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스포츠 콘텐츠가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발돋움했다. OTT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늘어난 콘텐츠 제작비 부담을 낮추고, 팬층이 두터운 스포츠 시청자 유입을 통해 신규 가입자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스포츠 중계권 경쟁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국내 ‘스포티비 나우’나 해외 ‘ESPN+’ 등 스포츠 전문 채널에서 운영하는 스포츠 특화 OTT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등 국내외 방송영상콘텐츠 중심 OTT까지 스포츠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쿠팡플레이의 경우 K리그,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앙과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등 경기를 독점 중계하며 MAU를 늘려왔다. 그 결과, 국내 OTT 시장 후발주자였던 쿠팡플레이가 시장조사업체 조사에서 웨이브·티빙 등을 제치고 국내 OTT 기준 넷플릭스에 이어 MAU 2위로 올라서게 됐다. 세계 1위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 역시 약 7조원을 투자해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인기 프로그램 ‘RAW’를 내년부터 10년간 독점 중계하는 권리를 확보했고, 골프 중계에도 관심을 보이는 등 스포츠 콘텐츠 확보전이 치열하다. 애플TV도 지난해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독점 스트리밍 권한으로 ‘리오넬 메시’ 선수 덕을 봤다.
국내외 OTT 시장에서 스포츠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티빙은 모회사 CJ ENM과 함께 국내 최고 인기 프로 스포츠 KBO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2024~2026년 3년간 1350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하고 크리에이터나 일반 개인 등의 숏폼(Short Format) 영상 콘텐츠에 활용할 수 있게 문호를 개방,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을 계획한 결과다. 티빙의 KBO 온라인 독점 중계가 신규 가입자 유치와 MAU 상승을 이끌지 주목되고 있다.
2. 드라마·예능 이어 스포츠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CJ ENM
CJ ENM은 국내 대표 콘텐츠 기업이다. 방송, 음악, 영화, 공연 예술 등 광범위한 콘텐츠 산업 분야를 이끌며 세계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아카데미 수상 영화 ‘기생충’, 역대 한국영화 흥행 순위 1위를 세운 영화 ‘명량’, 세계를 매혹한 드라마 ‘도깨비’ ‘사랑의 불시착’과 토니상1)을 수상한 뮤지컬 ‘킹키 부츠’, 데뷔와 동시에 더블 밀리언 셀러 기록을 세운 아이돌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 등을 통해 세계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CJ ENM은 국내 최대 드라마 스튜디오 스튜디오드래곤, 미국 스튜디오 피프스시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CJ ENM 스튜디오스 등 3개의 방송영상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K-팝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 K-컬처 페스티벌 케이콘(KCON)과 월드 넘버원(No.1) K-팝 어워즈 ‘MAMA 어워즈’를 통해 세계인에게 K-컬처 경험을 제공한다. tvN, Mnet, OCN 등 14개 방송 채널을 보유하고 있고 OTT 티빙(TVING)을 통해 플랫폼 사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CJ ENM은 드라마·음악·영화·예능을 넘어 스포츠 콘텐츠로 사업을 확장했다. 2022년 5월 새롭게 출범한 CJ ENM 스포츠 전문 채널 tvN SPORTS 중심이다. 다양한 스포츠의 짜릿한 즐거움을 고품질 중계로 전달하고 있다. tvN SPORTS는 FC 바이에른 뮌헨 소속 김민재 선수가 활약하고 있는 세계 4대 축구 리그 중 하나인 ‘독일 분데스리가’와 올해 여름 유럽에서 열리는 미니 월드컵 ‘유로 2024’, 아시아 최강 클럽을 가리는 ‘AFC 챔피언스리그’ 등 주요 축구 경기 중계를 진행한다. 호주오픈, 롤랑가로스 등 테니스 메이저 대회와 세계 최고 종합격투기 대회 UFC,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월드복싱 슈퍼매치 등 국내외 다양한 종목을 중계하고 있다. tvN SPORTS는 2월 3일 중계한 AFC 카타르 아시안컵의 대한민국 대 호주 8강전에서 채널 시청률(전국 기준) 10.2%를 기록하며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당시 tvN 시청률은 12%로 tvN SPORTS와 합산 시청률은 22.2%였다. tvN SPORTS는 올해 1~2월 국내 스포츠 채널 중 독보적 1위를 차지하며 대한민국 대표 프리미엄 스포츠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1) 미국 연극·뮤지컬계의 가장 권위 있는 상이다. 브로드웨이에 올라온 작품 중 우수 작품이 받는 상으로 연극·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린다.
