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비즈니스 모델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WWE의 로우(RAW) 중계권을 확보했고, 재정적인 위기에 직면한 디즈니는 다른 장르에 대한 콘텐츠 투자는 줄여가고 있지만 스포츠 중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도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중계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MAU의 지속적인 증가라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스포츠 중계권은 다른 장르에 비해 투자 위험이 적고 광고 친화적인 장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사업자들의 중계권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티빙의 KBO 유무선 중계방송권 확보가 어떠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의 경우 그동안 무료라는 인식이 강했던 스포츠 중계에 대해서는 미디어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1. 디즈니는 왜 스포츠 중계권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았을까?
넷플릭스는 2024년 1월 미국의 프로레슬링 단체 WWE가 운영하는 로우(RAW)1)의 10년 중계권을 50억 달러에 확보했다(Grimes, 2024. 1. 24). 10년 치 중계권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50억 달러는 넷플릭스가 2022년 콘텐츠에 투자하는 금액인 16.7억 달러(Statista, 2024)와 비교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넷플릭스는 단일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위해 연간 제작비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을까?
국내·외 미디어 산업은 전환기를 맞이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디지털 대전환 속에서 레거시 영상매체들은 이용량이 줄어들면서 산업의 규모 자체가 작아지고 있고, 코로나 기간 동안 급성장했던 OTT는 조기에 성숙기에 접어든 양상이다. OTT는 투자비와 비교할 때 수익성이 좋은 산업이 아니다.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했을 때 사업자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미디어 시장에서 제국을 건설했다고 평가받는 디즈니는 2023년 초 디즈니 플러스를 포함해서 모든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바로 스포츠 장르다. 콘텐츠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면서 부담을 느꼈던 디즈니는 콘텐츠 투자를 감축하기로 결정했지만 스포츠 장르에 대해서만큼은 예외를 둔 것이다(Huston, 2023. 2. 8). 디즈니는 왜 이런 결정을 한 것일까?
OTT 비즈니스가 가지고 있는 딜레마는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에 비해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데 콘텐츠 투자를 줄이면 가입자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업자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투자 위험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실패 확률이 낮은 분야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스포츠 중계만큼 이런 덕목에 충실한 장르는 찾기 어렵다. IP 기반으로 시즌제 콘텐츠를 제작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도 신규 오리지널 제작에 비해 실패할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노창희, 2023a). 하지만 시즌제 콘텐츠도 상대적으로 실패할 확률을 줄여줄 뿐이지 흥행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IP 기반 유니버스의 상징인 마블(Marvel)이 최근 내놓고 있는 콘텐츠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보면, 콘텐츠 산업에서 리스크를 줄이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팬층이 확고한 스포츠 중계는 그 어느 장르보다도 실패할 가능성이 낮다. 팬층이 두텁고 넓은 축구와 야구 같은 스포츠 중계는 일정 정도 이상의 시청자 규모를 기본적으로 확보해 준다. 이것이 디즈니가 스포츠 중계에 대해서는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며,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에 뛰어들게 된 이유다.
더욱이 OTT 사업자들이 기존 레거시 방송미디어의 문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하면서 OTT 비즈니스에서 광고 관련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뒤에서 다시 얘기하겠지만 스포츠는 실시간성이 중요시되기 때문에 OTT에서 제공되는 다른 장르에 비해 광고를 회피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 OTT 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OTT 사업자들의 스포츠 중계권 확보 유인을 높이고 있다.
- 1) WWE는 Raw, Smack Down, NXT의 세 가지 브랜드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다.
