 만들 때 앞으로 몇 십년 뒤에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나올 거니까 유튜브의 플랫폼 수익 배분을 이렇게 하자고 계약서에 쓸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없을 제3, 제4의 플랫폼에 대해서 어떻게 계약으로 권리관계를 규율할 것인지가 가장 큰 문제고, 드라마가 한 편 나올 때 무수한 이해관계자들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저희가 단기적으로 보는 상황은 저작권과 초상권의 그레이존에 있어 명확하게 어떻게 수익 배분을 할 것인지에 대한 법률이 없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어떤 보험계약의 툴을 가져와 그레이존에 있는 100건을 풀었을 때, 초상권을 어겼다고 클레임을 걸어올 확률이 1,000건 중에 한두 건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그럼 실제로 그분의 초상권을 보상하기 위한 금액은 확률에 보상금액을 곱하면 기대값이 나옵니다. 그걸 프라이싱에 얹어서 사실상 충당금과 보험금 형태로 해결하는 게 단기적으로는 가장 타당한 방법입니다. 그러면 장기적으로 이 콘텐츠의 2차, 3차 저작권과 초상권을 어떻게 풀 것인지도 주목하는 분야입니다. 저희는 CPO 콘텐츠 퍼블릭 오퍼링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어떤 드라마를 처음 만들 때 이해관계자들 모아 놓고 처음엔 꼭 100만 개의 코인을 발행했다고 하면, 그 사람들의 기여 비율만큼 일단 오퍼링을 하고, 그 다음 콘텐츠의 유통수익에서 나오는 걸로 시세가 조정되면 실제 이걸로 서로 거래하면서 권리 관계에서 조절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저희의 장기적인 구상입니다. 사실 이렇게 하기에 굉장히 많은 제도가 필요하지만 이렇게 시장 기능을 활용하지 않고는 복잡한 음원도 정리되는데 굉장히 오래 걸립니다. 그런데 영상 분야는 앞으로도 아카이브나 어떤 콘텐츠에 대한 2차, 3차 저작권과 초상권이 자유롭게 풀리지 않으면 활용하기는 굉장히 어렵고,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형사처벌도 받습니다.

그러면 아예 풀지 말자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고, 방송사가 60년 동안 쌓은 공공데이터이니 개방하라고 하면, 가능한 개방의 정도는 돌고래가 유영하는 그림이나 비가 내리는 삼림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는 예를 들어 웹툰 작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상상하는 생성형 AI로 그림을 다양하게 만드는 수준의 레퍼런스가 제공되긴 굉장히 어려운 환경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법 제도적으로 저작권과 초상권 그리고 네트워크 인프라 비용이 함께 투자돼야 공공데이터로서 기능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사진13 콘퍼런스에 참여한 연사분들
콘퍼런스에 참여한 연사분들(2)

마치며

연사분들 말씀 감사합니다. 실제로 할리우드 작가 배우들 최종 협의에도 초상권 라이크니스에 대한 합의가 있었는데, 눈코입이든 어떤 특징이든 본인과 닮은 게 있으면 그 부분에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도록 합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 법에 따라서 사후 70년 동안 라이크니스가 유지되어 자손들까지도 디지털 복제에 대한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합의가 된 케이스가 있습니다. 이번 콘퍼런스 사회를 맡게 되면서 80분이 너무 길어 어떻게 진행을 할까 걱정을 했었는데 제 기우였습니다. 연사분들께서 말씀을 너무 잘해주셔서 AI·디지털 기술 변화가 가져올 미디어·콘텐츠 산업 변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오늘 참석해 주신 참석자분들께서도 조금이나마 기존에 가지고 계셨던 생각과 지식들 그리고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해소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발표해 주신 연사분들, 패널분들 그리고 참석자분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