3. 구교은 CJ ENM 스포츠사업국장과 일문일답
- Q.CJ ENM이 스포츠 방송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A.CJ ENM은 2019년부터 tvN 콘텐츠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스포츠 콘텐츠·중계를 확대하겠다는 전략 하에 스포츠 방송사업을 시작했고 2022년 5월 스포츠전문 채널 tvN SPORTS를 론칭했습니다. 채널 개국 준비는 2021년부터 시작했습니다. 당시 tvN이 스포츠 빅 이벤트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월드컵 최종예선, 올림픽 최종예선 등 종합편성채널 스포츠 콘텐츠를 조금 더 해보자는 취지였고요. 내부적으로 tvN은 보도 분야를 제외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 종합편성채널 이미지를 갖자는 목표가 있었는데요. 그래서 스포츠 빅 이벤트 중계를 결정했습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UFC나 복싱, 메이저 테니스 대회 등이 있었죠. 문제는 빅 이벤트를 주관하는 에이전시나 협회 등이 제시하는 최소의무방송(MBO) 기준을 tvN 한 채널에서 소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이벤트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계약 내용에 전체 경기 생중계는 물론, 재방송 등 다양한 조건이 있거든요. tvN은 이미 드라마, 예능 이미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서 추가 편성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tvN SPORTS를 론칭하자는 의사결정이 이뤄졌습니다. 단, tvN SPORTS가 CJ ENM의 첫 스포츠 채널은 아닙니다. 앞서 엑스포츠(XPORTS)와 XTM 등 채널을 통해 스포츠 콘텐츠를 제공한 바 있습니다.
- Q.tvN이 메이저 스포츠 대회 중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당시에도 스포츠 전문 채널 론칭 계획이 있었나요?
- A.네, 2021년 당시에도 스포츠 전문 채널 운영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스포츠 콘텐츠 시청 방식이 기존 TV 채널에서 OTT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티빙 플랫폼에서 스포츠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게 됐고, 콘텐츠 수급 전략 일환으로 OTT와 방송채널 등 멀티 플랫폼 형태를 구축하는 것이 콘텐츠 수급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tvN SPORTS 채널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 Q.tvN SPORTS 채널명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 A.2020년을 전후해 브랜드 강화 차원에서 채널명을 tvN 시리즈로 바꾸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tvN SHOW, tvN Drama가 대표적입니다. tvN 패밀리로 채널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고요. 직관적인 스포츠라는 이름을 부여해 스포츠 전문 채널로 일관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자는 차원에서 tvN SPORTS라는 작명을 하게 됐습니다.
- Q.tvN SPORTS 개국 시기와 OGN(옛 온게임넷) 채널 매각 시기가 겹치는데 두 채널 간 인력 교류는 있었나요?
- A.tvN SPORTS와 OGN 채널은 전혀 무관합니다. OGN이 중계해온 e스포츠는 기존 정통 스포츠와 사업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tvN SPORTS 채널은 스포츠 전문가들로 새롭게 세팅되었습니다. OGN 매각 시기와 tvN SPORTS 채널 개국 시기가 맞물리게 된 것은 우연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tvN SPORTS 인력은 현재 약 20명 정도입니다. 외부 영입, 공채, 내부에서 스포츠 관심 많은 분들의 전배 신청 등으로 팀을 꾸렸습니다. 스포츠 좋아하는 사람들만 모여 있는, 좋아하는 게 명확한 사업부입니다. 스포츠 콘텐츠 수급, 판매 등 유통 관련 사업 파트가 있고요. tvN SPORTS 채널을 운영하는 편성 운행과 콘텐츠 마케팅, 스포츠 관련 행사 등도 직접 하고 있어요. 스포츠 콘텐츠 유통부터 제작, 캐스터 등 섭외까지 다하고 있습니다.