2. 최적화 패러다임 이후 국내 OTT 시장 경쟁 지형
OTT 등장 초기에 OTT의 특징을 묘사하는데 가장 많이 활용된 단어 중 하나는 ‘최적화(optimization)’였다. 기존의 레거시 방송미디어가 시간 편성 중심으로 광고 등 이용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동영상을 제공해 왔던 반면, OTT는 이용자가 이용 가능한 시간과 공간에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매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넷플릭스를 포함한 많은 OTT 사업자들은 이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특히, OTT가 가지고 있는 주요한 특성 중 하나는 전체 시즌을 한 번에 공개하는 ‘일괄출시’였다. 일괄출시 역시 넷플릭스가 상당 기간 활용해 오면서, OTT가 레거시 매체들과 자신들을 변별적으로 드러내는 전략으로 활용한 OTT만의 고유한 문법이었다.
최적화의 문법을 깨뜨린 것은 바로 OTT 사업자들 자신이었다. 시장에 진입할 때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미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던 OTT 사업자들은 OTT 산업이 조기에 성장 한계에 직면하자 광고요금제를 도입하는 한편, 일괄출시 원칙을 폐지하고 파트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 도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계정공유를 금지했고, 사업자들은 OTT 요금제 다양화의 일환으로 요금을 인상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OTT 산업에서 최적화 패러다임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있다(노창희, 2023b).
거리두기 해제 이후 국내 OTT 사업자들의 MAU(Monthly Active Users) 성장은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왓챠 등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주요 OTT들의 MAU는 3천만 명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MAU기준으로 1,200만 명 안팎에서 오르내리면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고, 웨이브는 400만 명 안팎에서 MAU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매각설이 있었던 왓챠는 MAU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꾸준히 유의미한 수준의 MAU 상승을 보이고 있는 OTT 플랫폼은 티빙이다. 티빙은 2024년 1월 기준으로 6,563,522명2)의 MAU를 기록했다.
티빙은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을 중심으로 MAU를 늘려나가고 있다. 티빙의 장점은 OTT 전용 오리지널 콘텐츠가 고르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MAU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가파르게 MAU가 성장하고 있는 사업자는 쿠팡플레이다. 쿠팡플레이는 2023년 11월에서 12월 사이 MAU가 5,084,115명에서 6,647,884명으로 3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플레이의 성장을 이끈 것은 바로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 중계다. 하지만 쿠팡플레이는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OTT 플랫폼과 다른 측면에서 봐야 할 지점이 있다. 쿠팡플레이가 제공하는 OTT 서비스가 유통 서비스와 패키지로 묶여 있다는 것이다. 쿠팡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소비자가 이용하는 유통플랫폼이고 쿠팡 월정액을 이용하게 되면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쿠팡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팡은 MAU는 높지만 이용시간은 티빙과 웨이브에 미치지 못한다.
2023년 8월 OTT 앱 이용 시간을 보면 넷플릭스가 1억 시간, 티빙이 4,536만 시간, 웨이브가 4,494만 시간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쿠팡플레이는 티빙과 웨이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827만 시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모바일인덱스·마케팅클라우드, 2023). 하지만 쿠팡플레이의 선전은 분명 스포츠 중계에 힘입은 바 크며, 티빙도 스포츠 중계를 확대해 가면서 가입자 확대와 이용 시간 증대에 활용해 가고 있다. OTT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국내 OTT 사업자들은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며, 2024년은 국내에 OTT가 도입된 이후 스포츠 중계권 확보가 경쟁 지형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 2) 자료는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를 인용한 김성현(2024. 2. 14)를 재인용
3. 국내 OTT 사업자들의 스포츠 중계권 확보 현황
국내에서 최초로 스포츠 중계권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사업자는 쿠팡플레이다. 2020년 국내 OTT 시장에 진입한 쿠팡플레이는 손흥민이 소속되어 있는 토트넘과 세비야 FC 경기, 토트넘 대 팀 K리그 등의 축구경기를 단독으로 생중계하면서 존재감을 높여 왔다. 2022년 7월부터는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 유수의 해외 축구 팀을 초청하는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김대기, 2024. 2. 6). 아울러, 그간 K리그, 스페인 라리가 등 축구 중계를 통해 쿠팡플레이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MAU상승을 유도해 왔다. 축구뿐 아니라 호주 프로농구 NBL, 미국 프로풋볼리그 NFL 등도 중계해 왔다. 쿠팡플레이는 2024년 MLB 월드투어 파트너로서 6경기를 중계했다. KBO리그의 개막(2024년 3월 23일) 직전인 3월 17일, 18일, 3월 20일, 3월 21일에 경기가 펼쳐져 많은 야구팬의 관심을 모았다. 쿠팡플레이는 이외에도 F1 그랑프리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현장 중계한 바 있다(백지혜, 2024. 4. 4; 홍지수, 2024. 2. 28). 쿠팡플레이는 2023년 1,259경기를 2,808시간 동안 중계하는 등 스포츠 중계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홍지수, 2024. 2. 28). 쿠팡플레이에 이어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은 티빙이다. 티빙은 독일 프로축구 리그 분데스리가(Bundesliga)를 포함한 다양한 축구 중계, 테니스, 격투기, 복싱 등을 디지털 독점으로 중계한 경험이 있다(김호정·노희윤, 2022).
