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 트렌드 60호(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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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 리포트

숏폼 시대, 디지털 미디어
작동 방식의 변화

강정수(미디어스피어 이사)

사이트의 위치:

요약글

숏폼 열풍이 불고 있다. 틱톡을 시발점으로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릴스 그리고 한국 네이버, 카카오, 당근마켓까지 숏폼이 지배적인 미디어 형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숏폼 동영상 열기가 한국 사회에 주는 교훈의 핵심은 젊은 세대의 인터넷 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숏폼 동영상 소비 방식은 전통적인 소셜 미디어의 그것과 다르다. 숏폼 콘텐츠 소비는 팔로워·팔로잉 관계보다는 인공지능 추천에 기초하고 있다. 인공지능 추천에 기반한 미디어 소비는 소셜 미디어에서 소셜과 미디어를 분리하고 있으며,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에서 미디어의 성격을 강화하고 있다. 둘째, 참여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댓글이 아니라 특정 숏폼 동영상에 다시 숏폼 동영상으로 자신의 반응을 담아내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쉽게 (짧은 동영상을) 따라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숏폼 동영상 소비와 참여의 확대는 음악, 콘서트, 요리, 철학, 패션, 쇼핑 등 다양한 산업과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에서도 숏폼 동영상을 주로 소비하는 젊은층은 이전 세대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숏폼 동영상의 사회 및 경제 영향력 그리고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영향력이 네이버, 카카오, 당근마켓 등 한국 서비스 기업이 숏폼 동영상을 적극 도입하게 된 배경이다.

1. 들어가며

숏폼 열풍이 불고 있다. 틱톡을 시발점으로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릴스 그리고 한국 네이버, 카카오, 당근마켓까지 숏폼이 지배적인 미디어 형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 틱톡의 월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23년 10월 기준 10억 명을 넘고 있으며 유튜브의 MAU는 20억 명1)에 이르고 있다. 릴스의 MAU는 2023년 11월 기준 약 23억 명2)이다. 2023년 12월 한국리서치 정기조사에 따르면 숏폼 콘텐츠 시청자는 국민 4명 중 3명(75%)에 달하며, 60세 이상 고연령층도 10명 중 6명(59%) 가량 시청 경험이 있을 정도로 전 연령층에서 숏폼이 소비3)되고 있다.

그림1 인스타그램 릴스 사용자 통계
인스타그램 릴스 사용자 통계 그림

출처: Demandsage(https://www.demandsage.com)

표1 Instagram Reels 시장이 가장 큰 국가
국가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국가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국가 인도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3억 2,700만 명 국가 프랑스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2,655만 명
국가 미국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1억 6,900만 명 국가 아르헨티나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2,470만 명
국가 브라질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1억 3,300만 명 국가 스페인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2,285만 명
국가 인도네시아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1억 600만 명 국가 대한민국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2,065만 명
국가 러시아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5,640만 명 국가 필리핀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1,865만 명
국가 일본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5,500만 명 국가 태국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1,850만 명
국가 멕시코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4,400만 명 국가 콜롬비아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1,830만 명
국가 독일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3,400만 명 국가 캐나다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1,740만 명
국가 영국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3,350만 명 국가 우크라이나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1,610만 명
국가 이탈리아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3,030만 명 국가 Instagram 사용자(Reels 사용자)

출처: Demandsage(https://www.demandsage.com)

숏폼 동영상 유행을 다르게 표현하면 틱톡피케이션(Tiktokfication)이라 부를 수 있다. 틱톡은, 2019년 3월 뉴욕타임스의 분석4)처럼 소셜 미디어가 작동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2019년 당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틱톡의 출현은 밀레니얼 세대와 베이비붐 세대에게 "소셜 미디어 세계의 신선한 이변"으로 다가왔다. 2022년 10월 워싱턴포스트5)는 틱톡이 지난 3년간 소셜 미디어뿐 아니라 인터넷 문화 전체를 바꿔왔다고 분석했다. 틱톡을 비롯 숏폼 콘텐츠는 '신선한 이변'에서 출발하여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문화 전체가 작동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특히 틱톡의 다양하고 강력한 바이럴 현상에 워싱턴포스트 스스로도 크게 놀랐다. 여기서 우리가 던져야 하는 질문은 "숏폼화 또는 틱톡피케이션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다. 이 글은 인터넷 문화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숏폼화의 의미, 각 플랫폼의 대응 전략 등을 분석하고 그 사회적 의미를 짚고자 한다.