- Q.tvN SPORTS 개국한 지 2년이 다 돼갑니다. 기억에 남는 중계나 이벤트가 있다면요?
- A.tvN SPORTS라는 브랜드를 인식시킬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2023 AFC 아시안컵 전 경기 생중계였습니다. tvN과 같이 스포츠군 채널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결과를 얻었고 tvN SPORTS 채널을 알리게 됐습니다. CJ ENM 스포츠사업국이 신설되고 처음 1년 정도는 tvN과 티빙에 스포츠 분야 콘텐츠를 공급하고 자체 제작을 통한 공급과 외부 판매 등의 역할을 담당했는데요. tvN SPORTS 채널은 보유 콘텐츠 제공은 물론, 의무편성방송(MBO) 계약을 소화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 Q.tvN 콘텐츠 다양성 강화를 위해 스포츠 콘텐츠를 택한 이유, 다른 스포츠 채널 대비 tvN SPORTS가 갖는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 A.미디어 플랫폼이 스포츠 채널을 가지고 있으면 콘텐츠 수급 경쟁력에도 도움이 되고 바잉파워(기업의 거래에 있어 우월한 지위를 가진 기업의 구매력)도 생깁니다. 시청자들이나 팬들이 요구하는 스포츠 콘텐츠 장르와 종목은 한정돼 있어 제한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몇몇 제한된 콘텐츠를 놓고 무한 경쟁하는 구조인데요. tvN SPORTS는 tvN 채널 브랜드와 CJ ENM의 다양한 방송채널, 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까지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수라는 게 장점입니다. 다른 채널도 마찬가지겠지만 tvN SPORTS에는 정말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모여서 조직문화와 부서 문화를 만들고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 Q.향후 tvN SPORTS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나 방향성이 있나요?
- A.tvN SPORTS 편성 다수는 현재 해외 콘텐츠에 집중돼 있습니다. 다른 스포츠 채널과 비교하면 업력도 짧고 역사도 짧을 수 있어서 꾸준하게 스포츠 장르를 가지고 갈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해외 콘텐츠도 계속 제공해야겠지만, 국내 스포츠 콘텐츠 비중을 높이는 게 목표입니다. 인기 스포츠는 물론, 미래 잠재력이 있는 육성 종목이나 아마추어 종목도 포함됩니다. 또 지금까지 잘해온 테니스 관련 콘텐츠에서는 강점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 Q.tvN과 tvN SPORTS 채널의 처음 중계권 확보 과정은 어떠했나요?
- A.tvN 방송채널의 콘텐츠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여러 메이저 스포츠 콘텐츠 확보를 추진했습니다. 주요 스포츠 대회 중계권 확보 과정에서는 CJ그룹의 세계적 위상과 더불어 CJ ENM의 콘텐츠 제작 능력을 어필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CJ라는 브랜드는 해외에도 잘 알려져 있고, CJ ENM이 스포츠에 관심이 있고, 또 하고싶어하는 것을 현재 스포츠사업국에 모여있는 팀원들만으로도 알 수 있어요. 꾸준히 스포츠 콘텐츠 사업 생태계에 있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모여있다는 것만으로도 스포츠를 꾸준히 하겠구나라는 인식이 있는 거죠. 입찰이 열리면 스포츠 사업을 하는 방송사에 먼저 보내주는데 스포츠 전문 채널이 없을 때도 CJ ENM에는 꾸준히 입찰 공고가 왔어요. 새롭게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기 보다는 원래 했던, 하고 있었던 사업을 다시 하게 된 것입니다.