국내 OTT 스포츠 중계권 관련하여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은 2024년 티빙이 KBO로부터 2024년부터 2026년까지 KBO리그 국내 유무선 중계방송권 및 재판매권을 획득했다는 것이다. CJ ENM은 3년 동안 연평균 450억 원을 투입하여 총 1,350억 원 규모를 KBO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가장 큰 온라인 중계권 금액이고 기존의 계약이었던 연평균 220억 원(5년간 총 1,100억 원)보다 연평균 금액 기준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KBO는 지상파 3사와 연평균 540억 원, 총 1,620억 원 규모의 TV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KBO. 2024. 3. 4). 이전 온라인 중계권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네이버,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카카오 등 통신·포털 컨소시엄이 갖고 있었다. 해당 컨소시엄은 5년 동안 약 3,600경기를 중계해 왔으며, 누적 이용자수는 8억 명에 이르고 VOD 조회수는 70억 회 수준이었다(임수빈, 2024. 1. 4). 이와 같은 성과는 국내에서 KBO 중계권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국내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야구 소비는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 KBO리그의 경우 경기당 최고 동시 접속사 평균은 6만1,000명 수준으로 이는 2022년과 대비할 때 12.6% 증가했다. 누적 경기 재생 건수도 2022년보다 평균 27.5% 증가한 61만회로 나타났다(임수빈, 2024. 1. 4). 티빙은 기존 방송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기 시작 40분 전부터 시청이 가능한 ‘프리뷰’, 경기 종료 이후 방영되는 ‘리뷰 쇼’, 감독과 선수에 대한 심층 인터뷰 등을 제공하는 ‘티빙 슈퍼 매치(TVING SUPER MATCH)’를 제공하고 있다(KBO. 2024. 3. 4). 쿠팡플레이는 왜 스포츠를 킬러 콘텐츠로 활용했을까? 티빙은 왜 파격적인 금액을 KBO 중계권 확보에 투자했을까? 앞으로도 국내 OTT들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노력할 것인가?
4. 스포츠 중계는 다른 장르와 무엇이 다른가?
스포츠 중계가 드라마, 예능 등 다른 장르와 가진 변별성은 큰 틀에서 보면 세 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 세 가지는 ‘실시간성’, ‘광고 친화성’, ‘화제성’이다. 먼저 스포츠 중계는 실시간 소비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장르다. 앞서 OTT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최적화 전략을 폐기했다고 얘기했는데, OTT 사업자들이 스포츠 중계를 킬러 콘텐츠로 선택한 것은 결국 OTT가 기존 레거시 미디어의 문법을 수용했다는 하나의 방증이 될 수 있다. 최적화 패러다임 종료와 연관된 것은 바로 광고 모델의 채택이다. 실시간성과 광고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모든 장르 중 광고를 보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보겠다는 의향이 가장 높은 것이 스포츠 장르다. 광고를 피하기 위해 채널을 돌리거나 다른 활동을 하다가 중요한 장면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스포츠 중계가 가지고 있는 ‘광고 친화성’이다.