그림2 숏폼 콘텐츠를 시청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숏폼 콘텐츠를 시청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그래프

출처: 한국리서치(https://hrcopinion.co.kr)

2. 소셜 미디어에서 소셜과 미디어의 분리

소셜 미디어가 새로운 진화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소셜 그래프 시대가 저물고 있다. 변화의 시발점은 틱톡이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틱톡을 모방해 이용자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숏폼 기반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사진 및 이미지, 일반 포스트 등 모든 콘텐츠에 소셜 그래프와 아무 상관없는 인공지능 추천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친구 기반, 팔로잉 기반, 구독 기반으로 다시 말해 소셜 그래프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던 패턴에서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 다시 말해 '콘텐츠 그래프'로 소셜 미디어 소비 구조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2023년 인공지능 추천 피드 비중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소셜 그래프에 기반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뉴스) 피드가 인공지능 추천 피드에 기본 설정 값을 내어주는 방향으로 피드 구성이 재편되고 있다. 재편 방향은 틱톡의 '추천(For You Page)' 피드다.

그 결과, 소셜과 미디어가 분리되기 시작했다. 친구들의 근황이 궁금한가? 이를 위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면 이는 당신 세대의 습관일 뿐이다. 사적 대화의 대부분은 카카오톡으로 대표되는 메신저 서비스에서 진행되고 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은 지난 10년간 크게 변화했다. 친구 소식을 공개 피드로 확인하고 좋아요와 댓글을 남기는 건 이미 낡은 소통 방식이다. 기업 메타는 이러한 이용자의 행위 변화를 알고 있기에 과감히 틱톡화를 선택한 것이다. 메타 경영진은 인공지능 미디어 + 소셜 그래프 피드 + 사적 대화를 구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소셜 미디어 지각변동은 2023년을 거치면서 (좋든 싫든) 완성되었다. 워싱턴포스트의 테일러 로렌즈(Taylor Lorenz)6)는 사진 공유 앱으로서 인스타그램을 원하는 사람은 매우 소수임을 지적하면서 플랫폼만 변한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선호도 크게 달라졌음을 강조하고 있다. 테일러 로렌즈는 2014년 방식의 시간순 사진 정렬 및 이미지 피드가 다시 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믿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간순 피드가 친구 사이를 더 가깝게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개 사진 및 이미지에 좋아요를 클릭하고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더이상) 인간 관계를 가꾸지 않는다. 친밀함은 DM, 그룹 채팅/단톡 등을 통해 유지 및 발전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소셜 미디어에서 소셜과 미디어를 분리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단계적 재편했다. 틱톡은 스스로를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있다. 스냅은 자신을 <카메라 기업>이라고 부르고 있다. BeReal은 "또 다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아니다(Not Another Social Network)"라며 소셜 미디어로 분류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셜 미디어의 시대는 끝난 걸까? 아니다. 소셜 미디어의 몰락을 주장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인 40억 이용자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서비스다. 저커버그도 "우리가 하는 일인 소셜 파트는 계속해서 남아 있을 것이며 우리가 지금하고 있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며 기업 메타에 소셜 기능의 의미를 설명한다. 그러나 페이스북에서 '전체 공개' 중심의 (뉴스) 피드 시대는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미 지난 수년 동안 인터넷 대화 중 많은 부분이 피드에서 커뮤니티, 그룹 그리고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틱톡이 등장하면서 소셜 미디어 지형을 최종적으로 바꾸고 있다. 틱톡에도 수많은 댓글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댓글의 대부분은 해당 영상에 대한 불특정 다수의 공감 표현이지 친구 사이의 공감 표현이 아니다. 이렇게 댓글 성격이 변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사적 대화 공간이 공적인 피드가 아닌 DM, 메시징 서비스로 이동했다고 판단하고 이 경향을 더욱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소셜 미디어가 세상을 연결한다는 꿈은 이제 끝났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Gen Z는 전통 소셜 미디어에 관심이 없다. 젊은 이용자는 복수의 메시징 서비스를 이용하고 트위치, 디스코드 등 특수 커뮤니티 서비스를 가까이하고 있다. 이러한 사적 대화 공간과 정반대되는 영역에 틱톡이 있다.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사회 관계망과 무관하게 작동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을 얼마나 정교하게 복사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그 변화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어떻게 평가할지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그 서비스의 출발점 또는 뿌리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2022년 7월 21일 페이스북 포스트7)를 통해 페이스북 앱의 변화를 소개했다. 여기에 페이스북 진화 방향이 간결하지만 정확하게 담겨 있다. 저커버그 포스트는 아래와 같다.