- Q.그 결과 UEFA 유로 2020을 비롯해 프랑스 오픈, 분데스리가 등 주요 스포츠 대회 중계권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거군요.
- A.네, CJ 브랜드와 CJ ENM의 콘텐츠 제작 능력이 바로 중계권 확보 성공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CJ ENM은 앞서 엑스포츠, XTM 등 채널에서 여러 메이저 스포츠 콘텐츠를 중계한 경험도 있었고요. 국내외 에이전트와 네트워크, 수급 정보 등을 취합해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tvN SPORTS가 처음에 지향했던 바는 프리미엄 스포츠 채널입니다. 메이저 테니스, 유럽 축구 등 메이저와 준 메이저에 대한 팬덤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프리미엄급 콘텐츠를 조금 더 강화해보겠다는 취지로 접근했습니다. 주요 스포츠 대회 중계권은 스포츠 전문 채널 수신료 협상, 채널 운영, 광고 등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입니다.
- Q.메이저 스포츠 대회 중계권 획득을 위해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 A.에이전시나 협회마다 차이는 있지만, 단순히 금액만 보지는 않습니다. 중계권 판매사와의 긴밀한 네트워크가 가장 중요하고 금액과 채널 브랜드 파워, 마케팅 계획을 같이 봅니다. tvN SPORTS는 마케팅 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요. 실제 스포츠 대회와 연계한 CGV 브루잉 파티 등 오프라인 행사 같은 것도 많이 했습니다. 테니스의 국내 아마추어 선수 대상 대회도 만들고 비기너스 테니스 오픈도 만들어서 해당 스포츠 분야가 더 커질 수 있도록 일조하고 있습니다.
- Q.스포츠 전문 채널 사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 A.스포츠는 예능,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 중에서도 TV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중적인 콘텐츠입니다. 이것이 스포츠 채널 사업에 첫 번째 매력이라 생각하며 두 번째는 스포츠가 가진 예측 불가능성입니다. 기존 방송 채널과는 다르게 매일 진행되는 경기 결과와 스포츠 이슈에 따라 발빠른 편성 전략이 있어야 하고요. 새로운 스포츠 콘텐츠 트렌드에 대한 안목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이번 아시안컵 경기 중계와 같이 전 국민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콘텐츠가 스포츠라는 점에서 스포츠 채널 사업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Q.tvN SPORTS는 현재 국내외 축구, 수영, 테니스, 종합격투기 등 스포츠를 중계하고 있는데요. 이들 스포츠 중계를 채널 론칭 초기 가장 먼저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A.축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 종목입니다. 대중적인 축구 종목 중계를 통해 많은 시청자 유입이 유리하다는 판단 하에 tvN은 전 국민 인기 스포츠인 축구 A매치, 티빙은 팬덤 지향 프리미엄 종목인 독일 분데스리가와 유로 2020·2024·2028 등 주요 축구 경기 중계권을 수급했습니다. 또한 tvN SPORTS는 프리미엄 스포츠 채널을 지향하고 있어 호주오픈, 롤랑가로스 등 테니스 메이저 대회와 여자 테니스(WTA) 등 테니스 종목을 중계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대회인 UFC 중계권도 수급했고요. 그외 잠재 인기 스포츠를 발굴하기 위해 CJ그룹에서 지원하는 수영, 브레이킹 종목을 포함해 국내외 다양한 종목의 중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Q.향후 tvN SPORTS 채널에서 중계할 새로운 종목이 있나요?
- A.스포츠 종목 중 대중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축구 종목에 국내외 여러 판권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내 팬들을 고려하여 국내 스포츠 프로 리그 수급도 검토 중이고요. 잠재력 있는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자 합니다. 4대 구기 종목과 프로 스포츠도 모두 대상입니다.
- Q.최근 아시안컵 중계를 성공적으로 끝낸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올림픽·아시안게임·월드컵 등 세계 대회 중계를 위한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 있나요?