다음으로는 ‘화제성’이다. 특정 매체나 채널이 스포츠 중계권을 획득하게 되면 그 자체로 높은 화제성을 갖게 된다. 과거 SBS가 김연아 관련 중계권을 확보할 때 거두었던 성과는 실질적인 수익보다 브랜딩 관점이 더 컸을 수도 있다. 2023년 아시안컵 중계로 쿠팡플레이와 티빙은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쿠팡플레이와 티빙은 아시안컵 중계가 있었던 2024년 1월에 전월 대비 MAU가 각각 7.7%, 1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광범, 2024. 2. 12).3) 안정적인 화제성 확보가 가능한 주요 종목별 리그와 달리 국가 대항전은 대한민국의 성적이나 참여 선수 등에 따라 화제성이 영향을 받는다. 이번 2023년 아시안컵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의 스포츠 스타들이 국가대표로 참여했고, 클린스만(Klinsmann)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화제성이 극대화됐다.
티빙의 중계권 확보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KBO 프로야구는 ‘실시간성’, ‘광고친화성’, ‘화제성’ 측면에서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우선 모든 스포츠 중계는 공통적으로 실시간성이 중요하다. 해당 종목의 팬이라면 당연히 실시간 중계를 보고 싶어 한다. 야구라는 종목이 갖는 특성은 경기 시간이 3시간에 이른다는 것이다. 더욱이 10개 팀이 144일 동안 5경기를 진행한다는 점도 콘텐츠로서 야구가 가진 형식적인 장점이다. OTT가 가진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콘텐츠 수급과 이용 시간 확보인데 팬층이 넓고 두터운 KBO 프로야구를 티빙에서 독점으로 제공한다면 신규 가입자 확보뿐 아니라 이용 시간 증대를 유도하는데 용이하다.
실시간성과 밀접히 연계된 특성으로 ‘광고친화성’을 꼽을 수 있다. 야구는 실시간성 때문에 본래 광고 친화적인 장르지만, 하지만 총 9회로 구성되고 1회 초와 말로 나눠서 진행되므로 기본적으로 광고하기 좋은 형식을 가진 스포츠 장르다. 광고요금제를 도입한 티빙 입장에서는 야구가 가진 형식적 특성을 잘 활용할 수 있다. KBO 프로야구는 두터운 팬층 때문에 기본적으로 화제성을 몰고 다니는 스포츠다. 더욱이 올해는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던 류현진이 국내 리그로 복귀하기 때문에 화제성은 더욱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 3) 자료는 모바일인덱스의 자료를 인용한 한광범(2024. 2. 12)의 자료를 재인용
5. 스포츠 소비에 대한 인식 변화 필요성
국내는 미국 등 미디어 환경이 발달되어 있는 국가 중 가장 합리적으로 여러 가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국가다. 유료방송의 실질적인 이용요금이 단품 기준으로 만원4) 안팎이고, 대부분의 유료방송 상품 패키지에 프로야구를 중계하는 채널들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오랫동안 KBO 중계는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을 통해 무료로 이용해 왔다. 이 때문에 티빙의 광고요금제 요금 5,500원을 내면 볼 수 있는 티빙의 KBO 중계에 대해 다양한 부정적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포털을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KBO 중계가 유료화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앱이나 웹을 통해 포털을 이용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포털에 비해 티빙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낮다. 별도로 앱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KBO 프로야구를 온라인에서 유료로 보는 것이 보편적 시청권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보편적 시청권의 대상이 되는 것은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경기대회 및 그 밖의 주요행사」에 명시되어 있는 종목들로 올림픽, 월드컵, 국가대표 축구 경기 등 국가적 정체성과 관련이 있는 종목들이다. 또한, 현행「방송법」은 OTT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OTT를 통해 보편적 시청권이 보장되어야 할 국민관심행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수년간 무료로 온라인을 통해 프로야구 중계를 시청해 온 이용자들의 불만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고 있고 미디어 산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막대한 콘텐츠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포츠 중계를 포함해서 콘텐츠 소비에 투입되는 비용에 대한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야구의 전 경기를 제약 없이 보기 위해서는 MLB.TV에 월간 구독료 24.99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우리 돈으로 3만원이 넘는 비용이다. 