"가장 요구를 많이 받는 페이스북 기능 중 하나가 친구들의 포스트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피드>라는 탭을 런칭한다. 이 탭에서 여러분은 친구, 그룹, 페이지의 포스트를 시간순으로 볼 수 있다. 페이스북 앱에서 <홈> 탭은 개인화된 피드다. (틱톡 For You Page 추천 알고리즘과 유사한) 디스커버리 엔진이 앞으로 여러분이 가장 좋아할 콘텐츠를 추천할 것이다. 그러나 <피드> 탭은 앞으로 여러분의 (페이스북 앱) 경험을 맞춤형으로 꾸미고 통제하는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페이스북 앱에서 <피드> 탭은 한국 이용자에게도 적용되었지만 <홈> 탭은 제공되지 않고 있으며 그 대신 메타의 디스커버리 엔진·인공지능 추천 기능을 통해 <피드> 탭에서 '추천 콘텐츠(Suggested for you)' 형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그림3 페이스북 앱의 변화
페이스북 앱의 변화 사진

출처: Mark Zuckerberg(2022.7.21)

틱톡 추천 알고리즘 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디스커버리 엔진은 소셜 그래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디스커버리 엔진은 이용자가 어떤 집단에 강한 친밀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이용자의 콘텐츠를 더 선호하는지 등 타인의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소셜 그래프 정보는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이 지난 19년 동안 구축한 데이터 자산이다. 이 값진 데이터 자산 위에서 타게팅 광고의 효율은 극대화되고 있다. '추천 콘텐츠(Suggested for you)'로의 무게중심 이동은 소셜 그래프라는 데이터 자산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작별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또한 가장 강력한 수익 모델에서 단계적으로 힘을 빼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마크 저커버그는 '단계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페이스북은 2022년에는 전체 피드 중 15%를 이용자 소셜 그래프 범위 밖의 콘텐츠로 채웠고, 이 수치는 2023년 하반기 30%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피드 구성 원칙은 인스타그램에도 유사하게 적용되었다.

인스타그램은 2020년부터 이미 숏폼 영상 서비스인 릴스(Reels)를 도입했다. 나아가 이용자가 15분 이상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할 경우 영상이 자동으로 릴스로 전환되게 했다. 틱톡의 성공 요소 중 하나는 '이어찍기'와 '듀엣'이다. 두 기능 모두 틱톡 이용자가 타인이 제작한 영상을 활용하여 쉽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른바 바이럴의 시작점이다. 이 기능을 인스타그램은 리믹스(Remix)라는 이름으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릴스는 더 틱톡에 가까워졌다.

이러한 추천 알고리즘의 변화로, 로이터8)보도 에 따르면, 2023년 페이스북 릴스와 인스타그램 릴스의 플레이 수가 하루 평균 2천억 뷰로 크게 증가했다.

3. 가장 진화한 피드 구성 알고리즘: 틱톡 추천 알고리즘의 비밀

인공지능 추천 피드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도전 또한 간단치 않다. 동영상은 서로를 구별할 수 있는 다양하고 풍부한 매개 변수(Parameters)를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동영상에서 수많은 이용자의 무한한 취향을 분류하는 매개 변수를 뽑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닮고자 하는 틱톡 추천(For You Page)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는 무엇일까? 틱톡 알고리즘의 강력한 장점은 무엇일까?

소셜 미디어에서 피드(Feed) 구성은, 다시 말해 개인 이용자가 접하게 되는 콘텐츠의 순서는 해당 서비스의 성공, 성장 그리고 쇠퇴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다.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의 피드 알고리즘 그리고 네이버 뉴스의 알고리즘 등이 대표적인 피드 구성 알고리즘이다. 피드 알고리즘은 이용자 개인의 만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특정 서비스를 구성하는 (무한한) 콘텐츠의 배치와 순서를 결정한다. 여기서 핵심은 개별 콘텐츠에 가중치를 어떻게 부여할 것인가다. 또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도록 피드 알고리즘을 진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대다수 소셜 미디어는 광고를 핵심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광고 수량을 최대화하면서도 이용자가 과하지 않다고 느껴야 하고 또한 광고주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광고 효율성도 최적화해야 한다.