- A.아직까지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입찰은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검토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지금까지 대형 스포츠 이벤트, 국가대표 A팀 경기 등을 위주로 편성했는데요. 올림픽·월드컵은 당연히 관심이 있지만 장기 계약이고 해서 당장 검토할 상황은 아닙니다. 다가올 올림픽과 월드컵 대회 중계 관련 파트너사로 참여를 검토할 수 있긴 한데 현재로서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 Q.티빙이 온라인 프로야구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습니다. 프로야구 중계를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고, 향후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 A.티빙은 콘텐츠에 진심인 국내 대표 OTT입니다. 독립 출범 이후부터 아낌없는 콘텐츠 투자를 지속해왔습니다. 스포츠 팬덤뿐 아니라 티빙을 이용하는 모든 구독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KBO 리그 중계권을 확보했습니다. 이미 스포츠 스트리밍은 글로벌 트렌드로 OTT 시장에서 콘텐츠 경쟁력의 핵심축인 만큼, 국내 최고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티빙과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프로 스포츠인 KBO 리그가 시너지를 발휘해 윈윈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티빙은 시청자들의 시청 경험을 업그레이드하고 디지털 재미를 극대화하면 야구팬을 만족시키는 ‘신개념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일례로 티빙의 독보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활용해 경기 전 프리뷰쇼-리뷰쇼 등을 담은 콘텐츠 ‘티빙 슈퍼 매치’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CJ ENM 스포츠사업국에서 직접 제작할 예정이고요. 티빙이 KBO와 손잡으며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콘텐츠 개방입니다. KBO 리그 주요 영상을 티빙 공식 채널과 구단, KBO 온라인 채널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제공하고 야구를 사랑하는 누구나 40초미만 쇼츠를 만들어 올릴 수 있게 허용하는 건데요. 야구로 즐기는 또 다른 문화가 생겨나고 이는 야구팬 스펙트럼 확장 및 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 Q.유료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갖는 프로야구 팬들이 많은데 해법이 있나요?
- A.좋은 콘텐츠를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우선 4월까지 전면 무료 제공할 예정이고요. 앞에서 말씀드렸듯 기존에 풀지 않았던 개인 SNS나 유튜브 등 플랫폼에 40초미만 콘텐츠는 무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그렇고요. 유료 값어치를 해야 하니까 품질(퀄리티)을 보장할 계획입니다. 다만 티빙의 중계에 온라인 프로야구 시청자들이 익숙해지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포털 등의 무료 서비스에 따른 시청 습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청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품질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 Q.티빙 온라인 독점 중계를 위한 중계권료가 기존 대비 두 배 이상이란 평가도 있는데요.
- A.기존에는 네이버, 카카오, 웨이브, 스포키, KT 시즌(현재 티빙과 합병) 등 5개사가 비독점으로 해왔던걸 1개사에서 독점으로 가져오려면 그만큼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유료 서비스로 제공하겠다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이 정도 금액은 돼야 KBO측이나 프로야구 구단에서 협상 테이블을 열 것이라는 판단으로 과감한 결단을 한 것입니다. 입찰 가이드에 보면 가격 점수와 기술 점수가 나눠서 진행하는데요. 돈만 많이 낸다고 다 되는 건 아닙니다. 기술 관련 어떤 식으로 서비스를 하겠다, 어떻게 서비스 품질을 보장하겠다는 점을 많이 준비해 구단에게 어필이 된 것 같습니다.
- Q.티빙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 관련 CJ ENM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 A.프로그램 중계 제작은 CJ ENM 스포츠사업국이 담당합니다. ‘티빙 슈퍼 매치’를 제작해서 공급할 계획입니다. 경기 시작 40분 전부터 프리뷰쇼 하고, 경기를 생중계하고, 끝나고 리뷰쇼를 하는 형태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AFC 아시안컵 중계 당시 화제가 된 퇴근길 라이브와 같은 콘셉트로 해보려고 한다. 캐스터는 한명재, 윤영주 등 2명이고 해설은 심수창, 민병헌 등 4명의 해설진으로 운영하려고 합니다. OTT에서 하는 야구 중계이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얼굴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갓 은퇴한 젊은 해설자 2명과 베테랑급 2명으로 구성했습니다. 주말 3연전 중 한 경기를 저희가 섭외한 캐스터와 해설진이 직접 중계할 예정입니다.