이에 비하면 티빙 광고요금제 5,500원은 6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물론, 미국과 국내의 환경이 첨예하기 다르기 때문에 이를 수평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국내도 콘텐츠 투자비용 증대에 부합하는 소비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방송과 온라인 유료화가 상대적으로 일찍 시작된 해외 프로축구의 경우 유료에 대한 거부감이 유료화 시작 시점보다 상당히 줄어들었다. 프로야구 중계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도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티빙이 이용자들의 저항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이용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티빙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티빙 슈퍼 매치’를 포함하여 기존의 방송 중계와 차별화되는 OTT만이 제공할 수 있는 이용 경험을 제공한다면 팬들의 인식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다. OTT 중계가 기존 방송 중계와 다른 변별성은 팬덤을 결집시킬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직은 중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중계를 제공하는 OTT 플랫폼, OTT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KBO 등 중계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다 함께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를 토대로 질적으로 진화된 서비스 제공은 물론, 스포츠 산업 발전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성장 정체, 경쟁 격화 속에서 스포츠 중계권을 둘러싼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2024년에는 유료화 이외에도 재판매, 중계권 경쟁과정에서의 분쟁 등 다른 이슈들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OTT 사업자들이 스포츠 중계권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보다 개선된 서비스로 이용자의 만족도를 증진시켜 OTT 산업의 발전과 이용자의 복지가 같이 향상되길 기대해 본다.
- 4) 2022년 기준 방송수신료매출 기준으로 국내 IPTV의 월간 ARPU는 13,312원이고, 케이블TV SO의 ARPU는 8,799원이다(방송통신위원회, 2024. 3. 13).
참고문헌
- 1) Grimes, C.(2024. 1. 24). Netflix strikes $5bn deal to livestream WWE’s Raw show. Financial Times.
- 2) Statista(2024). Content spending of Netflix worldwide from 2012 to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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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박재령(2024. 1. 19). ‘스트리밍 전쟁’ 2023년 OTT 1년 성적표...신년 전망은. <미디어오늘>.
- 6) 노창희(2023b). 성숙기 들어선 스트리밍 시장 패러다임의 중심은 어디로. <신문과 방송>, 635호, 30-33.
- 7) 모바일인덱스·마케팅클라우드(2023). <2023 대한민국 OTT 트렌드 인사이트>.
- 8) 김성현(2024. 2. 14). 티빙, 한 달 만에 이용자 70만명 늘었다: 티빙·쿠팡플레이 MAU 전월 대비 성장세…넷플릭스 1.8% 감소. <지디넷코리아>.
- 9) 김대기(2024. 2. 6). 쿠팡플레이, 스포츠 콘텐츠로 입지 다진다. <매일경제>.
- 10) 백지혜(2024. 3. 4). '티빙 vs 쿠팡플레이' OTT 스포츠 중계 사활. <프라임경제>.
- 11) 홍지수(2024. 2. 28). 스포츠 패러다임 바꾼 쿠팡플레이, 2024년에도 차별화된 스포츠 콘텐츠 제공한다. <오센>.
- 12) 김호정·노희윤(2022). <OTT 사업자의 스포츠 중계권 거래 시장 진입에 따른 미디어 경쟁 구도 변화>. 진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 13) KBO(2024. 3. 4). KBO, CJ ENM과 2024~2026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 체결. <보도자료>.
- 14) 임수빈(2024. 1. 4). 8억명 야구팬 업은 네이버, KBO 중계권 따내나. <파이낸셜뉴스>.
- 15) 방송통신위원회(2024. 3. 13). 방통위, ‘23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 발표.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