SNS 알고리즘 표현 이미지

클레이 셔키(Clay Shirky)는 2008년 "정보 과잉이 아니라 필터 실패가 문제다"9)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필터(Filter)는 피드 구성 알고리즘을 의미한다. 이용자, 사업자, 광고주 등의 다양한 이해를 반영해야 하는 피드 구성 알고리즘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야 한다. 이용자 수가 적을 경우 일반적으로 피드는 시간순으로 구성된다.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그로 인해 콘텐츠 수량이 급증하고 콘텐츠 형식이 텍스트, 이미지에서 영상까지 확대되면 피드 구성 알고리즘은 이른바 추천 알고리즘으로 진화한다. 피드 알고리즘은 다양한 가중치가 들어간 함수 공식이다. 결과적으로 개별 콘텐츠가 특정 이용자에게 가지는 순서 값이 정해지고 이 수치에 따라 콘텐츠가 노출된다.

틱톡은 두 개의 피드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팔로잉> 피드다. 개별 이용자가 팔로잉하는 계정 그리고 해당 이용자와 각 계정의 상호작용 등을 측정해서 틱톡 <팔로잉> 피드가 구성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유사하다. 이른바 팔로워·팔로잉이라는 소셜 그래프가 피드 알고리즘의 기초를 구성한다. 다른 하나는 추천(For You) 피드다. 이 피드를 구성하는 알고리즘은 틱톡이 성공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요인 중 하나다. 틱톡 추천 피드는 소셜 그래프가 아니라 이른바 콘텐츠 그래프 또는 인터레스트 그래프에 기초하고 있다.

비밀 1: 상호작용 없는 콘텐츠에 가중치 0 부여

2021년 12월 5일 뉴욕타임스10)는 틱톡 추천 알고리즘의 기본 구조를 공개했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의 개발자는 틱톡 직원 중 비개발자 직원을 대상으로 틱톡 추천 알고리즘을 설명하는 문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이 문서가 유출되었다. 뉴욕타임스는 이 유출된 문서에 대한 전문가 분석을 요청했고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분석으로 공개된 틱톡 추천 알고리즘의 핵심 공식은 아래와 같다.

알고리즘의 핵심 공식 이미지

여기서 중요한 점은 1번, 3번 그리고 7번이다. Plike와 Pcomment는 0 값을 가질 경우가 많다. 따라서 틱톡 추천 알고리즘에서 이용자가 특정 영상에 좋아요를 표시하는 경우와 댓글을 다는 경우 해당 영상의 가중치는 매우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용자가 특정 영상을 수동적으로 소비할 경우 해당 영상의 좋아요와 댓글은 해당 이용자의 인터레스트 또는 관심사를 분류하는 데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다. 이용자가 특정 영상에 좋아요를 표시하지 않을 경우 해당 영상이 이미 좋아요 10만 개를 가졌어도 이 이용자에게 해당 영상의 (Plike X Vlike) 값은 0이다. 이 부분, 다시 말해 이용자 개인의 참여 수준에 매우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는 점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과 틱톡의 결정적 차이점이다. 7번도 중요하다. 이용자의 반복 재생 수가 전체 재생 수에 곱해진다. 이것이 숏폼 영상에서 반복 재생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비밀 2: 물방울 원칙

틱톡 알고리즘의 또 다른 특징은 이른바 물방울 원칙이다. 틱톡 추천 알고리즘은 특정 영상을 처음부터 큰 규모의 이용자에게 추천하지 않는다. 틱톡에는 수많은 테스트 이용자 그룹이 존재한다. 특정 영상이 작은 규모의 이용자 그룹에서 반응이 좋다면 더 큰 이용자 그룹에 이 영상을 추천한다. 여기서도 반응이 좋다면 그보다 더 큰 규모의 이용자 그룹으로 추천 영역이 확대된다. 이렇게 작은 이용자 그룹에서 시작해서 훨씬 큰 그룹으로 영상 추천의 반응을 점검하는 방식이 물방울 원칙이다. 이 물방울 원칙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영상은 강력하게 바이럴될 가능성이 높다.