- Q.OTT에서 스포츠 콘텐츠가 갖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 A.티빙에서 중계하는 스포츠 종목별 가입 기여도를 계속 트래킹하고 있습니다. 이번 아시안컵 기간에는 티빙 신규 가입자 중 약 8%가 아시안컵 시청을 위해 가입했으며, 정찬성 선수의 UFC 은퇴 경기 등 중요도가 높은 경기일수록 가입 기여도는 기대 이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또한 스포츠는 영화나 드라마와는 다르게 검증된 콘텐츠이기 때문에 신규 가입 기여를 예측할 수 있으며,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매주 안정적인 콘텐츠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Q.스포츠 중계진은 어떻게 선발하고 있는지, 절차와 기준이 궁금합니다.
- A.당연히 스포츠 종목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고요. 각 종목별 톱티어(Top-tier) 중계진을 우선 선발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 새로운 인물 발굴과 더불어 기존 스포츠 중계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즐거움을 시청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tvN SPORTS의 지향점입니다. 특히 tvN SPORTS 2023 아시안컵 카타르와 분데스리가 중계를 맡은 박주호 해설위원은 분데스리가에서 뛰었고 현재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최근까지 호흡을 맞췄던 대표팀 출신입니다. 그 경험에서 나오는 송곳 해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수식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캐스터 배성재가 함께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습니다.
- Q.tvN SPORTS 채널과 티빙의 스포츠 중계 특징은 무엇인가요?
- A.tvN SPORTS 중계는 3밴드(프리뷰-라이브-리뷰)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경기 전에는 관전 포인트와 다양한 정보를 안내해주는 프리뷰쇼가 진행되며 경기 후에는 분석을 통해 다시 한 번 중계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리뷰쇼를 진행합니다. 아시안컵 중계에서 국내 최초 필드 위에서 진행된 ‘아시안컵 프리뷰쇼’를 방송, 경기 전 선수들의 모습을 생생히 전한 바 있죠.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소비 방식에 발맞춰 유튜브에서 ‘퇴근길 LIVE’ 생방송으로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경기 후 선수들의 모습과 인터뷰를 방송해서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tvN SPORTS 유튜브 채널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tvN SPORTS가 중계하는 경기 하이라이트와 다양한 콘텐츠 통해 채널 개설 1년 9개월 만에 구독자 6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아시안컵 중계 기간 ‘퇴근길 라이브’ ‘어쩌다 통신원’ 등 다양한 자체 제작 콘텐츠를 통해 구독자가 10만 명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외에도 단순히 스포츠를 중계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 개최를 통해 채널 브랜딩을 확장하고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 Q.참고하는 해외 스포츠 콘텐츠 사례가 있다면요?
- A.ESPN+와 애플TV+ 중계 포맷을 관심있게 봤습니다. 애플TV의 MLB 중계 같은 경우 현장에서 프리뷰 쇼를 하는데요. 프리 토크쇼를 제공하는 건데 특수 장비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애플TV가 토크쇼 현장에서 영화에서 필름 느낌이 나는 카메라 시네캠을 사용하는 것이나 고배율의 화질과 좋은 음향을 위한 과감한 오디오 서비스 등 다양한 시도가 특징이에요. 무엇보다 중계 품질과 퀄리티를 향상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화질과 음향을 TV 중계보다 더 신경 쓰는 모습이 눈에 띄더라고요. 해외 사례 중 좋은 방법이나 방식은 참고하고 tvN SPORTS나 티빙 만의 색깔을 갖고 최대한 살리는 게 목표입니다.
- Q.마지막으로 tvN SPORTS 채널의 올해 운영 계획과 목표, 5년 뒤 어떤 채널로 거듭나게 될지 포부 설명 부탁드립니다.