4. 틱톡 및 숏폼 동영상의 성장 요인 분석

한 시간 동안 유튜브를 본다면 평균 몇 개의 동영상을 볼 수 있을까? 구글에 따르면11) YouTube 동영상의 평균 조회 시간은 동영상 길이의 50~60% 정도다. 예를 들어 3분짜리 동영상의 평균 시청 시간은 1분 40초~1분 50초 정도다. 한 시간에 볼 수 있는 평균 유튜브 동영상 수는 42개다. 반면 한 시간 동안 틱톡에서 평균 몇 개의 동영상을 볼 수 있을까? 틱톡 영상 다수의 길이는 15초다. 그렇다면 한 시간 동안 틱톡에서 소비할 수 있는 영상 수는 최대 240개다. 이용자가 짧은 동영상을 매우 많이 소비할 때, 틱톡 알고리즘은 더 효과적으로 이용자의 취향을 분석할 수 있다. 쉽게 표현해 기계 학습용 데이터(Training Data)가 풍부해진다.

틱톡 화면 이미지

틱톡 추천 알고리즘은 개별 영상을 수백개 파라미터로 구별하고, 개별 이용자의 행위와 조응하는 파라미터를 찾아낸다. 이러한 매칭 작업을 통해 개별 이용자의 취향(Interest)이 분석된다. 이때 학습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인공지능 추천의 효과가 높을 것이다. 이론적으로 볼 때 이용자가 틱톡을 이용하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용자의 만족도는 높아진다. 2021년 7월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12)에 따르면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는 자사의 뉴스 서비스 터우탸오(TouTiao)에서부터 추천 알고리즘을 발전시켜 왔다.

두 번째 틱톡의 성공 요인은 틱톡 이용자의 참여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아직 많은 구독자 및 팔로워를 가지고 있지 못한 젊은 창작자에게 도전 의식을 심어준 데 있다. 콘텐츠 그래프 기반 추천 탭은 팔로워가 없거나 매우 작은 이용자에게도 도전 동기를 제공할 수 있다. 틱톡에서 아직 팔로워가 많지 않은 이용자가 밈(Meme)으로 확산될 수 있는 동영상을 발행한다면 이것이 추천(For you) 탭에 노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때 폭발적인 시청 수(View), 좋아요, 댓글 등이 추가되면서 이 이용자는 적지 않은 규모의 팔로워를 한꺼번에 받을 확률이 높다. 창의성이 높은 이용자에게 틱톡의 인공지능 추천 알고리즘이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숏폼 영상이 매력적인 가장 이유로 조쉬 콘스틴(Josh Constine)은 콘텐츠 밀도(Content Density)를 들고 있다.13) 조쉬는 숏폼 영상을 Mini Entertainment라 부른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동영상 길이가 짧다는 것은 창작자가 이용자의 관심과 인정을 받을 시간이 짧다는 뜻이며, 이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창작자는 영상에 더 많은 창작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매우 매력적인 영상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다. 조쉬는 창작력의 집중을 콘텐츠 밀도라고 부르고 있으며 숏폼 영상은 이 콘텐츠 밀도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틱톡 성공 요인 이미지

네 번째 틱톡의 성공 요인은 숏폼 형식이 아닌 이용자 참여 방식의 변화에 있다. 숏폼이라는 콘텐츠 형식에 숏폼이 인터넷 문화에 가져온 거대한 변화를 묶어 둘 순 없다. 월스트리저널이 분석14)하고 있는 것처럼 2022년 인스타그램 릴스는 틱톡보다 10배나 적은 이용자 참여(Engagement)를 보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인스타그램 릴스의 플레이 수는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이용자의 참여 폭과 규모가 틱톡 대비 차이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 문화를 바꾸고 있는 숏폼은 형식 및 기술의 결과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2022년 12월 뉴요커15)는 틱톡으로 인해 음악 비즈니스의 작동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심층 분석한 바 있다. 캐서린 리(Katherine Li) 등 틱톡을 통해 실제 음악 세계에서 스타로 성장한 수많은 사례가 존재한다. 뉴요커 분석에 따르면 틱톡의 인기 배경 음악과 스포티파이 인기곡 사이 강력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복스(Vox)16)는 2023년 10대, 20대 그리고 30대까지 음악 콘서트를 즐기는 방식이 틱톡 덕분에 크게 변화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K팝 팬들은 틱톡을 통해 콘서트를 경험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겪었다. 틱톡 이용자들은 수동적으로 콘서트를 즐기는 것을 넘어, 콘서트 공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매개로 수많은 틱톡 영상을 만든다. 이 영상이 다시 전 세계에서 K팝의 인기를 강화하는 것이다. 2023년 9월 뉴욕타임스17)는 아마추어 요리사에서 프로 요리사까지, 이들이 만드는 요리책이 틱톡으로 인해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음식 관련 틱톡 영상이 책으로 출판되고, 이 책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기도 한다. 음악과 요리 문화만이 아니다. 미국 대학교의 철학과 교수들이 틱톡 크리에이터로 인기를 얻고 있다.18) 그들은 틱톡을 매개로 학생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철학적 사유를 공유하고 있다. 틱톡을 중심으로 하는 숏폼 동영상은 패션 트렌드를 새롭게 정의하고, 패션을 새롭게 해석하고, 패션 트렌드를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19) 나아가 뉴욕타임스의 2023년 분석20)처럼, 틱톡은 특정 제품이 인기를 얻고 특정 제품이 판매 매진(Sold Out)되는 것을 결정하고 있다. 이처럼 틱톡을 중심으로 하는 숏폼 문화는 음악, 콘서트, 요리 그리고 요리책, 철학, 패션, 쇼핑 등 다양한 산업과 문화 전반에서 영향력을 증대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숏폼 동영상 소비자의 참여(Engagement) 방식 변화다. 이들은 '좋아요', '댓글' 등 전통적인 참여 방식을 뛰어넘어 특정 숏폼 동영상에 대한 반응을 다시 숏폼 동영상으로 만들고 있다. 참고로 틱톡에서는 댓글에 동영상을 첨부할 수 있다. 틱톡 마케팅의 주요 성공 요소로 진정성(Authenticity)을 이야기한다. 진정성은 프로페셔널리티와 대비되는 표현이다. "아, 저 사람처럼 나도 찍고 싶어", "나도 찍을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진정성이다. 이 진정성이 참여를 유도한다. 이렇게 인기 숏폼 동영상은 또한 수많은 이용자가 '쉽게 따라 찍는' 문화와 연결된다. 대표적 사례가 BookTok이다. 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서 틱톡 이용자가 자신에게 감동을 주었던 책 구절을 읽으며, 이를 영상에 담아 BookTok 해시태그21)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있다. 책 구절을 읽는 숏폼 영상은 누구나 쉽게 따라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24년 1월 기준 BookTok 해시태그 관련 영상은 총 2,134억 뷰를 기록하고 있다. 이 참여가 서점 비즈니스와 문학계를 바꾸고 있다. 미국 최대 오프라인 서점 반스 앤드 노블뿐 아니라 영국 중소 도시 작은 서점들에도 'BookTok 코너'가 있다. BookTok에서 많이 인용된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으며 다양한 작가에 대한 팬덤 현상이 숏폼 영상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숏폼 동영상 시대, 종이책이 사랑을 받는 역설이 일어나고 있다. 쉽게 따라 찍는 문화, 이것이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5. 구글과 네이버에 닥친 도전: 인스타그램과 틱톡으로 검색

소셜 미디어 지형 변화는 검색 시장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를 경험해온 세대는 그 특성이 다르다. 이들의 검색 습관은 그 이전 세대와 구별된다. 검색 습관의 변화는 구글 및 네이버가 직면한 도전이다. 2022년 7월 테크크런치 보도22)에 따르면, 구글 내부 데이터는 Gen Z 이용자의 약 40%가 구글 검색보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검색을 선호한다고 밝히고 있다. 구글 수석 부사장 라그바(Prabhakar Raghava)는 "우리 연구에 따르면 약 40%의 젊은 이용자는 점심 식사 관련 검색을 할 때 구글 지도나 구글 검색을 이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라며 젊은 이용자의 검색 소비 방식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젊은 이용자가 구글 검색에서 등을 돌리는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 먼저 세대의 구별 및 세대의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 살펴보자. 블로거이자 팟캐스터인 멀린 만(Merlin Mann)은 다음과 같은 표현으로 새로운 세대가 탄생하고 있음을 (미국 관점에서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있다. "매일 매일 프린스톤 가족(The Flintstones)을 보지 않는 사람이 태어나고 있다."23) 이렇게 멀린 만은 서로 다른 문화 경험을 세대 구분에 사용하고 있다. 경제적 계층 또는 문화적 계층에 따라 세계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방식은 다르다. 그러나 현재 젊은층의 다른 문화적 경험을 기준으로 '프린스톤 가족'은 타당하지 않다. 소셜 미디어 경험, 정확하게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각자의 사회적 신분(Social Status)을 축적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형성하는 방법의 차이가 세대의 핵심 차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회적 신분을 쌓는 데 익숙한 세대