- A.5월이 되면 tvN SPORTS는 개국 2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올해는 U23 아시안컵, 유로 2024, 코파 아메리카, 롤랑가로스 대회 등 굵직한 중계를 통해 스포츠 채널로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할 계획입니다. 향후 더 많은 스포츠 중계 및 콘텐츠 확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전달할 계획인데요. 그렇다면 5년 뒤, tvN SPORTS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채널이 되어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4. ‘인터뷰이’ 구교은 CJ ENM 스포츠사업국장은…
SBS 골프를 시작으로 SBS 스포츠, KBSN 스포츠 등 스포츠 분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서 다년간 근무한 스포츠 콘텐츠 전문가다. 스포츠를 어릴 때부터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관심사에 맞춰 스포츠 콘텐츠 분야에 뜻이 있었고 대학 졸업 이후 스포츠 채널에서 일할 기회를 잡으며 스포츠 콘텐츠 산업군 일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CJ ENM으로 이직해서 현재까지 23년 간 스포츠 방송 분야 중심으로 업무를 맡았다.
CJ ENM에서는 2006년 엑스포츠 채널 사업 중 스포츠 제작·편성을 담당했고 콘텐츠 수급과 판매 등을 맡았다. 이후 남성 채널을 지향한 XTM 채널에서도 스포츠 콘텐츠 공급을 담당했다. 콘텐츠사업팀이라고 당시 스포츠 콘텐츠 판매·수급을 담당하던 부서에서 프로야구, 일본 야구, US 오픈 테니스 등 스포츠 콘텐츠를 확보·판매했다. 이후 2년 정도 CJ ENM 공식 스포츠 콘텐츠 대행사에 근무하다가 복귀했다.
2019년 탄생한 스포츠사업국에서 스포츠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맡아 tvN의 스포츠 콘텐츠 포트폴리오 확장에 일조했다. tvN SPORTS 채널 개국 준비부터 론칭을 담당했고, 현재 CJ ENM 내 스포츠 콘텐츠 사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티빙의 KBO 온라인 독점 중계권 확보에 참여했다.
5. 나가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스포츠 콘텐츠를 유통하는 새로운 플랫폼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기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중 스포츠 채널을 대체할 수 있는 유통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 OTT를 통해 실시간 스포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 확보되고 인식 등 환경적인 여건이 마련되면서 생겨난 변화다. 광고를 시청하면 베이직 등 기존 최저 요금제보다 더 낮은 월 구독료로 이용할 수 있는 ‘광고요금제’ 등장도 스포츠 콘텐츠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최근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비자들의 OTT 등 구독 서비스 이용료 부담이 늘고 있다. 광고요금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이용자들의 구독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강점이다. 특히 스포츠 콘텐츠 이용자에게는 경기 중계 사이 광고 시청이 상대적으로 자연스럽다는 이점도 있다. 대표적으로 야구는 1회~9회 매 이닝 교대 시간마다 광고를 자연스럽게 내보낼 수 있다. 축구 중계 역시 전·후반전으로 나뉘는 등 다른 스포츠 역시 광고 노출에 익숙한 상황이다. 스포츠 중계에 광고요금제를 결합하면 팬층을 새로 유입시켜 플랫폼에 머무르게 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누리는 동시에 광고 수입까지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OTT 업계는 스포츠 콘텐츠가 성장이 정체된 OTT 시장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당분간 역성장이 예고된 시장에서 스포츠 중계가 새로운 가입자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이다. 디지털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는 OTT 이용자는 2021년 15% 증가했지만 지난해 6% 정도 줄었고 2026년 3%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OTT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시장 포화와 스트림플레이션 등으로 OTT 사업자별 가입자 유치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OTT가 방송채널을 넘어 스포츠 콘텐츠의 대표 유통 창구로 자리매김할지, 스포츠 콘텐츠가 침체된 OTT 시장을 살릴 수 있을지 지켜보자.