클레이 셔키(Clay Shirky)는 2011년 <많아지면 달라진다(Cognitive Surplus)>에서 "세대는 서로 다르다, 사람이 다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기회가 다르기 때문이다"라며 세대가 다른 특성을 가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서로 다른 기회(Opportunities)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셔키의 주장을 더 들어 보자. "세대 이론은 정신적 또는 심리적 차이보다 (생활) 환경적 차이와 관련된 이론으로 설명될 때 의미를 가진다", "사람들 특히 젊은이는 특정 실험에서 잃을 것이 작고 얻을 것이 많을 경우 이 실험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젊은 세대는 구글 검색과 구글 지도가 아닌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이용할 때 잃을 것이 작고 얻을 것이 많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풍부한 논리를 2019년 유진 위(Eugene Wei)가 쓴 Status as a Service24)에서 찾을 수 있다. 2004년 페이스북, 2005년 유튜브, 2006년 트위터, 2010년 인스타그램 등이 탄생하고 성장하면서 소셜 미디어는 인터넷 이용자의 일상이 되고 있다. 유진 위에 따르면 10대 또는 젊은층 다수는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 그래프와 랭킹에 익숙하다. 이들 젊은층은 친구 수, 팔로워 수, 구독자 수, 좋아요 수, 도달율 등 소셜 미디어의 특징인 랭킹이 사회적 신분(Social Status)을 표현하는 사회적 자본의 주요 수단임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있다. 사회적 자본의 주요 수단은 클레이 셔키가 이야기하는 기회와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실험에도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다. 유진 위에 따르면 (성공한 전통) 소셜 미디어는 이용자에게 오래된 경작지와 같다. 사회적 신분을 의미하는 소셜 미디어 경작지에 이용자는 자신만의 식물을 가꾸고 있다. 그러나 더 효과적으로 사회적 신분을 키우기 위해 젊은 이용자는 새로운 경작지, 다시 말해 새로운 소셜 미디어를 찾는다. 소셜 미디어 서비스가 바뀔 뿐 젊은 세대는 소셜 미디어에서 사회적 신분을 축적하는 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젊은층은 틱톡 영상을 제작하고 이어 찍기, 듀엣 등으로 틱톡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트위치에 흥미로운 영상을 스트리밍하는 것에서 잃은 것은 없고 얻을 것은 많다. 10대들이 Gen Z가 되었고 이제 20대에 본격 진입하고 있다. 또한 비로소 10대가 된 새로운 세대가 있다. Gen Z와 새로운 10대는 인터넷에서 그들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와 관련하여 다른 세대와 비교할 때 다른 동기를 가지고 있다. 유진 위는 성공하고 싶은 새로운 서비스는 사회적 신분을 축적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의 특징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신규 서비스는 이용자가 빠르게 사회적 신분을 매력적으로 축적할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새로운 서비스가 소셜 미디어든 아니든 상관 없다. 새로운 서비스는 성공하기 위해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소셜 미디어의 핵심 유익을 새로운 맥락으로 제공해야 한다.

구글·네이버 검색 및 구글·네이버 지도는 큰 약점을 가지고 있다. 두 서비스는 이러한 사회적 신분 축적 수단을 전혀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라는 점이다. 젊은 이용자 입장에서 구글 서비스를 이용해도 사회적 자본 관점에서 얻을 것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10대 또는 20대가 가지고 있는 검색과 발견 경험은 다른 세대와 구별된다. 스마트폰과 앱에서 인터넷을 처음으로 경험한 이들은 인터넷에 대한 인식이 데스크탑 세대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들은 네이버와 구글이 선사한 검색의 놀라운 기능에 흥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젊은 이용자가 인터넷 이해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일상에서 24시간 인터넷을 경험하며 성장한 세대다. 대조적으로 데스크탑 세대의 절대 다수는 인터넷을 일상이 아닌 집, 학교, 직장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경험한 세대다. 따라서 인터넷을 제대로 이해했다 또는 못했다라는 평가는 불가능하다. 구글 및 네이버, 인스타그램 및 틱톡, 아마존 및 쿠팡 또는 당근마켓 등은 서로 다른 발견(Discovery) 기회를 제공한다. 서로 다른 생활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는 각자의 방식으로 발견 기회와 방법을 체득하고 있으며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배워가고 있다. 따라서 서비스와 이용자 문화와 관련하여 완전하게 다른 역학(Dynamics)이 발생한다. 서비스 이용 패턴과 선호는 마치 눈사태처럼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모르며 완전히 다른 길로 들어선 눈사태는 서로 다른 크기와 효과를 만들어 낸다. 구글 사례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소셜 미디어 표현 이미지

구글 수석 부사장 라그바(Prabhakar Raghava)는 구글에서 'Knowledge & Information'을 총괄하고 있다. 라그바25)는 "우리가 계속해서 끊임없이 배우고 있는 것은 다음이다: 새로운 인터넷 이용자는 우리가 익숙한 기대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새로운 인터넷 이용자가 던지는 쿼리는 완전히 다르다", "그들은 키워드를 입력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디스커버리 콘텐츠를 새로운 방식으로, 실감형 방식으로 찾아보는 경향이 있다." 라그바의 이야기는 새롭지는 않다. 놀라운 점은 그 결과다. 새로운 인터넷 이용자의 40%가 구글 검색과 구글 지도가 아닌 다른 앱 서비스를 이용한다. 앱을 중심으로 인터넷 이용 패턴이 바뀐 점은 구글에 늘 도전이었다. 웹과 달리 앱과 앱 안의 콘텐츠를 검색을 위해 인덱싱(Indexing)하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검색 결과에서 앱의 해당 콘텐츠로 연결하는 딥링크(Deep Link)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구글 검색의 진정한 문제는 인덱싱이 아니다. 구글 검색의 문제는 앱 서비스와 이용자의 상호작용 패러다임이 구글 검색과 웹사이트의 상호작용 패러다임과 다르다는 데 있다. 웹사이트 상호작용의 핵심은 인링크 및 아웃링크의 구조화다. 이 구조화의 결과물이 검색 서비스다. 하지만 구글은 이용자 상호작용을 검색에 포함하지 않는다. 구글의 고민은 여기에만 멈추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제품 검색의 약 55%가 구글이 아닌 아마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제품 검색에서 인스타그램과 틱톡의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라그바는 이러한 구글의 숙제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젊은층은 시각적으로 리치(Rich)한 형식을 검색과 디스커버리에서 선호한다. 이는 음식과 맛집에 제한된 현상이 아니다", "젊은 이용자는 종이로 만든 지도를 경험하지 못했다. 지도 이미지를 종이 지도로 표현하면 그들은 우리를 올드하다고 느낀다. 구글 지도 서비스는 종이 지도에 기초한 UI다." 참고로 아직도 디스켓 이미지로 저장하기 기능을 표현하는 서비스가 많다. 젊은 세대는 종이 지도와 디스켓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다. 2010년대 인터넷, 특히 모바일과 관련된 기술 및 서비스는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큰 성장을 경험했다. 그러나 성장과 평화가 지배했던 2010년대가 끝나고 새로운 습관을 가진 새로운 세대가 인터넷의 주요 이용자 집단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6. 마치며

숏폼 동영상의 열기가 한국 사회에 주는 교훈의 핵심은 젊은 세대의 인터넷 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숏폼 동영상 소비 방식은 전통적인 소셜 미디어의 그것과 다르다. 숏폼 콘텐츠 소비는 팔로워·팔로잉 관계에 기반하기보다는 인공지능 추천에 기초하고 있다. 이는 다시금 짧은 동영상에서 추천을 위한 수많은 특성(Parameters)을 뽑아내고 실시간으로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와 인공지능 기술 진화에 기초한다. 둘째, 참여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댓글 방식이 아니라 특정 숏폼 동영상에 다시 숏폼 동영상으로 자신의 반응을 담아내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쉽게 (짧은 동영상을) 따라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숏폼 동영상 소비와 참여의 확대는 음악, 콘서트, 요리, 철학, 패션, 쇼핑 등 다양한 산업과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에서도 숏폼 동영상을 주로 소비하는 젊은층은 이전 세대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숏폼 동영상의 사회 및 경제 영향력 그리고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영향력이 네이버, 카카오, 당근마켓 등 한국 서비스 기업이 숏폼 동영상을 적극 활용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